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CEO들, 전문경영인 영입에 매우 긍정적

"관리에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회사를 맡아줄 전문경영인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중입니다." "내 일처럼 회사를 운영해 줄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CEO자리를 내놓을 용의가 있습니다."

대덕밸리 CEO들 대부분이 전문경영인 영입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넷이 지난 5월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대덕밸리 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5명의 응답자 가운데 32명의 응답자가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연구원 출신들이 상당수인 대덕밸리에서 그동안 기업을 운영하면서 마케팅이나 세일즈, 자금, 관리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영입에는 동의하면서도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시기와 방법, 전문경영인들에게 요구되는 자질 등에 대해서는 조금씩 견해를 달리했다.

자질에 있어서는 '신뢰'와 '마케팅 경험', '기존 직원·CEO와의 인화력' 등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기업의 정 사장은 "회사의 운영상 3년후쯤 전문경영인을 도입할 생각"이라며 "신뢰할 수 있고 마케팅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G기업의 이 사장은 "일에 대한 기술·마케팅적인 전반적인 이해와 주변 인맥을 갖춘 인물이면 회사를 맡길 용의가 있다"고 피력했다. 시기적으로는 '경영적·체력적 능력의 한계를 느꼈을 때', '회사의 매출이 본격화되거나 기술이 상품화될 때'를 주로 꼽았다.

N기업의 이 사장은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현재의 역량으로 더 이상 회사경영을 원만히 하기 어려울 때, 이공계 출신의 경영이 문제가 있다고 증명될 때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K기업의 권 사장 역시 "창업초기에는 전문지식이 있는 엔지니어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장점이 있지만 회사의 성장기에는 능력의 한계를 느낄 것 같다"며 "회사가 IPO하는 시점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X기업의 주 사장은 "회사의 규모가 일정 수준에 오르면 기술자의 사고방식이 아닌 경영자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전문경영인 체제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며 "문제는 적임자인지 아닌지는 같이 일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경영인 영입에 회의적인 시각을 비친 CEO들은 '기존 직원들과 영입된 전문경영인과의 부조화'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G기업의 민 사장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기업을 보면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얽히고 설켜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아직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덕밸리 기업 가운데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곳은 지니텍(대표 박인규, 前 이경수), 아이티(대표 서승관, 前 공비호), 옵트로닉스(대표 하명환, 前 박근섭), 코아텍(대표 최규근, 前 양성석)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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