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트렉아이, 일본 현지에서 자체개발 장비로 방사선량 첫 정밀분석
"도쿄 시내 방사성핵종 검출…후쿠시마 시내는 방사선량 감소 확인"

쎄트렉아이가 지난 9월 일본 현지에서 직접 방사선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쎄트렉아이가 지난 9월 일본 현지에서 직접 방사선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대덕연구개발특구내 벤처기업이 자체개발한 방사선 감시 및 계측장비를 활용해 일본 현지의 방사선측정을 실시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에서도 방사능 공포가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나 민간에서 일본 현지의 방사선량과 방사능 핵종을 직접 측정하고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업체가 현지 방사선 측정에 사용된 장비는 국내 방사선 감시 및 계측 시설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향후 후쿠시마 원전과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국내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12일 인공위성 및 관련 시스템 개발업체인 쎄트렉아이에 따르면 2011년 7월과 지난 9월 두 차례에 걸쳐 일본 도쿄와 후쿠시마 시내에서 쎄트렉아이가 보유한 분광 분석장비를 이용해 방사선을 측정한 결과, 지난 9월 도쿄에서 인공 방사성핵종인 세슘(Cs 134, Cs 137)과 코발트(Co 60)가 검출됐다.

2011년 측정할 당시 도쿄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2년여 만에 다시 실시한 조사에서는 미약하지만 방사성 핵종이 확인됐다. 방사성 핵종은 자연상태에서는 검출되지 않고, 원자력 실험이나 사고시에만 검출되는 것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발생한 방사성 핵종이 일본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전으로부터 50㎞ 떨어진 후쿠시마 시내의 방사선량률은 2년 전보다 현저하게 낮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측정 지점별로 자연방사선 준위 보다 최대 5배에 달하는 등 여전히 방사선량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후쿠시마(위)와 도쿄 시내에서 측정한 인공방사선 스펙트럼.
일본 후쿠시마(위)와 도쿄 시내에서 측정한 인공방사선 스펙트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원전 현장이나 도쿄 등의 공간 감마에너지 스펙트럼은 전혀 발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일본 문부성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방사선량률을 고지하고 있지만, 전체 선량률만 공개할 뿐 어떤 방사성 핵종으로 구성돼 있는지 분광(스펙트럼)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총선량률이 높아지더라도 비가 온 뒤 자연적 현상에 의해 우라늄(U-238)만 높아지는 등 여러 가능성이 있어 원전 사고에 의한 영향인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방사선 계측을 요청했지만, 일본 정부가 거부하고 있어 현재 공식적인 일본 내 방사선 측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쎄트렉아이 관계자는 "일본 문부성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만을 통해 현지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현지 측정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자체 개발한 장비가 실제 사고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쎄트렉아이는 지난 2011년 7월 후쿠시마와 이곳으로 이동하는 경로에서 방사선 측정을 실시했으며 지난 9월에는 도쿄에서 후쿠시마로 이동하는 경로와 후쿠시마 시내, 도쿄 시내에서 2차 탐사를 실시했다. 

이번 측정은 이 업체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기술이전을 통해 만들어진 방사선 감시장비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장비는 국내 원전과 지자체는 물론 해외에 수출돼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두 차례에 걸쳐 현지에서 측정한 '일본 방사선 현장 탐사 보고서'를 이날 홈페이지에 올렸으며, 연구목적에 한해 공개할 예정이다.

쎄트렉아이 관계자는 "측정된 자료를 면밀하게 계산하고 분석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방사성 물질이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도 반감기가 긴 Cs-137 등이 검출되고 있는 만큼 후쿠시마 사고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쎄트렉아이가 일본 현지에서 측정한 자료를 국내에서 취합, 분석하는 탐사경로 모식도.
쎄트렉아이가 일본 현지에서 측정한 자료를 국내에서 취합, 분석하는 탐사경로 모식도.

일본에서 방사선측정에 사용된 쎄트렉아이의 방사선 감시 및 계측장비
일본에서 방사선측정에 사용된 쎄트렉아이의 방사선 감시 및 계측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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