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활로는 대덕밸리 활성화"행정 연속성 당부...7년 민선시장 퇴임 인터뷰

"행정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발전적으로 이어져야 하지요. 염홍철 당선자가 잘 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6.13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염홍철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홍선기 대전시장을 19일 만나봤다. 10층 시장실에서다.

대전,충남 인터넷 신문인 '디트뉴스'(www.dtnews24.com)와 함께였다.오는 30일 퇴임하는 홍시장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홍시장은 우선 "승자로서 만나야 하는데...미안하구만"이라고 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한국팀의 8강 진출을 화제로 올렸다. 설기현, 안정환 선수들을 떠올리면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그는 월드컵과 관련 "국민을 한데 묶는 것은 스포츠 밖에 없는 것 같다"라면서 "경기장 시설 뿐만 아니라 진행이나 교통 등 전혀 나무랄 데가 없었다"고 '대전시민들의 성숙한 관전 태도'를 칭찬했다.

홍시장은 선거에 대해서는 "별로 할말이 없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미묘한 사안에 대해서 그는 "그런 사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이미 선거는 끝났지 않느냐"며 깨끗이 승복했다.

대덕밸리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 2년여 동안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어느정도 구축을 하고 이제는 소프트웨어 적인 부분을 런칭(Launching)해야 하는데 중간에 퇴임하게 되어서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대덕밸리와 관련 "대전경제의 활로는 대덕밸리 벤처기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후임시장이 알아서 하겠지만 지금까지 추진해온 각종 사업이 행정의 연속성 차원에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다음은 홍시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대전시 행정의 기본 방향은. "대전시 행정은 그동안 도시기반시설 확충에 무게를 두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하드웨어적인 부분 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7년 동안 재임하면서 보람이 있다면. "대전시의 경제 정책의 3대 기조라면 물류와 지식정보, 그리고 과학기술 이다. 수십년간 대전은 교통 도시라는 꼬리표가 달려져 왔다.

재임 중에 이런 닉네임을 바꾼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행정도시라는 부분도 급격하게 부상한 부분이다. 정부대전청사 이전후 대전은 행정도시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또한 대전은 희망의 도시가 되고 있다. 이런면에서 재임중에 대전의 발전적인 정체성을 확보했다고 본다." -당초 불출마설이 있었는데... "김용환씨와 강창희씨가 당을 떠나는 것을 보고 사실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만든 당인데 하루아침에 그렇게 저버리고 당을 떠날 수 있나.정치가 이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던 차에 당에서 불러 지난해 12월 천안에서 골프를 친적이 있다. 그당시 실제로 출마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보다 훌룡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안통했다. 그러다가 4월 초순에 결정했다.(실제로 그는 등록하는 날까지 유세차량이 제작되지 않았을 정도로 늦게 시작했다고 전한다). 내가 별로 잘못한 것은 없는데 라는 자신감은 있었다."

-선거 과정중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염홍철 당선자는 나의 넷째 동생과 대전공고 동기동창이고 정하용후보는 참 아끼는 후배이다. 선거에서 치고 빠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확증이 가는 자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법이 지켜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도적으로 잘못을 한 것이 있다면 모를까 법에 호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덕밸리와 관련해서 감회가 어떤가. "대덕밸리에 대해서는 재임기간 중에 아시다시피 많은 공을 들였다. 대덕밸리 선포식이나 대덕테크노밸리의 출범, 그리고 과학자들의 모임인 과학포럼 등 다양한 형태의 행사를 이끌었다.

후임 염당선자가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대덕밸리 관련 방향은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대전의 기반은 벤처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패인은 무엇라고 보나. "개인적인 활동을 너무 못했다.

중요한 지역이 10여군데가 있었는데 한군데도 가지 못하고 선거에 임해야 했다. 너무 늦게 참여한 것이 패인 중 하나이다.선거법이 많이 바뀌었다. 오히려 현직으로 있었기 때문에 활동에 한계가 많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덕이 부족했다.문제는 나 자신이다. 아마 바꾸자는 말들이 먹혀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 주변 가까운 사람들 한테도 이런 말을 들었다." ('자민련이라는 당 때문이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런 요인은 아닐 것'라고 애써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민련에 대해서는. "대전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정서를 대변하는 정치 세력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본다. 대전지역은 영호남의 갈증과 대립에서 희생된 부분이 적지 않다. 자민련이든 아니면 다른 당이든 충청지역의 목소리를 내줄 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대덕밸리가 발전하려면. "연구소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실용화 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대덕밸리 내에서 연구하고 이에 대한 실용화가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한다.

벤처기업인들도 지역과 동화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덕밸리의 땅문제에 대해서는. "대덕밸리는 공간구조가 재편성되어야 한다.연구와 생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대덕테크노밸리와 연계를 통해서 여기에 있는 보세구역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출이 이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자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때다."

-벤처기업인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벤처기업인들은 자신감이 너무 넘친다. 너무 자신만이 최고라고 생각을 한다. 이런 마인드로는 사업을 하지 못한다.혼자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혼자 장악할 것이 아니라 기능을 자연스럽게 배분해야 한다.

이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풀어야 한다."

-대전시 정책에 바람이 있다면. "행정이라는 것은 영속성이 있어야 한다. 중간에서 중단되면 안된다. 발전적으로 이어져야한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한창 비행기가 테이크 오프(Take off)할 시점에서 조종간을 놓는 것과 비슷하다.

이륙을 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아쉽다."

- 후임 대전시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선 제일 시급한 것이 경제적 자립을 갖춰야 한다. 도시 부양력을 갖추기 위해 벤처, 지식기반산업, 물류 유통 단지 등 지리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도시운영의 틀을 만들어 놓았다.

이런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펼쳐주길 바란다. 행정 업적을 내세우기 사업 변경하거나 백지화하지 말고 연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해주었으면 한다." -퇴임후 계획은. "아직은 별다른 것을 생각해본적이 없다.

우선 쉬고 싶다.휴식을 많이 취할 생각이다. 개인으로 돌아가 인생을 준비할 생각이다.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할 그 무엇인가를 찾을 생각이다."

인터뷰 진행=이석봉 대표 factfind@hellodd.com 정리=구남평 기자 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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