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조표준 이야기⑧]글 : 표준연 국가참조표준센터

인류는 문명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런 기술들은 대부분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실제 생활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 생활을 알게 모르게 돕고 있다.

IT 융합의 시대를 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가 빠르게 올 수 있었던 것 이유 중 하나를 들라면 플라즈마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플라즈마가 무엇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생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플라즈마란 무엇일까?

플라즈마(plasma)는 고체, 액체, 기체 다음의 제4의 물질 상태로, 전기적인 방전으로 인해 생기는 전하를 띤 양이온과 전자들의 집단을 말한다. 플라즈마는 젤리 또는 성형 가능한 물질이란 그리스어이다.

플라즈마를 연구한 랭뮤어(1881-1957)는 부루스 음악을 좋아했는데 1920년 말에 유행한 노래인 클레머 멕그레그와 소니 스카이어의 ‘Must be Jelly ’cause Jam don't Shake Like That'란 노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플라즈마라고 명명을 하였다는 일화도 있다. 이처럼 플라즈마는 이온들이 고온에서 젤리 같은 성질을 가진 반유동성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어렵기만 한 플라즈마 같지만 실제로는 터미네이터3 영화의 TX가 사용하는 무기인 플라즈마 포, 카트라이더의 플라즈마 PXT, FXT부터 LCD, PDP, 반도체 등 너무나도 많은 곳에서 플라즈마란 단어를 접할 수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형광등 안에도 플라즈마 가스가 가득 차 있고, 길거리의 네온사인, 한여름 소나기가 쏟아지면서 발생하는 번갯불도 하늘의 무수히 많은 별들도 플라즈마로 만들어져 있다. 별들 사이의 공간 또한 모두 플라즈마로 채워져 있다. 지구의 극 지역에서는 우주로 산소, 헬륨 및 수소 이온들이 분출되어 나가는 ‘플라즈마 분수’를 볼 수 있다.

노란색은 지구에서 우주로 가스가 나가는 현상이고 오로라와 같은 녹색은 플라즈마 에너지가 대기 중으로 쏟아지는 현상이다. 이렇게 우주에서부터 우리 일상에 이르기 까지 여러 곳에 존재하는 것이 플라즈마이다. 이런 플라즈마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특히 컴퓨터, 전자기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전체 제조 공정 중 80 % 이상이 플라즈마 공정을 직간접적으로 거쳐야만 만들어 질수 있다. 따라서 플라즈마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제어하느냐에 따라 반도체 기술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지만 불행하게도 반도체 장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수출로 발생한 수익의 상당 부분이 외국 장비 구입에 사용되고 있다. 2005년 기준 국내 반도체 시장은 약 7.5조이지만 국산 반도체 장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겨우 21.8 %에 이르고 있다. 반도체 장비를 설계하고 제작하려면 플라즈마의 물성을 알아야 한다.

반도체 관련 플라즈마 물성 데이터를 해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보하려면 비싼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고 일부 핵심기술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높은 정보이용료 때문에 접근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국내에서 개발한 플라즈마 참조표준을 활용하여 극복한 좋은 사례가 있다.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인 (주)경원테크는 유체 및 플라즈마 해석을 전문으로 하는 S/W 회사로 플라즈마를 사용하는 업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전문 플라즈마 해석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하여 왔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프로그램 자체만 아니라 이에 사용되는 입력 데이터의 신뢰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경원테크 서광원 사장의 현장 증언을 들어 보자. “플라즈마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플라즈마를 구성하고 있는 전자, 이온, 분자들의 충돌에 따른 산란 단면적 데이터가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사용해야만 정확한 결과, 그리고 빠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으니까요. 물론 데이터가 없어도 계산은 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시급하게 보고자 하는 데이터를 10 시간 후에 대략적인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서 사장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안 하고에 따라 정확도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좌우되는 것에 대해 많이 놀라웠다고 한다. 경원테크는 미국 기업에서 개발한 상압용 CFD-ACE+ 프로그램에 국내에서 개발한 플라즈마 참조표준데이터를 사용하여 데이터 모듈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미국 본사에서 플라즈마 물성 데이터를 제공해 주지 않아 개발할 수 없었던 모듈을 참조표준데이터를 활용하여 개발함으로써 기술독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또한 플라즈마 시뮬레이터가 상용화되는 2012년에는 국내·외 S/W 판매 매출액이 매년 약 30 억 원 이상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수입 시뮬레이터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순수 국내기술을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여 세계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이렇듯 국가가 개발한 플라즈마 물성 참조표준데이터를 활용한다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여 우리나라를 진정한 반도체 강국, IT 강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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