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출신 보보스컨설팅 김근동 사장..IT 현주소 설명

"지금이 일본인의 통장을 털 절호의 기회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삼성 회장 비서실 등지에 근무하며 지난 89년부터 10여년간 일본의 경제동향을 연구해 온 일본의 보보스컨설팅 김근동 사장이 지난 21일 '코리아슈퍼엑스포'가 열리는 치바현 마쿠하리멧세를 찾았다. 김 사장은 '코리아슈퍼 엑스포'에 참가한 9개 대덕밸리 기업을 차례로 둘러본 후 기업인들과 저녁을 함께 하며 최근의 일본IT동향 등에 관해 조언했다.

김 근동 사장의 일본 경제의 동향을 들어본다. 일본의 전자회사는 한국의 부품·소재를 원한다 몇 년전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 불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이야기다. 일본 굴지의 자동차 생산업체 '니산'도 사정은 마찬가지.

부품처 교체, 공장통폐합, 구조조정 등의 해결책이 제시됐다. 이 가운데 '닛산'은 '부품처 교체'라는 극약처방을 내려 한국의 자동차 부품·소재회사에 SOS를 타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한국 회사들의 반응은 NO. 한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자신의 회사이외에 부품공급을 할 경우 거래를 끊겠다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결국 일본의 자동차 불황은 끝나고 '니산'은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을 뿐 아니라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한국의 반제품 혹은 부품·소재를 원하고 있다. 삼성·LG·현대 등 대기업들도 일본에 반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대덕밸리와 대기업의 반제품(부품·소재)이 일본내에서 경쟁을 벌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내와는 달리 양자의 지위는 동등하다. 실력과 조건만 맞는다면 일본인들은 대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가리지 않는다.

또한 'Made in Korea'의 브랜드가 일본내에서 쉽사리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일본의 완제품에 들어가는 반제품으로의 납품이 더욱 현실적이고 설득력을 가진다는 공식이 성립된다.

일본, ADSL 인터넷망 구축 끝났다 일본 정부는 최근 수십조엔을 퍼부어 ADSL 인터넷망 구축작업을 끝냈다. 한국에서 인터넷망에 관한 최상급의 하드웨어를 들고 온다고 해도 더이상 일본인들은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일본이 원하는 것은 구축된 인터넷망을 확산시킬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다. 한국에서는 초등학생도 아는 인터넷 상식들만을 모아 한 여대생이 '한국의 인터넷을 훔치자'라는 책을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 한국의 '인터넷 방송'에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만큼 NTT·YAHOO JAPAN 등이 재미있고 기술력있는 콘텐츠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는 말이다.

특히 대덕밸리의 기술은 테헤란밸리와는 다르다는 것이 일본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런 일본의 IT흐름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IT솔루션'에 일본의 문화에 적합한 '콘텐츠'를 결합한 보완기술(그는 보완기술이란 표현을 썼다)을 가진 기업이 있다면 일본 진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10년 불황, 일본의 소비패턴을 알자 알다시피 일본은 현재 10년째 불황의 그늘에 빠져있다. 직장인들의 봉급도 동결된지 오래다. 그렇다고 일본에 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대덕밸리 기업들이 도전할만큼은 충분히 있다.

이런 불황속에서 일본의 소비패턴이 변하고 있다. 장기불황속에서 당연한 것인지 몰라도 되도록 '저가'를 찾는다. '돈키호테', '요도바시카메라' 등의 유통매장이 저가정책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한국의 한 기업은 일본의 '1백엔숍', '디스카운트숍'등에 제품을 납품해 이젠 얼굴도 보기 힘든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일본진출, 직접하는 것은 어렵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당국의 시장과 문화, 국민성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고려해 봐야 하며 무엇보다 현지화가 중요하다.

이런 까닭에 해외진출을 직접하는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반제품을 납품한다면 일본의 완제품 회사를 찾아야 할 것이고 B2C제품이라면 제대로 판매할 마케팅사와 조인해야 한다.

이런 업무는 에이전트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보보스컨설팅도 일본내 에이전트 가운데 하나다. R&D는 진로처럼, 제조생산은 맥도날드처럼 마지막으로 일본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R&D는 진로처럼, 제조생산은 맥도날드처럼'이란 말을 하고 싶다.

진로소주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모방하기 힘든 좋은 맛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케이스이고 맥도날드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햄버거지만 '박리다매'와 '대량생산'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다시 말해 R&D에 있어서는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힘을 써야 할 것이며 제조생산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곳에 아웃소싱해야 한다는 말이다.

<일본 치바현 = 대덕넷 김영중기자> 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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