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징계놓고 오원장과 노조 감정의 골...양측 이성적 대응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ETRI 노동조합간 갈등의 골이 갈 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ETRI가 김예준 전 노조위원장을 해임하자 노조측은 노보의 소식지를 통해 오원장에 대한 기사로 포문을 여는 등 감정대립으로 번지고 있다.

ETRI 소식지는 9백7명이 참여한 '오길록원장 취임 1년 평가및 노사관계에 대한 전직원 설문조사'결과를 통해 오원장이 사상 최악의 기관장이라고 몰아부쳤다. 설문조사를 전한 소식지 보도에 따르면 오원장은 만족도에 대한 조사에서 40점 만점에 6.91점을 받아 최악의 기관장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소식지는 오원장이 취임하면서 공개적으로 밝힌 연구원 비전제시,자율 책임경영체제 구축,인력정책,행정정책,인사정책, 안정적연구환경 조성 등 10개 항목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대립적이다'라는 응답을 한 직원이 전체 응답자의 89%를 기록했다고 밝히는 등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각종 징계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원내 분위기를 반영했다. 김예준 전위원장의 징계와 관련 '연구원의 명예 훼손등을 이유로 징계한 것이 정당한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82% 정도가 정당하지 않다고 답변한 것을 들었다.

또한 소식지에서는 전체기사 7개 중에서 2개를 제외하고는 5개 기사 모두 오원장 개인을 겨냥한 기사로 구성해 오원장과의 '감정'을 확연히 드러냈다. ETRI 측은 노조의 소식지 보도에 대해 겉으로는 태연한 표정이지만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내용이 오원장을 정면 겨냥한 것을 놓고 이성을 잃은 '오원장 흠집내기'라고 반격했다. 노사대립의 발단이 된 염상원 전 총무부장 등 두사람에 대한 징계나 김예준씨에 대한 징계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다시한번 밝혔다. 설문에 대해서는 질문 자체가 오원장에게 불리한 부분만을 드러내기 위한 '공격을 위한 일종의 짜맞추기식 설문조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ETRI 측은 "소식지를 보면 모두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노조가 설문조사를 빙자해 이런식의 인신공격성 기사를 내는 것은 이성을 잃은 태도"라고 반박했다. ETRI 출신 한 벤처기업인은 "연구활동에 역량을 집중해도 시원치 않을텐데 지나치게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한뒤 "감정적인 대립보다는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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