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환경과 잘 갖춰진 지원체제 인상적

최근 대덕밸리에서 일본 IT기업유치 설명회를 가진 일본 규슈섬의 미야자키현에 다녀온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경수 회장이 '현지방문기'를 보내왔습니다. 이 회장은 청정환경과 잘 갖춰진 지원체제가 구축된데 대해 인상적이었다고 의견을 곁들였습니다. 다음은 이회장의 기고 . [편집자 주]

지난달 말쯤 대덕밸리와 서울에서 'IT 기업 유치 설명회'를 가진 일본 미야자키현을 지난달 28일부터 3월2일까지 방문했다. 우리 일행은 산업구조의 변화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한일 IT센터'를 둘러봤다. 방문에는 한국인터넷협회 이금룡 회장과 신재정 사무국장, 센터 운영을 책임질 예정인 김선민 한국인터넷협회 부회장, 그리고 본인과 대덕밸리벤처현합회 이인구 사무국장이 동행했다.

우선 미야자키현은 가까웠다. 인천공항에서 불과 한 시간 반 거리였다. 2시간이 채 안되는 만큼 한국과의 관계도 밀접했다. 비행기표가 없을 정도였다. 결국 후쿠오카를 경유, 국내선으로 미야자키에 도착했다. 도시는 매우 깨끗하고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가기전 인구 30만의 시골의 작은 도시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미야자키 종합문화공원을 방문하고는 그 선입견을 버렸다.

그 곳에는 거대한 음악당과 미술관, 도서관이 있었는데, 음악당은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1700여 석의 대공연장과 여러개의 소공연장으로 구성된 매우 현대적인 음악당이었다. 그리고 세계적인 연주회나 콩클도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미술관에는 피카소의 작품을 비롯한 유명 작품과 지역 작가들의 작품전, 해외 유명 조각전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지역인들을 위한 도예실습실, 판화실, 화실 등이 있어 나이 드신 분들을 포함한 시민들의 문화 생활을 돕고 있었다. 조그만 도시에 이런 규모의 종합문화센터를 보고 사실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문화 수준이 이렇게 높다면 이 도시를 그렇게 만만히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현청에 도착했다. 현청 자체가 70년 가까이 된 고풍스러움이 물실 풍기는 건물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마츠카타 스케타카 지사는 80 중반의 고령이었지만 매우 건강한 모습의 열정적 분이었다. 21년 동안 현의 지사로서 일하고 있다. 우리의 방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으며, 한국 IT 산업의 높은 수준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고 미야자키의 신산업 부흥을 위해 같이 협력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지사 뿐만 아니라 현의 상공노동부의 부장을 비롯한 차장, 과장, 주임 및 그 곳 관계자들의 열성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그들은 진심으로 한국의 벤처기업들과 협력하기를 원하고 있고, 같이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 정말 열심히 도우겠다는 열의를 여러번 표방하였다. 그 곳 현의 상공노동부의 야마다 과장은 앞으로 지금보다 열 배는 더 열심히 뛰겠다고 할 정도로 그 의지가 대단했다.

미야자키는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허니문 장소로서 각광을 받었던 곳이라고 한다. 그럴만큼 자연 환경이 매우 좋았다. 이곳은 벌써 목련이 지고 꽃잎 몇 개만이 꽃봉우리에 달려 있고 꽃들이 만개할 정도로 벌써 늦은 봄이었다. 많은 나무와 꽃들, 맑은 공기, 울창한 숲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이런 곳에서 사니까 모두들 장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머문 곳은 미야자키 시의 해변가에 위치한 '시가이아 호텔 오션 45' 이었다. 주변은 울창한 해변가의 송림이었고, 골프장이 주변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자랑하는 오션돔이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설을 만드는데 투자한 금액이 2조원이었는데, 지금은 투자금의 10%도 건지지 못하고 미국자본가에 넘어갔다고 한다. 이것도 90년대의 대표적인 버블의 하나인 것 같았다. 큰 백화점이 문을 닫았고, 인구가 줄고 있었다. 그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난 그곳에서 우리의 우월감 보다는 우리의 버블의 결과가 이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다.

미야자키의 잠깐 동안의 느낌은 한 마디로 정기적으로 이곳에 와서 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과 이런 곳에서 일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이 매우 윤택해 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일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둘째날 미야자키시에서 차로 1 시간 정도 떨어진 미야코노조시를 방문했다. 인구 15만 인데 미야자키현의 두 번째 큰 도시였다. 작지만 깨끗했고, 시골스러운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소도시였다.

우선 '일한 IT 센터'가 들어설 산업경영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했다. 이곳 대학은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어 미야자키에 위치한 본교 캠퍼스로 학생들을 모두 보내고 현재는 3,4 년생들만이 배우고 있는 캠퍼스였다. 캠퍼스는 빈 건물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었다. 운동장, 체육관, 도서관, 강의실, 교수 연구실 등이 사업장으로 이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들어서면 바로 사무실을 꾸미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시장을 만나 그들의 기대와 열의를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참 겸손하면서도 눈빛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서든지 성공시키겠다는 의지의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의 자연환경도 미야자키에서 느낀 그대로였다.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자연환경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다. 좋은 자연환경 때문인지 많은 별장을 볼 수 있었다.

미야코노조시는 축산업이 발달된 도시다. 곳곳에 목장이 있었다. 그리고 던롭골프클럽 회사가 있었고, 큰 타이어 공장이 있다. 그리고 큐슈 섬은 실리콘 아일랜드라고 부를 만큼 반도체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데 이곳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반도체 관련 부품 산업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미야코노조시의 온천 호텔에서 두 번째 밤을 맞이하고 다음 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우선 참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잘 관리하고 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또 그 곳 공무원들의 열의와 열정에 감복을 받았다. 이 점은 우리들이 많이 보고 배워야할 점이었다.

일본에 진출할 기업들은 이곳에서 일단 일본회사로 변신하고 이곳을 교두보로 삼아 일본 시장과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에 충분한 곳이라고 느꼈다. 이곳 현이나 시에서 사활을 걸 정도로 열의를 갖고 진출기업들을 도와 성공시키겠다는 일관된 생각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일본 지방 정부로부터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인터넷 관련 기업들은 좋은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고, 공무원들의 마케팅 도움을 얻고, 미야자키의 광케이블 통신환경을 기반으로 일본 진출 교두보로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됐다.

미야자키는 축산업과 농업이 발달되어 있다. 그리고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곳이라서 그곳 육가공 제품은 일본 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바이오 기업들은 이곳을 좋은 고급 시장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됐다. 반도체 등 첨단 대기업들이 큐슈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업들도 한 번 관심을 가져볼 만한 곳이었다.

대덕밸리벤처연합회장 이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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