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서인수 교수팀, '아마딜로-T' 개발…1대 공간에 3대 주차
13건의 국내외 특허 첨단기술 탑재, 관련법규 검토 필요

접이식 전기 자동차 '아마딜로-T'.
접이식 전기 자동차 '아마딜로-T'.
도심 속 주차난 해결을 위한 초소형 접이식 전기차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강성모)는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서인수 교수 연구팀이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접이식 전기 자동차 '아마딜로-T'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아마딜로는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가죽이 딱딱한 동물로 적을 만나면 공 모양으로 몸을 동글게 말아 자신을 지켜내는 데, 연구팀은 이 동물이 몸을 접는 모습에 착안해 차량을 디자인 했다.

여기에 자동차의 시대를 연 포드의 세계 최초 대량생산 자동차인 '포드 모델 T'의 T를 붙여 '아마딜로-T'라는 이름으로 명명했다. 

아마딜로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경차보다도 짧은 2.8m 정도에 불과하다. 주차모드로 전화하면 차량 중간지점을 기준으로 부채처럼 접히면서 1.65m으로 줄어든다. 5m 길이의 일반 주차장에 3대까지 주차가 가능한 것이다.

500kg의 무게에 최고속도는 시속 60km까지 낼 수 있으며 탑승 정원은 2명이다. 13.6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0분 동안 급속 충전하면 최대 10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차량을 움직이는 동력은 바퀴 안쪽에 장착된 인 휠 모터(In-Wheel Motor)에서 나온다. 동력 장치를 바퀴에 적용, 승객의 편의를 위한 차량의 공간을 최대화 했다.

또 4개의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차량보다 더 안정되면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으며, 차가 접힌 상태에서는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카메라를 통해 좌우측 후면을 볼 수 있도록 해 디자인을 간결하게 하면서도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또 최첨단 컴퓨터를 통해 배터리가 남은 양 등 차량 각 장치의 정보를 전달받아 모니터에 표시하도록 했다.

주차 시에는 차량을 주차한 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외부에서 접을 수 있으며, 접은 상태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동 주차 제어가 가능토록 했다.

◆접이식 구현방법 특허 세계 최초…국내외 13건 특허 출원

서인수 교수.
서인수 교수.
접이식 자동차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되고 있지만 아직 양산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다.

이런 탓에 연구팀은 이번 아마딜로 개발이 양산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아마딜로의 순수 제작비는 2억 원 정도, 시장이 형성돼 판매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가는 500만~100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경차보다도 저렴한 것이다.

서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들의 복지, 제한된 석유자원과 친환경 에너지, 근거리 도심 또는 지역사회 교통수단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만들었다"며 "최근 KAIST가 개발한 무선충전 전기버스처럼 상용화에 성공해 우리나라 창조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딜로가 개발되기까지는 연구진들의 기술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전기차 성공의 관건은 배터리의 전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술력에 있는데, 연구진은 배터리를 차량의 앞부분에 장착해 차체를 접을 때 끌어오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주행거리를 최대화 했다.

이런 구현방법을 비롯해 연구진은 총 13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으며, 지난 5월 전기전자공학회 산하 국제전기계및자동화학회에서 실시한 디자인 경진대회에서 2위에 입성하는 성과를 이뤘다.

접이식 초소형 전기차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경차 또는 기존 저속 전기차 보다도 작은 초소형 차량(micro mobility)은 유럽에서는 국제연합유럽경제위원회(UNECE) 규정에 의거, 연비 및 안전성 등 차량 인증 법규가 존재한다.

일본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많은 실증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사회적 관심이나 법규 검토 등에서 아직 미약한 상태다.

서 교수는 "접이식 자동차에 대한 차량 인증, 안전성 등에 대한 법규가 아직 없다"며 "국내에 신규로 제안하는 초소형 세그먼트에 대한 부분과 함께 접이식 차량에 대한 법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터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서 교수팀은 아마딜로 개발에 있어 배터리를 중국에서 구입해 왔다. 배터리 관련해서는 국내 기술이 중국 기술을 앞서도 있지만 소량 구매가 안돼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할 수밖에 없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동차 강국이다. 자동차와 관련해 기반기술도 많이 갖추고 있다"며 "접이식 초소형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배터리 수급도 용이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KAIST가 개발한 비접촉충전방식을 적용한다면 그 편의성 및 경제성은 더욱 극대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소형 전기차 선호도 커질까? 낮은 가격·높은 효율 등 대중화 요소 갖춰

"초소형 차량의 편리함과 낮은 가격, 높은 효율로 인해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차량이 전자화되고 안전성을 위한 스마트기술이 적용되고 있어 앞으로 안전성을 더 높아질 것이다."

서 교수는 저속 전기차는 제한된 속도로 인해 사고 유발율이 적고, 사고 시에도 더 적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초소형 전기차로 카쉐어링 사업도 많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을 이용하는 빈도가 낮거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차량을 소유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낮은 가격으로 쉽게 차량을 대여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동 주차 기능 등이 장착돼 편의성을 더 향상 될 것이라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세계의 역사가 깊은 도시들을 보면 매연 연기를 찾아볼 수 없다. 문화유산의 도시 경주 등에 전기차를 도입하면 KTX를 타고 가 도심을 전기차로 둘러볼 수 있다"며 "전기차는 역사와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게 해 줄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접이식 전기 자동차 '아마딜로-T'.
접이식 전기 자동차 '아마딜로-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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