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미래다⑤]최인표 박사 "줄기세포 치료 곧 실현"
메디셀 연구소기업 통해 3년 후 암 세포치료법 상용화

'과연 인류의 암(癌) 정복은 실현될까.' 암에 걸리면 보통 화학 치료와 수술 치료, 방사선 치료 방법이 있다. 현재까지 모든 현대시술을 동원해도 암 치료 생존률은 50% 미만.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이 암 환자라고 치면 매년 500~600만명 이상 암으로 생을 마감하는 셈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암 환자 증가율이 2020년 5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암 발병율 대비 치료방법이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 방법들이 강구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세포 치료. 크게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암 정복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줄기세포를 이용해 획기적으로 암 치료 확율을 높일 수 있는 연구팀이 대덕특구에 있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인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박영훈)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를 곧 현실화시킬 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최 박사팀이 가장 빠른 속도로 줄기세포의 암 치료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연구팀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연구단계다. 실용화된 케이스는 아직 한 곳도 없다.

최 박사의 암 줄기세포 치료는 암세포만 골라 선택적으로 죽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부작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기존 항암제 치료는 암세포만 별도로 죽이지 않고 정상세포까지 손상을 주기 때문에 환자들이 괴롭고 부작용이 심하다.

반면 세포 치료는 면역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암세포와 싸우는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 가능하다. 면역증강요법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들의 몸 속에는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NK(Natural Killer·자연살해) 세포가 존재한다. 암과 같은 악성 바이러스들을 대항해 체내 최전방에서 싸우는 자살특공대 세포다. 다른 면역세포들도 존재하긴 하지만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준비 시간이 NK세포보다 느리다. NK세포가 최전방에서 싸운다면 다른 세포들은 후방에서 대기하는 꼴이다.
 

▲최 인표 박사팀의 줄기세포 분화 치료 프로세스. ⓒ2009 HelloDD.com

면역 세포는 대개 혈액에 10% 수준으로 유지된다. 암 환자는 1~10% 사이로 그 비중이 낮다. 최 박사팀은 바로 이 낮은 면역세포 비중을 갖는 환자들에게 면역세포를 만들어 넣어주는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환자의 가족으로부터 줄기세포를 얻어 NK세포 분화 과정을 거쳐 환자에 주입한다. 가족 이외의 사람은 면역체계가 달라 거부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크기 때문에 보통 가족으로부터 줄기세포를 얻는다.

낮은 면역 상태의 환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 번에 약 50ml를 수혈받아 줄기세포를 활용, NK세포 분화 과정을 거쳐 환자를 치료하게 된다.

최 박사팀의 NK세포 면역증강요법의 단점은 환자의 면역조절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암 환자의 경우 면역력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암이 걸리는 경우와 암에 걸려 면역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

결국 백혈구 숫자가 모자라 환자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치료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최대 단점이다.

최 박사는 "100% 암 치료방법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수술과 면역요법을 병행하는 등 앞으로 암은 맞춤치료 시대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10년 파고든 줄기세포 연구…"조급증 문화에서 묵묵히 연구한 덕에"

최 박사는 90년대 중반 NK세포에 대한 기초연구를 벌여오다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NK세포와 줄기세포간 접목 연구를 시도했다. 미국 버지니아 의대에서 면역학에 대한 암 발생기전을 연구한 뒤 91년 생명연에 들어왔다.

연구 초기에는 줄기세포가 어떻게 분화되는지, 실제 줄기세포를 통해 NK 분화세포를 만들 수 있는지 등의 무수한 검증과정을 거쳤다. 이후 2005년까지 3~4년동안 특이 유전자를 발굴하고 기능을 알아내는 시간을 보냈다.

미국 시카고 대학과 공동연구도 펼치면서 필요한 유전자 기능을 파악하는데 전력했다. 동물실험을 이후 2007년 연구 전임상을 거쳐 현재 임상1·2·3 단계까지 돌입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임상 연구가 진행중이다. 병원에서 검증된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앞으로 1~2년 더 소요될 전망이다. 치료제 개발 후에도 식약청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현재 최 박사팀은 거의 매년 10억원 가량의 예산을 관련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40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왔다. 적지 않은 난관이 있었지만 15명으로 꾸려진 최 박사팀은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묵묵히 성공적 연구를 위한 발걸음을 옮길 예정이다.

최 박사는 "우리는 빨리 빨리 하려는 조급증이 있지만 연구자는 10년 가까이 한 분야에 몰입해야 결과 나올 수 있다"며 "연구개발 성공을 위해 일반 대중이 시간을 갖고 지켜봐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 난치병 치료의 꿈…"말기 암환자들에게 작은 소망 줬으면 좋겠어요"

▲최 인표 박사팀의 강력한 무기 '변함없는 성실함' ⓒ2009 HelloDD.com

최근 최 박사팀은 새로운 꿈으로 부풀어 있다. 줄기세포 치료기술 상용화. 메디셀(대표 정현진)이라는 연구소기업을 설립해 경제효과를 창출할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최 박사는 메디셀 기술이사를 겸하고 있다. 매주 1~2회 메디셀 임직원들과 실험결과 등을 점검하기 위해 회의를 벌인다. 메디셀은 간암과 대장암 등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중심 타깃을 삼고 있다.

사실 최 박사는 기술 이전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때문에 이번 기술 상용화 추진 과정에 임하는 자세가 더욱 신중하다. 90년대 면역 조절물질 관련 기술 실용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상용화를 위해 본인 스스로 준비되지 못했고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실패 경험을 통해 최 박사는 '기술 상용화가 참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실패를 반면 교사 삼아 최 박사는 연구소기업의 입장을 이해하고 철저한 파트너 개념으로 일하고 있다.

최 박사는 "좋은 세포치료제를 만들어 말기 암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 열매는 짧게는 3년, 길게 5년 이내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구소 안팎에서는 최 박사 특유의 성실함과 탄탄한 연구의 기본기를 무기로 반드시 목표를 이뤄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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