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장호 박사, CZT 화합물 대구경 단결정 생성 성공
의료영상장치, 우주망원경, 태양전지 소재 등 다양한 분야 활용

하장호 박사<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하장호 박사<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고부가가치 첨단 물질인 차세대 방사선 센서 원천기술 확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연구진이 프랑스·미국·영국·캐나다·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6번째로 첨단 화합물질을 지름 1인치 이상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원자력융합기술개발부 하장호 박사팀이 Cd(카드늄)·Zn(아연)·Te(텔레늄) 등 3가지 원소가 합성된 화합물 반도체 소재인 'CZT 화합물'을 지름 2인치의 대구경 단결정으로 성장시켰다고 11일 밝혔다.

하장호 박사 팀은 대구경 CZT 단결정 성장 기술 개발을 위해 단결정 성장로 등 고순도 화합물 단결정 성장에 필요한 장비와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성장시킨 단결정을 웨이퍼 형태로 가공해 다양한 물성 평가와 전기적 특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상용 외산 제품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방사선 센서로 제작해서 방사선 에너지 반응을 측정하는 데도 성공했다. CZT 화합물 반도체는 우주 방사선 관측을 위한 우주 망원경의 감마선 감지 센서, 핵의료 영상장치용 3차원 영상 방사선 센서, 소형 핵물질 및 동위원소 분석기 감마선 감지 센서,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 등 활용성이 뛰어난 차세대 소재다.

특히 에너지 분해능이 높고 에너지 밴드갭(bandgap)이 커서 상온에서 별도의 냉각장치 없이도 센서로 동작이 가능, 소형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반도체를 대체할 차세대 방사선 센서용 원천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또 태양전지 소재로 활용될 경우 실리콘 반도체보다도 반응 효율이 2배 높아 좁은 면적에서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대구경 CdZnTe 화합물 반도체 단결정(좌)과 이를 가공해 만든 첨단 CZT 화합물 반도체 방사선 센서(우)  ⓒ2009 HelloDD.com
방사선 센서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11억 달러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CZT 센서 시장은 2006년 현재 3,000만 달러로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70%를 미국 이브이프로덕트(eV products)가 독점하고 있으며, 소수의 회사들만 CZT 단결정을 공급하고 있다.

또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 이후 CZT 단결정을 전략물자로 분류한 데다 관련 기업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방사선 센서 완제품 형태로만 공급하고 있어 단결정 기술이 없는 국가들은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장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융합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은 "단결정의 품질 향상과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기술을 개발해서 세계 시장에 단결정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단결정을 활용, 핵종 판별과 선량 측정이 가능한 차세대 방사선 계측기와 부가가치가 높은 방사선 영상 센서 개발을 자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연은 소재 원천기술이 부족한 현실에서 자체적으로 대구경 단결정 성장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향후 차세대 반도체 센서용 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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