대덕밸리 특파원 자청....딴짓 벤처인들에게는 일침

"뉴 테크놀로지나 뉴 아이디어, 혹은 뉴 컨셉을 가지고 하는 것이 벤처다. 단순히 대기업의 하청을 하는 것은 벤처라고 볼수 없지 않느냐."

암벡스벤처그룹 이종문회장이 한국벤처기업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26일 카이스트 특강에서다. 이회장은 벤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뼈를 깍는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어려운 시기를 거쳐야만 제대로된 기업이 나올수 있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또 32년간의 실리콘밸리 경험을 살려 '대덕밸리 특파원'으로 삼아 달라고 자청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회장과 벤처기업인들 그리고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벤처는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단호한 목소리로)절대 그렇지 않다. 일본의 경우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벤처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을 정도다.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것 아니냐. 나이는 전혀 관계없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착각을 하는 것이 있다. 대기업이나 다른 기업에 하청을 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이런 종류의 기업들은 일단 벤처가 아니다. 뉴테크놀로지나 뉴아이디어 그리고 뉴 컨셉을 가지고 하는 것이 벤처다."

-벤처기업이 평소해야 할 일은.

"항상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랩탑이 최근 유행이다. 하지만 랩탑이 최종 제품은 아니다. 랩탑은 더 발전 될 것이다. 랩탑은 자꾸 얇아지고 있다. 기술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다. 벤처기업 사장은 지금 이후의 다음 테크놀로지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항상 시장의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항상 준비하고 기다려라."

-우리나라 벤처정책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시장사황에서 정부가 (벤처정책에)관여하는 것은 어쩔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중국의 상황을 볼 때 한쪽에서 벤처정책을 이끄는 것은 아주 효과적이다. 정부주도의 벤처정책이 장단점이 있다. 미국은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와 환경이 다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관주도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파리는 냄새나는 곳으로 모인다. 딴짓하는 벤처들에 대해서 일벌 백계를 해야한다. 우리의 상황에서 우리는 프라이빗에 맡길 수만은 없다고 본다."

-현정부와의 인연은.

"나를 호남 사람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김대중 정권들어 여러차례 방문을 한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충청도 당진이 고향이다. 김대중씨가 정권을 잡았을 때 전화를 받았다. 백악관에서다. 클린턴 특사로 한국에 가보라는 것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다. 김대통령을 만났을때 몇가지 조언을 했는데 이때 IT 산업에 대한 조언을 한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벤처가 성공할 수 있는가

"다이아몬드의 예를 들어보자. 다이아몬드는 다듬어야 한다. 깍는 기술에 의해 그 가치가 천지차이다. 원석을 깍는 기술에 의해 가치가 달라진다. 성공하려면 뼈를 깍는 노력이 뒤따라야한다. 사람은 편하고 안정되고 장래가 약속되는 것을 추구한다. 인간의 3가지 본성이다. 겨울에 에베레스트는 왜 올라가나. 8000미터나 되는 곳을 왜 올라가나. 미친놈들이다. 돈 놈들이다. 하지만 세상은 이들을 돈놈이라고 하지 않는다. 인간의 3가지 본성을 넘으면 찾아오는 성취감은 어느것과도 바꿀수가 없기 때문이다. 벤처 성공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나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

-암벡스가 투자한 기업은 몇 개이고 한국에 투자한 기업은 얼마나 되나. "암벡스가 투자한 기업은 26개이다. 그리고 한국에 직접 투자한 기업은 없다. 하지만 한국인이 관여한 회사에 투자한 것은 3개사가 있다. 하지만 3개 회사 모두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이 가운데 KAIST 출신과 서울대 출신이 운영하는 기업이 있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대덕밸리에 투자할 계획은 없는지.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어제 대전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8백개의 기업들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대전시측에서 기업 리스트를 보내 준다고 했다. 한번 두고 보겠다. 다만 원칙적으로 좋은 기업이 있다면 투자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벤처산업에 대해...

"벤처를 진흥시키지 않으면 장래가 어둡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중후장대형의 산업만이 있다. 지금까지 그랬다. 남의 것을 보고 본떠서 그냥 만들어서 팔아왔다. 이제는 지식산업의 시대다. 과거의 패러다임과는 다르다. 벤처만이 살길이다. 대만 경제의 87%는 스몰비즈니스다. 우리도 경우가 같다."

-대덕밸리에 대한 인상은.

"너무 놀랐다. 부끄럽지만 50년만에 처음왔다. 과거 만년장 등 몇개의 온천만이 기억이 난다. 과학원이 이렇게 발전하고 연구단지가 이렇게 쾌적하게 변할 줄 몰랐다. 중국을 보자. 북경에 가면 청화대와 북경대 그리고 북경공대가 나란히 있다 인상적이다. 대덕밸리는 중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

-한국벤처들의 수준은, 대덕밸리 벤처들의 수준은

"(한참 생각한 후에) 동네를 상대로 가게를 하기도 하고 그 일대를 보고 장사를 하기도한다. 또 나아가서는 국가를 보기도 하고 세계를 보기도 한다. 국제적으로 통하는 벤처 비즈니스는 세계시장을 겨냥해야 한다. 동네를 겨냥한 벤처는 없을 것이다. 결국은 글로벌이다. 글로벌마켓밖에 없다. 대덕밸리에 8백개의 벤처가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를 찾아와서 투자를 해달라고 한 사람들을 보면 쉽지가 않아보였다. 컨셉이 좋고 기술도 어느정도 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경영스타일이나 지식 등 주변 요건은 전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한가지 조언을 하자면 미국 회사와 공동으로 사업을 하던지 아니면 미국으로 옮기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질상 다른 사람들의 간섭을 굉장히 싫어한다.이런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대덕밸리 벤처기업인들에게 한마디.

"한국 벤처와 그리고 대덕밸리와 연계를 맺고 싶다. 산-관-학이 어우러져야 한다. 최적의 조건이다. 8백여개의 벤처기업과 대전시, 충남도 등의 관, 그리고 카이스트나 충남대 등 우수한 인력이 힘을 합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실리콘밸리에 대덕밸리 특파원을 두었다고 생각하라. 실리콘밸리에서 주재하고 있으면서 심부름 꾼 역할을 할 생각이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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