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40년 어디로 가야하나' 주제 대덕이노폴리스포럼 개최혁신주체간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서울처럼 다양한 모임 활성화시켜야"

 

 

대덕클럽은 '대덕연구단지 40년 어디로 가야하나'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왼쪽부터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심재억 한국과학기자협회장, 강대임 표준연 원장, 이규호 화학연 박사, 신용현 표준연 전문위원, 용홍택 미래부 연구공동체정책관, 문창용 대전시 특구과장.
대덕클럽은 '대덕연구단지 40년 어디로 가야하나'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왼쪽부터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심재억 한국과학기자협회장, 강대임 표준연 원장, 이규호 화학연 박사, 신용현 표준연 전문위원, 용홍택 미래부 연구공동체정책관, 문창용 대전시 특구과장.
대덕연구단지는 대덕연구학원도시로 설립돼 대덕연구단지, 대덕밸리,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이름을 달리해 왔지만 과학입국의 명제 아래 전자교환기 TDX-1, CDMA, 일체형 원자로 '스마트' 개발 등 다양한 연구성과로 국내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설립 초기의 철학과 사명감은 희미해졌고 민간연구소의 연구역량이 확대되며 대덕연구단지의 위상은 예전과 같지 않은게 사실이다. 대덕의 위기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정부는 대덕연구단지에 새로운 임무를 요구하고 있다. 창조경제 전진기지로서 분명한 역할을 해야할 때라는 것.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는 대덕연구단지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이를 반추해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논의 자리가 마련됐다.

대덕클럽(회장 최영명·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장)은 29일 '대덕연구단지 40주년 어디로 가야 하나-대덕연구단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제33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은 강대임 한국표준연구원장의 주제 발표와 이규호 화학연 박사를 좌장으로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신용현 표준연 전문위원, 심재억 한국과학기자협회장, 용홍택 미래부 연구공동체정책관, 문창용 대전시 특구과장이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펼쳤다.

강 원장은 지난 40년간 연구단지 성과를 짚고 창조경제전진기지 대덕특구 육성 방안으로 ▲창업 활성화 및 사업화 촉진 ▲창조경제 생태계 지원체계 구축 ▲고품격 정주환경 조성을 들었다.

이를 성공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혁신주체별 역할분담 및 유기적 연계 ▲과학기술 문화 도시 조성 ▲노블레스 오블리제 실현하는 문화 조성 ▲출연연의 전문기술에 따른 클러스터 연계 ▲우수인력 인큐베이팅 역할 강화 ▲대덕의 영어공용타운화 ▲자가발전으로 매출 1조 성공벤처 육성 등 7가지를 제안했다.

강 원장은 출연연이 역할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출연연은 국가적 아젠다와 글로벌 이슈에 대한 토탈솔루션을 제공하고 공공인프라와 국가전략분야 연구를 수행하며 지속가능한 창조경제 구현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패널 발표가 이어졌다. 좌장을 맡은 이규호 박사는 "대덕연구단지의 위기는 곧 출연연의 위기다. 대덕의 성패 논란이 있긴 하지만 대덕은 성공한 곳"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국가 발전과 미래 대응을 위해 출연연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협력할지 중지를 모아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토론의 서두를 열었다.

첫번째 발표에 나선 김철환 이사장은 대덕의 실리콘밸리화를 위해 영어와 달러 사용을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대덕연구단지에 투자를 했지만 아웃풋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창업은 기술집적지 대덕이 아닌 서울에서 이뤄지고 있고 연구원 창업자들은 연구계획서는 잘 쓰지만 사업계획서는 못쓰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말하며 "대덕이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나 절대 실리콘밸리처럼 성공할 수없다. 왜냐하면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달러가 통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구진흥재단이 앞장서서 잠재적 성장 기업의 젖줄이 돼주고 기술을 융합해 더 큰가치를 제공할 때 효율성도 높아지고 좋은 산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과학기자협회장은 대덕연구단지의 설립 목적과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른 큰 목표와 비전을 확립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심 회장은 "대덕의 위기라고 하는데 왜 개혁이 필요한지, 오류가 무엇인지 알고 시작해야 한다. 5년마다 바뀌는 정권과 정치에 휘둘리지 말고 큰 틀에서 지속가능한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면서 "대덕이 실리콘밸리를 따라 잡을 수 있을만큼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도 반성을 해봐야 한다. 지향점을 정확히 하고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강화 등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덕의 인적 수급원이 KAIST와 충남대 학생만으로는 안된다. 출연연간의 융합도 담장 허물고 세미나를 여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융복합의 개념을 좀더 플렉시블하고 광역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용현 전문위원은 정보교류를 위한 모임 활성화와 외국인을 위한 정주환경 조성, 대덕특구와 대전시의 커넥션 강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신 전문위원은 "대덕이 세계적인 클러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정주환경이 중요하다. 연구자들이 좋아하는 생활환경과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외국 우수인재들이 오고싶어 할 것"이라면서 "대덕에는 외국연구인력을 위한 지원기관이 없다. KAIST 학생들도 졸업하면 다 본국으로 돌아가버린다. 남아서 일할 수 있는 정주환경과 일자리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서울에서는 다양한 조찬모임이 열리고 있다. 대전은 조용하다. 대덕이 세계적 혁신클러스터가 되려면 국내에서도 달라야 한다. 특구진흥재단에서 모임의 주체가 되면 좋겠다"면서 "또 연구자들은 연구를 잘해서 내공을 쌓고 성과를 내야 파급효과도 커진다. 이를 위해 대덕의 인력운영도 선순환이 필요하고 지자체인 대전시와의 적극적인 커넥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용홍택 연구공동정책관은 "최형섭 장관의 회고록을 보면서 믿고 맡기는 정책과 현장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져야 한다는 철학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대덕특구에는 1300여개의 기업있다. 특구발전을 위한 씨앗이 마련된셈이다. 특구진흥재단이 창조경제 허브 역할을 하며 글로벌화, 브랜드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창용 특구과장은 2005년 특구출범 후 혁신클러스터로 도약하기 위한 주체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연구소, 기업, 학교 등 각각이 주체다. 실질적인 주체역할 기관이 없다"면서 "지난 40년간 대덕의 연구성과는 지역혁신시스템(RIS)보다는 국가혁신시스템(NIS)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역산업 육성관점에서 대덕이 혁신클러스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RIS 관점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 주제는 대덕의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방청석의 반응도 뜨거웠다. 중앙과 지방의 긴밀한 협의, 출연연과 지역의 연계 필요성도 대두됐다.

한 참석자는 "그동안 한국의 과학기술은 국가발전에만 치중돼 있는데 지역발전에도 기여해야한다"면서 "DGIST는 설립부터 지역발전 역할이 명시돼 있는데 KAIST는 그런 지역적 명시가 없다. 특구가 광주, 대구로 확대됐으니 특구진흥재단이 지역발전역할을 주요하게 고려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성을경 충남대 교수도 지역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성 교수는 "대덕연구단지는 40년동안 많은 성과를 냈지만 국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미래 40년은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혁신클러스터 성공을 위해 지역연계는 필수"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대덕클럽 회원 이외에도 대학 교수, 기업인, 연구원, 학생 등 대덕연구단지에 관심을 가진 구성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영명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은 특별하게 패널이 많다. 박근혜정부 출범으로 과학기술이 창조경제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과학벨트와 연계해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발전하기 위해 올바른 발전 방향을 확립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오후9시 예정된 시간 넘어서까지 토론이 이어져 미래를 준비하는 대덕연구단지의 고민의 깊이를 가늠하게 했다. 포럼 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날 포럼은 오후9시 예정된 시간 넘어서까지 토론이 이어져 미래를 준비하는 대덕연구단지의 고민의 깊이를 가늠하게 했다. 포럼 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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