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雜求, '아이디어 창업 성공과 실패' 주제 세번째 모임
박진하 대표 실패 경험 가감없이 공유, 참가자들 호응 높아

대덕잡구는 16일 오후7시 시즌2 세번째 모임을 가졌다. 사진은 박진하 대표의 창업실패 경험 소개 후 토론시간.
대덕잡구는 16일 오후7시 시즌2 세번째 모임을 가졌다. 사진은 박진하 대표의 창업실패 경험 소개 후 토론시간.
"창업하는데 기술은 10가지 요소 중 하나입니다. 창업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기술이나 인프라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창업에 대한 에너지는 절대 빌릴 수가 없습니다. 자신과 사회, 국가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라면 한살이라도 어릴 때 창업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에너지가 많을 때 창업에 도전하세요."

창업 후 16년간 기업을 경영하면서 다양한 변수와 판단 착오로 인해 겪은 어려움과 실패 경험을 여과없이 전달한 박진하 건국산업 대표가 창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전한 조언이다.

창업은 아이디어, 기술, 경영, 재무 등 모든 분야의 융합으로 완성된다.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많은 이공계 출신들이 기술만 좋으면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으로 창업하고 결정한다. 그 결과는 참담한 창업실패로 이어진다.

대덕의 대표 커뮤니티 대덕雜求는 '아이디어 창업 성공과 실패'를 주제로 16일 오후 7시부터 KAIST 창조경제혁신센터 3층에서 시즌2 세번째 모임을 가졌다.

이번 모임은 대덕잡구의 올해 활동 방향인 TIPs(Technology, Idea, People) to Connect 중 아이디어에 관한 것으로 박진하 대표가 창업 후 선택의 기로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실패했던 경험을 가감없이 전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박진하 대표는 가스안전관련 제품으로 1998년 1월에 창업해 2000년 9월 벤처기업으로 지정 받을 정도로 나름 승승장구했다. 또 그의 제안으로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법제화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허를 가진 그는 곧 성공가도를 달릴 것처럼 보였다.

그는 "지금 내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앞선 제품들이 업계에서 인정을 받고 시장을 확보하기까지는 기술과 그만한 노력이 필요한데 그점을 생각하지 못했다. 기술의 우수성만 믿고 겸손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다보니 선택의 기로에서 신중하지 못했고 섣부른 판단을 하면서 끝없이 추락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런 원인은 외적인 것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내게 있고 스스로 바뀌어야만 하는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에 의하면 건국산업에서 개발한 에어로졸 캔 폭발방지장치, 휴대용 가스레인지 폭발방지장치, 가정용 가스레인지 폭발방지장치 등은 국내외에 특허를 내고 전시회에서도 높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기술 이전 기업을 잘못 선택하면서 양산화로 이어지지 못했고 제품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박 대표는 "당시 1, 2위 업체가 있었는데 순간의 이득만 생각해 1위 기업에게 기술을 넘겼다. 그러나 1위 업체는 시장탈환을 위한 노력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고 결국 우리 기술은 제품에 적용되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기술이전 시 기업 선택에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또 자금의 회전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개당 이득이 큰 기업을 선택하면서 긴 시간동안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았던 경험과 폭발방지장치를 법제화 하기 위한 간담회에 소비자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진행해 실패했던 사연을 소개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허 소송에서 겸손하지 못해 실패했던 경험도 털어놨다. 박 대표는 "기술만 좋으면 어떤 소송에서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술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더라도 겸손했어야 하는데 오만했다"면서 "그러나 그런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창업 실패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거기서 배울점을 찾았다면 창업 실패로 볼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대표는 "창업은 성공하기 어려운게 사실이고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50~60대에 창업하면 기술과 자금은 빌릴 수 있어도 부족한 에너지는 누구에게도 빌릴 수가 없다"면서 "에너지가 많을 때 창업해라. 실패해도 일어날 것을 생각하면 창업은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창업시 다양한 창업 경험을 가진 멘토를 두고 시물레이션을 해 봐라. 작은 기업에서 인턴으로 창업을 공부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하며 "이젠 회사도 손익의 변곡점을 넘어섰다. 퀄컴형 기업을 롤모델로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다. 또 창업후배들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다양한 경험을 전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밝혔다.

◆박진하 대표가 전하는 창업 성공 TIP

▲단기와 장기 계획을 세우고 분기점 계획 세우기 ▲창업 멘토 둘것 ▲창업 전 연습해보고 시물레이션 해보기 ▲자금은 차입보다 투자를 ▲정부 지원금 보다 시장 확인부터 ▲정책자금에 중독되지 말 것 ▲특허 권리 범위, 소송을 염두에 두고 작성 ▲전문분야 변리사 찾고 비용 아끼지 말 것 ▲출원 국가수에 욕심내지 말고 집중할 것 ▲출원보다 유지 비용 염두에 두기.

한편 대덕잡구는 대덕에서 아이디어, 사람, 기술 등 온갖 잡다한 것을 구할 수 있는 모임을 표방한다. 시즌 두번째를 맞는 대덕잡구의 올해 활동 방향은 TIPs(Technology, Idea, People) to Connect다. 시즌2는 지난 5월 19일 첫모임을 시작으로 6월 16일 '아이디어 창업 성공과 실패', 6월 30일 '리더십과 미래 인재상'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7월 14일에는 '사람 그리고 대덕잡구'를 주제로 상반기 마지막 모임이 열린다.

특히 대덕잡구는 올해부터 카이트창업가재단과 협력해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이나 스타트업의 창업을 직접 지원하고 있어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나 예비창업자는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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