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인주 대덕대학교 교수

'Koreans are coming'. 1980년대 미국 시사주간지 Time이 커버스토리에서 기적이라고 이야기한 한국경제의 고성장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 것인가? 안타깝지만 아마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1998년 IMF 관리의 혹한기 이후 한국은 성장 없는 고경쟁, 고비용 시대로 진입한지 오래지만, 경영경제 패러다임은 아직 변하지 않고 구습을 답습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공공부문이 그렇다. 혁신, 변화의 구호가 난무 하였지만, 전반적으로 침체된 경제상황은 선진국 문지방을 못 넘고 주춤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사회는 아직 질적·양적 성장을 더 하여야 한다. 그리고 나서 분배이어야 한다. 분배주의, 평등주의, 무차별주의가 기업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고 관심을 흐리고 있다. 성장은 변화와 혁신으로부터 온다. 인더스트리 위크(2003.3)자료에 의하면 '뒷짐지고 앉아서 경기가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바람직한 경영자세가 아니다. 불황기에는 무엇보다 혁신에 전력 투구하는 기업이 종국에는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라는 말이 요즘의 한국기업에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피터 드러커는 '20세기는 생산성혁명의 시대이고, 21세기는 경영혁명의 시대이다'라고 하면서, 혁신을 선택이 아닌 생존전략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품질혁명의 창시자 조셉 주란은 생존과 번영을 위한 두 가지 조건으로 관리(Control)와 혁신(Breakthrough)을 들었다. 관리란 좋지 못한 변화를 방지하는 것이고, 혁신이란 좋은 변화를 창조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새로운 변화, 새로운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으로 고객만족경영(CSM), 인적자원개발(HRD), 혁신의 비전 공유 세 축에서 제언하고자 한다.

◆학습하는 HRD조직을 만들어라 - 그리고 지식경영에 기반하라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에서 일상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조직 전체가 하나의 학습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의 환경을 통해 기업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암묵지 또는 경험지 등이 형식지로서 공유될 때 지식 기반 경영이 가능하다.

지식경영(KM)은 소위 산업사회와 다른 의미에서 지식사회를 실천하는 핵심과제이다. 일본의 노나카(Nonaka)는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지식경영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공부하지 않는 조직은 망하게 되어 있다. 기계의 가동률만 생각하고 사람의 가동률을 생각하지 않는 조직은 생명을 연장할 수 없다. 교육훈련은 사람의 가동률을 과학적으로 높이려는 작업이다. 학습을 통해 구성원이, 기업이 스스로 생존하는 비법을 발견해야 한다.

모든 부분에서 공급초과인 한국사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습을 통한 지식경영에 의존하여야 한다. 스스로 학습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HRD(인적자원개발)의 결과를 시스템적으로 인적자원관리(HRM)에 연계 시키는 것이다.

인사관리의 기본은 학습의 결과와 성과에 기반하여야 한다. HRD와 HRM을 상호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 놓으면, 조직은 투명해지고 자기개발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인사가 만사인데, 많은 중소기업이 인사관리에서 불만요소, 비능률요소를 만들고 있다. 과거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예외를 스스로 인정하고 포기하였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중소기업도 인적자원개발, 지식경영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고객만족(CS)경영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라

현대는 Customer(고객), Competition(경쟁), Change(변화)의 3C시대이다.

마이클 해머는 "기업의 존재 목적은 고객을 위한 가치창출에 있고, 모든 경영활동은 최종고객을 지향하는 하나의 프로세스로 인식되어야한다"라고 언급하였다.

요즘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 자체를 구매한다. 고객의 기대 가치는 점점 상승하기 때문에 만족도지수(CSI)는 하향할 수 밖에 없다.

어떤 기업에게 "당신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80%의 기업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그 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고객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고객이 동의하는 기업은 8% 에 불과하였다. 인식의 격차는 무려 72%이다. 기업과 고객의 동상이몽이다. 아직도 많은 부문에서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객중심, You-중심의 지혜, 역지사지가 필요하다. 인식의 갭(gap)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월 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의 "우리에겐 오직 한명의 상사만이 존재한다. 그 이름은 고객이다. 고객은 회장에서 말단까지 우리 모두를 해고할 수 있다"라는 명언을 다시 되새겨 볼 때이다.

고객만족 서비스경영에서 실패한 기업이 성공할 수는 없다. 현대에는 의사도 변호사도 고객서비스를 배우고, 대화법을 배우는 그런 시대에 놓여있다.

한가지 기술이나 지식만을 가지고 승부하는 시대에서, 다양한 분야, 소위 융합적 기술과 경험이 어울어지는 지식과 태도 스킬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 소위 결정적 순간(진실의 순간: MOT)을 분석하고 관리하고, 이성적 품질과 함께 감성적 품질도 고양시켜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전략적 비전, 미션, 가치를 수립하고 공유하라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중소기업을 방문해서 얻은 결론은, 중장기 발전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성장 발전을 원하는데 계획서(plan)는 없는 것. 다만 당해년도 업무계획 또는 사업계획만 가지고 있다.

올 한 해만 보고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목표가 없이 사업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비전, 미션, 경영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션, 비전이 있어야 중장기 발전 전략이 있다. 미션은 '기업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실천적 대답, 사회적 사명이다.

비전은 미래에 이루고 싶은 조직의 목표이다. 설령, 미션, 비전, 신조, 슬로건, 핵심 가치 등에 대한 미묘한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해도, 이런 것들이 조직 구성원이 가치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동체 의식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의 핵심가치(core value)는 무엇인지. 나아가 고객은 어떤 가치를 구매하고자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가치경영(value-driven management)이다. 일본전산 사장 나가노리 시게노부는 "능력의 차이는 5배, 의식의 차이는 100배"라고 하지 않았나. 비전이 공유되고 가치가 공유될 때 한국인은 엄청난 힘(시너지)을 발휘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TPM -  마케팅에 집중하라

중소기업이 사업적으로 성공하려면 TPM을 하여야 한다. Technology(기술개발), People(인적자원개발), Marketing(마케팅)이다. 그동안 한국의 중소기업은 위 세가지 영역에서 관심을 덜 가져왔다. 많은 부문에서 생산 중심의 경영을 해온 것이 일반적이 예이다.

연구개발, 기술개발 없이 생산성 향상만 가지고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인재를 발견 채용하고 개발하고 동기부여 시키는 노력 없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마케팅의 범위는 공공기관이거나, 병원이거나, 학교이거나, 지자체이거나 기업 막론하고 경쟁시대에 고객을 유치함으로서 생존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위기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서는 안된다. 특히 소기업의 경우는 신규고객보다는 기존고객 유지가 더욱 요구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장 기본적인 SWOT 분석과 시장세분화에 이은 목표시장 집중 공략, 4P 마케팅의 믹스 전략 등이 무엇보다 원칙이다. 마케팅 없는 연구개발과 생산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마케팅 기법에 미숙한 기업이라면 과감하게 아웃소싱하여야 한다. 현대는 고객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자본요소임을 인식하는 것이 마케팅의 시발점이다.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 신뢰 리더십의 해답이다

기업이란 한자어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이 함께 모여서(企), 일(業)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과거에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덜 한 생산중심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사람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경영의 출발점이 되어진 시대이다.

경영의 신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물건을 만들기 전에 사람을 만든다"고 하였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보다 어려운 과제가 휴먼웨어이다.

인간문제를 푸는 최선의 담은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이다. 인간을 다루는 스킬과 기술도 과학의 영역이다. 코칭 기법, MBTI, 에니어그램, 교류분석, 디스크 등 심리학, 조직행동론, 커뮤니케이션 이론 등 많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직원 또는 고객의 말을 어떻게 경청하고, 질문하고, 칭찬해서 지지와 격려를 하고 동기부여 하는지 선진기업은 부단히 학습하고 있다. 말통 조직 즉, 말이 통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회의 시간에 반대 의견이 난무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CEO가 경청하는 조직은 살아 있는 조직이다. 많은 기업이 코칭 기법(CEO코칭, 비즈니스코칭, 라이프 코칭 등)을 도입하고 교육하고 철학을 공유함으로써, 조직문화를 긍정적이고 신뢰가 넘쳐나는 조직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혁신 - 소프트웨어혁신과 휴먼웨어 혁신이 필요하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CEO는 자신의 책 '초일류로 가는 길'에서 경영의 정의를 "경영은 자원과 프로세스의 관리이며, 혁신의 연속"이라고 하였다. 부단한 혁신을 추구하는 것을 경영이라고 보았다.

제품 건물 사무실 등 물적 환경의 하드웨어 혁신, 사내의 제도 절차 프로세스 규정 등의 소프트웨어 혁신, 그리고 사람의 혁신이 휴먼웨어 혁신이다. 이 중 으뜸은 역시 사람의 혁신이고, 사람을 통해서 모든 혁신은 가능하다.

한국의 현대 기업이, 특히 대기업이 현재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까지는 피를 깎는 혁신을 통해서 만이 가능했다. 국내의 선진기업들은 그때 그때 세계적으로 등장했던 혁신기법과 경영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고유한 방식으로 이를 실천 도입 전파하여 탁월한 경영성과를 창출했다(삼성경제연구소, 2004.7).

혁신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상위 직급으로 올라 갈수록 업무에서 혁신, 개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진다. 업무가 곧 혁신이고 개선이다. 개선업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경영혁신 운동 또는 활동은 끊임없이 외부의 검증된 혁신 방법을 차용하였다.

한국의 선진기업들은 그동안 QC/QCM, TQC/TQM/TPM, ZD, CS, BPR, BM, ISO, 6SIGMA, BSC, ERP, KPI 등 도입을 통해 다양한 혁신활동을 하였다.

경영 혁신의 도구로서 활용한  결과,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이익을 창출하는 성과를 가져왔다. 정부의 지원만 기다리는 중소기업에서, 어려워진 국내외 환경의 탓으로만 돌리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경영 혁신활동에서 찾아야 한다.

◆결론-비전제시하고 인재발굴 및 양성에 몰두해야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곧 한국의 미래 발전 중심이자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자부심으로,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인재 발굴과 인재양성에 몰두하여야 한다.

신세대 사원의 헝그리정신 없음을 탓하기 전에, 중소기업의 꿈과 비전, 성장, 미래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과 함께 비전과 미션을 수립하고, 사내 도처에 게시하고,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조직에서, 지식경영을 추구하는 과감한 HR(인적자원) 부분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훈련 없이 조직이 성장하지 않고 고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인적자원관리(HRM)와 인적자원개발(HRD)은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고, 그럼으로써 비전과 꿈을 주는 가치경영의 인본주의적 제도로서 정착시켜야 한다.

중소기업이라도, 또는 중소 제조업이라도 고객의 관점을 지향하는 연구개발, 생산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객입장에서 배려되지 않은 제품이나 경영활동은 무의미해진 시대에 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종업원 또한 내부고객이다. 내부고객의 만족 없이 외부고객 만족 없다라는 명제는 중요한 의미이다. 벤처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마케팅 없이는,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마케팅은 소비자, 이용자, 수요자, 고객, 시장을 창조적으로 창출해 내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어떻게 경영 혁신 활동을 해 왔는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혁신은 구호로 할 수 없다.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해서 직원의 의식을 변화 시키고, 성과 기반(competency-based)의 경영을 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시스템이란 제도와 규정, 절차 등을 의미한다. 사람에 의해서 작위적으로 일관성 없는 경영관리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체계화된 내부 제도와 절차에 의해서 기업이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사람이 회사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시스템이 회사를 움직여 가도록 하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실시한 혁신운동을 동일하게 접목하기는 힘들더라도, 개념을 도입한다거나 비용을 줄여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또한 손쉬운 방법으로 학습조활동, 분임조활동, S-OJT(Structured On-The-Training, 체계적 현장직무훈련) 등을 공공기관의 지원으로 실시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 활발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 경제이익을 추구하는 목적성 법인 이전에 사람이 모인 집단이다. 사람은 칭찬과 지지와 격려를 통해 변화하고 발전한다. 못하는 면을 꾸짖어서 교정시키려 하기 보다, 잘 하는 면을 칭찬하면 못하는 부분까지 개선된다.

CEO의 할 일은 끊임없이 지지와 격려를 하고 칭찬거리를 찾는 일이다. 신뢰리더십은 이런 바탕에서 조성되고, 종업원만족도는 향상된다. 알아서 해주는 부하직원이 많은 기업의 CEO는 행복하다. 종업원은 CEO와 더불어 성장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서 인식되어야 한다.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이 기업을 움직입니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입이다'라는 말도 있다.

김인주 교수
김인주 교수
김인주교수는 한국항공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하였으며, 대한항공에서 영업운송 일반관리 분야 및 HR(인적자원)분야의 실무를 거쳤습니다. 기업에서 BPR, B/M. ISO, CS 혁신 TFT 활동을 하였으며, CS 강사양성 등 강의, 컨설팅, 평가를 수행하였습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산업인력공단의 BEST-HRD(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사업), S-OJT, 학습조직화 사업의 평가위원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대덕대학교 호텔관광서비스과에서 항공운송산업실무, 서비스경영 등 과목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사회활동으로 평송장학회 운영이사, 평송조찬회 회장으로서 지역사회를 위한 학습과 봉사 모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분야는 고객만족경영(CS)과 HRD의 개선을 통한 혁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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