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첫 감염자 발생 이후 45명 사망…치사율 33%
"H7N9형 AI 감염된 닭 육안 확인 원인증상 없어" 연구결과 발표

중국에서 발생해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는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의 인체 전염원이 '닭'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충남대(총장 정상철)는 서상희 교수 연구팀이 그동안 H7N9형 AI의 인체 전염원으로 주목된 '닭'이 아닐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 바이러스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Virology' 1월호 온라인으로 발행됐다고 15일 밝혔다.

H7N9형 AI는 지난해 2월 19일 중국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공식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자 기준으로 137명이 감염돼 45명 사망하는 등 약 32.8%의 높은 치사율을 보였다. 

더욱이 10월 이후 중국에서 10명 이상의 추가 환자가 발생하는 등 다시 감염환자가 늘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H7N9형 AI 감염된 사람들이 가금과 접촉한 사례가 있어 가금시장의 '닭'이 주요 전염원으로 추정돼 왔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신종 H7N9형 AI로 감염된 닭은 육안으로 확인될 수 있는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감염된 닭은 H7N9형 AI 감염 후 기관지로 2일, 변으로 1일 등 짧은 기간 동안 바이러스를 방출했으며 방출 바이러스도 소량이었다.

H7N9형 AI로 감염한 닭과 감염하지 않은 닭을 혼합 사육했을 때 H7N9형 AI는 감염하지 않은 닭으로 점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H7N9형 AI로 감염한 닭과 감염하지 않은 족제비를 5cm 가량 거리를 두고 공기 전염 가능성 실험을 수행했을 때, H7N9형 AI는 족제비로 전염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교 실험을 위해 한국 및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닭에 감염하고 있는 H9N2형 AI를 이용했다. H9N2형 AI 감염된 닭은 약 18.7%의 치사율을 보였다"며 "H9N2형 AI 감염된 닭은 기관지와 변으로 8일간 바이러스를 방출, 방출된 바이러스는 H7N9형 AI 보다 200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H9N2형 AI 감염한 닭과 감염하지 않은 닭을 혼합 사육했을 때 감염하지 않은 닭으로 잘 전염했다"며 "하지만 H9N2형 AI도 감염한 닭에서 족제비로의 공기전파는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족제비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 시 사람과 비슷한 임상증상을 보이기에 신종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으로의 전염성 가능성을 연구할 때 국제적으로 주로 사용하는 동물이다.
 
서 교수는 "신종 H7N9형 AI는 사람에게 30% 이상의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맹독성의 바이러스이다. 현재 까지 사람 간에 공기를 통하여 효과적으로 전파되고 있지는 않지만, 계속 사람에게 감염하고 있어 변종바이러스 출현에 의한 대유행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라고 밝혔다.

이어 "신종 H7N9형 AI가 철새를 통해 국내 닭에 유입될 가능성보다 사람에 의해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에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상희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4월 28일 세계보건기구(WHO) 공식협력기관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USA)로부터 신종 H7N9형 AI 샘플을 넘겨받아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치료법 및 병원성규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용어설명

▲H9N2형 AI=주로 닭에 감염하며 사람에게 잘 감염하지 않고, 감염 시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하지 않는다. 중국 신종 H7N9형 AI의 8개 유전자 중에서 2개 유전자 (HA, NA)를 제외한 6개 유전자 (PB2, PB1, PA, NP, M, NS)는 중국의 닭에 존재하는 H9N2형 AI로부터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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