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기업인들의 이번 심양(沈陽)방문에서 전형적인 중국식 대접을 받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Lin국장, Li부국장 등 중국 관료들과 기업인들이 3일동안 늘 동행한 덕택에 중국문화와 정서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 중국식 접대

신식사업국 Li부국장과 Only-China의 Joe사장은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대덕밸리 기업인들과 점심, 저녁을 같이했다. 점심은 중국정부에서 제공하고 저녁은 현지 기업인들이 후원하는 형태였다. 특히 조사장은 30일 장춘 출장을 앞둔 일정임에도 새벽 1시까지 시내 이곳저곳을 옮겨가며 자리를 같이해 대덕기업인들과 ‘6형제’ 의를 맺기도 했다. 이명진 사장은 ‘너무 많은 관심과 대접을 받아 6월쯤 예정된 대덕밸리 방문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 한미숙 사장 실종사건

도착 첫날 한미숙 사장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 일행들을 긴장시켰다. 저녁 식사후 ‘숙소에서 만나자’며 헤어졌는데 밤늦게까지 룸으로 확인을 해도 답변이 없었던 것. 28일 아침 유유히 식당으로 들어선 한사장은 ‘통역자가 전문용어나 기술분야에 익숙지 못해, 기업을 이해시키기 위해 ‘조용한 곳’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다’고 해명. 올들어 한달에 한번꼴로 중국을 드나드는 한사장은 "조선족 통역들이 전문기술용어를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확실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키우든지, 그렇지 못할 경우 사전에 준비기간을 길게 잡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선물은 대덕밸리 제품으로

중국출장에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중의 하나가 선물. 친분을 쌓기위해서는 T셔츠, 기념품 등 조그만 선물 준비가 필수적이기 때문. 이 부분은 맥스웨이브 안동식 사장이 말끔하게 해소시켰다. 마우스패드로 활용이 가능한 평면형 안테나 15개(싯가 15만원 정도)를 무상으로 내놓은 것. 대덕밸리 첨단기술이 담긴 아이디어 제품인만큼 받은 공무원들과 기업인들은 큰 관심을 보이며 기뻐했다. 대덕밸리 기업지도도 빠질 수 없는 선물. 1백 여개의 기업로고와 사업내용, 홈페이지가 실린 대덕밸리 기업지도는 50여장이 공수돼 행사당일 모두 동났다.

◆ 기업내용 훤히 알고 있는 공무원들

이번 방문에서는 심양시 부서기장, 부시장 등이 만찬과 오찬을 베푸는 등 대덕기업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신식산업국 Lin Haibo 국장, Li Wei 부국장은 대덕밸리 기업들의 특징과 기술에 대해 훤히 꿰고 있을 정도. 이번 중국측과의 약속도 대부분 Lin, Li 국장들이 한국기업내용을 파악한뒤, 이들 기업에 맞는 현지 기업들을 섭외해서 이뤄졌다. '2만여개 기업의 내용을 훤하게 꿰고 있다'는 Lin 국장은 관심분야만 얘기하면 직접 전화를 해 약속을 잡아주기도 했다. 한편 이번 중국방문은 웨스턴테크닉의 윤태호 사장이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는데 윤사장은 Li부국장의 10년 친구였다.

◆ 중국비지니스와 술

중국비지니스, 특히 동북지역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술'. 저녁식사 때면 어김없이 술자리가 이어졌고 술자리에서는 ‘따거(형님)’ '띠띠(동생)'관계가 형성됐다. 대덕밸리 대표주자는 예원테크 원찬희 사장, 중국측의 주장은 Li 부국장이 맡았다. 첫날은 무승부였지만 둘째날 근소한 차이로 Li국장이 승리를 했다. 원사장은 '연장자인 Li 국장의 얼굴을 세워주기 위해 지는척 했다'고 주장. Li부국장은 술자리가 끝날 때쯤 별도의 방에 들어가 드러누울 정도로 체력을 소진했다.

◆ 아슬아슬 곡예운전

자동차 운전만큼은 중국이 한국의 '빨리 빨리' 뺨을 쳤다. 쉴새없이 울리는 경적소리, 자전거 타는 사람 꽁무니에 바짝붙어 달리는 자동차, 중앙선 차선무시는 기본… 하루 먼저 도착한 예원테크 정향섭 이사는 ‘시내 몇곳을 방문하느라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힘을 많이 주는 바람에) 종아리에 쥐가 났다'고 한마디.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는 대부분 아우디와 폭스바겐이었고 한국산 차량들은 찾기 힘들었다. 현지에서 조립생산되는 아우디(최소 40만위안)는 부와 신분의 척도를 나타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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