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연구회 통합추진 본격화…'지원형 업무' 강화에 초점
산업부·산업연구회 반대 고수…입법 위해 부처의견 조율 관건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가 내년 초 통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가 내년 초 통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초기술연구회(이사장 김건)와 산업기술연구회(이사장 장호남)의 통합이 이르면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미래부는 통합될 단일연구회를 '과학기술연구회'로 명명하고,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마련 등 출범 준비를 진행 중이다.

기초·산업연구회의 통합 문제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7월 대표 발의한 산업 및 기초분야 양대 연구회를 '과학기술연구회' 하나로 통합하는 출연법 개정안을 발의하고부터였다. 

새정부 출범 이후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이관된 상황에서 내부 규정이 다른 두 개 연구회의 통합 필요성은 자주 제기돼 왔었다. 더군다나 연구회 조직과 인원의 대부분이 예산심의와 평가, 사업관리 등에 치중해 있어 실질적인 출연연 지원 임무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새로 출범하게 될 과학기술연구회는 출연연의 관리보다 지원 임무에 방점이 찍힐 계획이다. 향후 통합연구회는 출연연 발전방향을 기획하고 협동연구 활성화를 위한 기술교류사업 지원, 공동 TLO 운영 등의 지원형 업무를 중점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업무 인계인수 등을 위해 과학기술연구회 설립위원회와 양 연구회 중심의 공동 태스크포스(TF) 등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미래부의 청사진과는 달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기술연구회는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부는 '출연연의 독립성 침해 우려'를 이유로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 기준이 단일화 된다면 각 출연연의 독립성은 침해당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수평통합보다 정부와 산업간 수직적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산업연구회 역시 산업을 위한 연구 그룹은 기초를 위한 연구 그룹과 달리 그룹지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부처 이기주의가 쉽게 정리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출연연 개편 법안이 부처 의견 조율없이 '의원입법'으로 추진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의견 조율은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 미래부의 전략이 중요할 때다"고 말했다.

한편 민 의원이 한국과총을 통해 과학기술인 473명을 대상으로 연구회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301명(64%)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의 이유로는 25개 출연연간 협력·소통 환경조성을 꼽았다. 단일화 반대 의견으로는 두 연구회의 차별·육성에 대한 이견이 대부분이었다.

연구회는 1999년 출연연의 자율·책임 경영과 업무 통합관리를 위해 출범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출연연 관할부처가 2개로 나눠지면서 연구회도 분리됐지만 다시 미래부로 일원화되면서 통합이 추진돼 왔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