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내부 융·복합 심포지엄' 개최…분야넘어 의견 교류
"광범위한 생명공학, 뭉치면 답 보인다"

생명연 바이오융복합연구소가 3일 오후 개최핸 '내부 융복합 심포지엄' 모습.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발표자가 강연하는 형식은 여타 학술대회와 유사하지만 연구분야를 막론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돼 상호 이해 증진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생명연 바이오융복합연구소가 3일 오후 개최핸 '내부 융복합 심포지엄' 모습.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발표자가 강연하는 형식은 여타 학술대회와 유사하지만 연구분야를 막론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돼 상호 이해 증진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출연연에 새로운 형태의 심포지엄이 등장했다. 과학자를 대상으로 한 학술대회와 세미나는 딱딱하기 마련. 하지만 이번 심포지엄은 전문지식보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상호 교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종의 '지식파티'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융복합연구소(소장 정봉현)는 3일 오후 2시 '내부 융복합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로는 어류가 2만9000종, 양서류 6000종, 조류 8600종, 포유류 4000종 가량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무척추동물은 100만종이 넘고 미생물은 그 종수를 추산할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생명공학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하지만 모든 생명체들은 생존을 지속하기 위해 먹고, 마시고, 느끼고, 소통한다. 생명체들의 이런 공통적인 행동양식을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와 융합연구를 찾자는 취지다.

'동물의 행동고찰' 부문에서는 김일문 박사와 유권 박사가 발표했다. 김문일 박사는 'Noes Knows'라는 언어유희를 써가며, 개와 쥐를 이용한 후각반응을 쉽고 재밌게 설명했고, 유권 박사는 '먹는 과정에서의 분자 매커니즘'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생명체의 의사소통 방법'에서는 류충민 박사와 오두병 박사가 발표자로 나서 각각 식물과 세포의 의사소통 방법과 생물학적 분석을 이야기했다. 오두병 박사는 특히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 경로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인류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동물이 돼지다. 돼지는 포유류와 조류독감 인자를 함께 같고 있어, 그 안에서 새로운 기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소개해 청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봉현 소장은 생명과학과 첨단 ICT를 융합한 '바이러스 사전 감지·퇴치 시스템'을 새로운 융복합연구 과제로 제안했고, 김하성 박사는 최근 환경 및 자원고갈과 맞물려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바이오화학연구 트렌드와 가능성 등을 발표했다.

심포지엄에서 발표가 진행되는 모습은 여타 학술대회 등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 연구분야에 대한 이야기보다 각 분야별 개괄적 소개와 공통점 모색이 주를 이루면서 청중들의 관심과 반응은 뜨거웠다. 즉석에서 공동연구 가능성을 제안하고 관련된 논의도 있었다.

3일 생명연 바이오융복합연구소가 개최한 '내부 융복합 심포지엄'. 딱딱한 학술대회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 증진과 소통을 목표로 열린 만큼 지식파티처럼 시종일관 재미있게 진행됐다.
3일 생명연 바이오융복합연구소가 개최한 '내부 융복합 심포지엄'. 딱딱한 학술대회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 증진과 소통을 목표로 열린 만큼 지식파티처럼 시종일관 재미있게 진행됐다.
정흥채 박사는 "미생물을 전공하다보니 동물과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고, 폭넓게 접근하기도 힘들었다"며 "오늘 생물종을 뛰어 넘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종이 다르더라도 물질 매커니즘이 상당부분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향후 연구에 있어 기존 다른 분야 연구결과의 활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훈 박사는 "식물이 말을 알아듣고 냄새를 맡는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다는 것이 재밌었다"면서 "매일 같은 분야 사람하고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각의 한정을 느꼈다. 좀더 유연한 사고와 시야를 갖게 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인턴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윤경석 박사는 "재밌었다.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동물과 식물, 미생물 등에 대한 디스커버리채널을 보는 느낌이었다"면서 "여러 분야가 만나는 것이 새로운 생각이 움트고 혁신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제 발표에 이어 교류의 장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다과와 음료 등을 나누며 각각의 연구분야와 주제를 이야기하며 공동연구 가능성을 모색했다. 또 장기자랑과 동물·식물·미생물·바이오화학 등 각 연구분야별 퀴즈 등을 통해 다른 분야를 이해하기 위해 한 발 다가섰다.

정봉현 소장은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해도 대부분 외부 기관과의 협업에 집중되고 내부에서의 소통과 융합에는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생명체는 범위가 넓고, 종이 틀려지면 전혀 다른 학문이 된다. 바로 옆에 있더라도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듣는 것들이 많았던 이유"라고 내부 융복합 심포지엄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정 소장은 이어 "생명연구는 화학·물리 등 다른 분야는 물론 동물·식물·미생물 등 다른 연구팀과 하나의 팀으로 일할 때 공동연구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젊은 과학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내부적인 상호 융합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실질적인 소통과 융복합 연구를 도출하고 나아가서는 타 출연연과도 협력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3일 생명연 바이오융복합연구소가 개최한 심포지엄.
3일 생명연 바이오융복합연구소가 개최한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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