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무상제공 마케팅 지원 등 파격조건 내세워

'한국 벤처기업 여러분! 연변으로 오세요.' 연변조선족자치주가 한국 벤처기업 유치를 위한 '뜨거운 구애작전'에 나섰다. 연변자치주와 연길시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연길시를 방문한 충남벤처협회(회장 서인원넥스콘파라미터사장) 회원사 15명을 대상으로 연일 현지 기업 유치의 당위성을 알리는 등 적극적인 기업유치공세를 펼쳤다.

지난 4월 연변자치주 남상복 주장을 단장으로 한 2백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대덕밸리와 천안을 방문한데 이은 두번째 러브콜이다. 특히 연변자치주 김석인 부주장과 연길시 차종일 시장 등이 직접 나서 주정부를 믿고 연변에 기업을 유치해 줄 것을 연신 강조했다.

또한 연변이 거대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써 최적지라는 점을 자임하며 충남벤처와 대덕밸리 벤처 유치에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연변자치주와 연길시가 내놓은 기업유치의 조건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연길시에 유리제조와 알루미늄 가공, 식품, 생물제약, 전자, 정밀기계 제조 등 53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연길 경제개발구'를 마련했다. 이 중 일부를 한국중소기업전용공단으로 지정해 한국 벤처기업의 건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현재 한국중소기업전용공단에는 19개의 한국 기업이 이미 현지에 진출해 제품을 양산하거나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넥스콘파라미터 연길 현지공장
현지 유치기업 중 열량계를 생산하는 충남 벤처기업 넥스콘파라미터(대표 서인원)는 지난해 10월 현지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김치냉장고를 만드는 해피라인社도 양산설비를 마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서인원 사장은 "연변은 언어와 정서, 문화, 전통 등이 동일하다는 점 외에 같은 민족으로서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조성돼 있어 현지 공장을 설립하게 됐다"면서 "연변에서 토대를 마련한 뒤 3년내에 중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중소벤처기업들이 연변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비즈니스 인프라 제공 때문이다. 우선 현지기업에겐 3년간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설립 3년 후 사업실적이 저조할 경우 아무런 조건없이 철수해도 상관없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연길 경제개발부 한국중소기업전용공단

이와 함께 세금감면 혜택, 자금 유치, 마케팅 지원, 행정적 지원 등을 통해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연길시장을 중심으로 연길시 대외무역경제합작국과 연변자치주 대외무역경제합작국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지원사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오는 9월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설립 50주년에 맞춰 대대적인 투자박람회를 통해 한국 벤처기업의 유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석인 부주장은 "연변이 갖추고 있는 생태계 기반 위에 한국 벤처기업의 하이테크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연변의 경제발전을 물론 양국간 우호 증대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연길시 차종일 시장과의 일문일답

-연길시가 기업유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연길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진기업유치를 통한 연길시의 제조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벤처기업의 하이테크 기술을 유치하고 이를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같은 민족이고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벤처기업을 가장 적당한 파트너로 설정하고 기업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길시의 투자 매력은.

 ▲차종일 연길시 시장
"감정이 통한다는 점이다. 언어가 같고 정서, 문화, 전통 등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여타지역보다 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각종 인프라가 발전해 있다.

일례로 세금감면조치, 건물 무상제공, 마케팅 지원 등 전방위적인 지원체계를 들 수 있다. 투자기업과 투자를 받은 쪽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조건이 기업유치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연변과 연길에서 사업을 하는데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한국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잘못 알려진 것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실패한 사례가 한국기업들에게 널리 알려져 이러한 인식이 확산된 것 같다. 연길에서 성공한 기업이 상당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주기 바란다. 연길시는 무엇보다 현지 기업들이 안정되고 편안한 환경에서 사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을 두고 있다. 중국 타 도시와 지원체계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연길시의 한계극복방안은. "기업들이 생산해 내는 제품들은 모두 연변자치주를 비롯 연길시가 자체적으로 소화할만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시 차원에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관광도시인 연길시에 한국인 못지 않게 중국인들의 관광수요가 늘고 있다. 이를 위해 관광객과 연길을 찾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전시회나 제품설명회, 무역상담회를 열어 현지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다.

단지 연길에 머물러 있지 않고 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연길시에 기업유치를 하고자 하는 한국 벤처기업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연길시를 방문해 달라. '百聞以 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직접 연길에 와서 투자와 현지기업유치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 현지기업에겐 연변자치주와 연길시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

<중국 연변= 이준기기자> bongchu@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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