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경비원 곽동구씨...사진 촬영엔 극구 사양

'대덕바이오커뮤니티(DBC) 최고의 수문장.'

칭찬릴레이가 5 번째를 맞았다. 이번주 '칭찬인'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숨은 일꾼' 중의 한 명이다. 주인공은 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경비원 곽동구(57)씨. 곽씨는 대덕밸리 바이오 벤처기업의 집적단지인 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연구원과 직원들이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보안과 안전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5명의 경비원 중 좌장격이다.

대덕바이오커뮤니티를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정문에서 절도있는 경례와 우렁찬 경례소리로 방문객을 맞이해 주는 그를 언뜻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곽씨에게 칭찬릴레이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전해주자 '내가 무슨~~~'이라며 손사래치며 당치도 않다는 듯 자리를 피해 버렸다.

"칭찬은 나같이 사람이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저 곳(DBC)에서 밤늦도록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받아야죠." 곽씨는 애써 칭찬의 대상을 대덕바이오커뮤니티의 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DBC의 탄생과 함께 경비일을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DBC 내외곽은 눈 감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정도고 직원들의 얼굴은 물론 직원의 차량까지도 알고 있는 'DBC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33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이 일을 시작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곽씨는 월남전에서 혁혁한 전투활동을 펼쳐 유명해진 맹호부대의 주임원사를 끝으로 정든 군생활을 마친 직업군인 출신.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2개월 가량 집에서 쉬었지요. 그런데 문득 이렇게 아무일도 하지 않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처량하더라구요. 그래서 무작정 무슨일이라도 해야 겠다는 마음에 경비일을 하게 됐지요."

33년간 단련된 특유의 근면성과 일에 대한 열정은 쉰을 넘긴 곽씨를 집안에 가만있지 않게 했다. 아침 7시전에 출근해서 오후 6시 30분 퇴근시간까지 하루종일 서 있는 일이 힘들지 않느냐의 질문에 "군에서 단련된 체력과 군인정신이 아직은 남아 있어서 그런지 그리 힘들지 않다"며 나이답지 않은 패기를 보여 주었다. "방문객 중 제가 경례를 할 때 손을 들어주거나 같이 경례해 주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기쁘지요. 간혹 우렁찬 목소리와 경례로 인사를 해도 그냥 가는 사람을 볼 때면 마냥 아쉽기만 합니다." 곽씨는 경비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쁘고 보람 있을때가 서로를 생각해 주는 작은 배려라며 소박한 마음을 넌지시 드러냈다.

하루에도 수백명이 왔다갔다하는 정문을 곽씨는 어떤 불평과 불만없이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묵묵히 지킬 수 있었으면 한다는 작은 바램을 비췄다. 곽씨는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그것만은 안 된다며 퇴근준비를 하려 훌쩍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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