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넥스콘월드 서인원사장..."지방벤처 살길은 네트워크"

단언컨대 충남 천안에서 벤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호탕한 웃음소리와 배꼽을 잡게 하는 특유의 넉살, 그리고 동네 옆집 아저씨 같은 포근한 인상이 트레이드마크다.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벤처기업인 넥스콘 월드(www.nexconworld.com)의 서인원 사장이 주인공이다. 그를 처음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창업 5년 만에 ‘시골뜨기’ 기업을 코스닥 반열에 올려 놓은 ‘성공한’ 벤처 기업인으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한양공대 석사 출신인 그가 회사를 창업한 것은 지난 96년. 전자부품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동양기연’이라는 이름으로 벤처창업의 깃발을 올렸다. 창업 아이템은 배터리의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한 ‘배터리 보호회로(BSU)’. 결과는 ‘흥행 대성공’ 이었다.

휴대폰과 노트북 등 배터리 장착 기기들의 수요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사업은 급속도로 확장됐다. 배터리 관련 장비와 칩을 생산, LG를 비롯 모토로라·노키아 등 국내외 유명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창업 4년 만에 매출 1백억 달성, 5년째에는 1백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지난 2000년 ‘동양기연’을 ‘동양알엔디’로 바꾸고 2001년에는 현재의 이름인 넥스콘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코스닥에 등록하는 쾌거를 이룬다.

자본금 5천만원의 ‘햇병아리 기업’을 5년 만에 ‘수탉 기업’으로 키운 것이다. 하지만 서사장은 사실 개별 기업의 성과보다는 천안지역 중소벤처기업간 실험적인 네트워크 연합체인 ‘넥스콘 네트워크’의 촌장(村長)으로 더 유명하다. ‘넥스콘 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7개의 기업이 ‘넥스콘’이라는 공동 우산 아래 모인 일종의 네트워크 컴퍼니. 넥스콘은 넥스트(Next) 콘셉(Concept)의 합성어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뜻한다.

하지만 넥스콘 네트워크는 한 우산 아래 모든 것을 공유하는 기존의 ‘재벌’과는 확연히 다르다. 수직적인 구조가 아닌 수평적인 기업의 연합체로 보면된다.

모두가 형제지간이라는 뜻이다. 네트워크 소속 기업은 기술·인력·마케팅·홍보는 물론 장비까지 공유하지만 소유권은 개별기업들이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지방의 벤처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요.

해결의 키워드는 바로 ‘견고한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결론을 냈지요. 그래서 구상한 것이 지금의 넥스콘 네트워크지요.” 서사장은 틈만나면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벤처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 상호보완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천안지역에서 그가 ‘네트워크 전도사’로 통하는 이유다. 넥스콘 네트워크가 본격적으로 구축된 것은 지난 2001년이다.

그는 ‘잘 나가던’ 넥스콘테크놀로지 사장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기고 새 사업을 시작했다. 멀티 엔터테인먼트 기기제조 개발 생산 벤처인 넥스콘 월드와 대중국사업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넥스콘 파라미터 등 두 회사다. 그는 이어 넥스콘 세미텍·넥스콘 플랜텍·넥스콘 비토넷·넥스콘 IT 등을 끌어들여 넥스콘 군단을 출범시켰다.

“넥스콘 네트워크는 재벌과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벤처는 기본적으로 한쪽에 역량을 집중시켜야 합니다.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해 군더더기는 함께 힘을 합치고 각각의 역량을 집중시키자는 것이지요.” 서사장의 네트워크 사업은 해외에 까지 손길이 뻗쳤다.

첫번째 교두보는 중국. 주 공략 거점은 연길조선족자치주의 핵심 도시인 연길시. 그는 지난 4월 충남지역 벤처기업들의 연합체인 충남벤처협회 제2기 회장으로 선임된 뒤 중국 공략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네트워크라는 것은 누군가 나에게 무엇을 해주기 전에 내가 상대방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서로 ‘윈-윈’해야만 네트워크가 뻗어나가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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