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카메라 핵심기술로 수입의존 군사·의료장비 국산화 선도
비냉각형검출기 개발로 제2의 날개 "민간영역 시장 확대할 것"

아이쓰리시스템을 찾은 대상협 회원사 대표들이 적외선 센서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수현 기자>
아이쓰리시스템을 찾은 대상협 회원사 대표들이 적외선 센서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수현 기자>

컴퓨터와 인터넷이 당초 군사 목적으로 개발된 것처럼 전 세계적인 부단한 군사기술 혁신은 민수용 과학기술 발전을 이끄는 강력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무기체계 개발은 몇 년에 걸친 긴 시간과 수많은 인력, 그리고 다양한 요소기술의 집합체로 민간경제에도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정부 주도 군사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데 국산전차와 자주포, 유도무기, 항공기 등 이미 일선에 배치된 육해공 첨단무기체계를 비롯해 향후 우리 군의 핵심전력이 될 다양한 미래기술을 연구 중이다. 국방과학연구소와 인접한 대전시가 전략적으로 국방벤처를 육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9월말 대전상장법인협의회 정기모임이 대덕벤처 아이쓰리시스템(대표 정 한)에서 열렸다. 아이쓰리시스템은 대전시가 꿈꾸는 국방벤처기업의 전형적인 롤모델이라 할 만하다. 10년 전 매출액 20여 억 원, 직원 수 20여 명에 불과했던 아이쓰리시스템은 2014년 현재 그 열 배인 200억 원대 매출과 200여 명의 근로자를 고용한 대전의 대표 국방벤처로 성장했다. 내년 중 코스닥 상장도 유력하다.

'아이쓰리(I3)'라는 이름의 세 단어 인텔리전트(Intelligent), 이미지(Image), 인포메이션(Information)이 가리키듯 이 회사의 핵심사업영역은 적외선 센서 기술이다. 적외선 센서는 열영상장비 또는 열영상탐지기(TOD, Thermal Observation Device)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이다. 생물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각각의 고유한 온도에 따라 적외선 형식으로 방출되는 복사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TOD는 이 적외선 영역의 에너지를 눈에 보이는 영상으로 변환시켜주는데, 적외선 센서가 바로 가시광선이 아닌 적외선을 검출하는 열영상장비의 핵심부품이다. 적외선 센서는 빛이 전혀 없는 캄캄한 밤이나 안개가 낀 상태에서도 사람과 물체의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정 한 대표가 적외선 센서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조수현 기자>
정 한 대표가 적외선 센서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조수현 기자>

 

1998년 창업 당시 이 분야의 국내 박사학위 소지자는 9명 정도였다. 그 중 5명이 아이쓰리시스템에 모였다. 적외선 센서 분야는 비교적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소수의 국가만 자체개발에 성공해 국제시장을 분점하고 있던 상황으로 후발주자가 뛰어들기에는 위험부담이 컸다. 아이쓰리시스템은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적외선 센서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 선진국의 전략물자로 묶여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국방기술 국산화와 외화절감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아이쓰리시스템이 개발한 냉각형 적외선 센서는 현재 군에서 전력화된 관측장비와 유도무기 등에 적용 중이다. 나로과학위성에 탑재된 적외선카메라도 아이쓰리시스템 기술을 사용했다.

냉각형 적외선 센서 개발에 이어 2009년에는 비냉각형 적외선 검출기 개발에도 성공한다. 정 한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냉각형 적외선 검출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 나라, 비냉각형 검출기는 4개국에 불과하다.

기존 냉각형 방식은 가시거리 등 성능은 좋지만 영하 196도의 별도냉각기가 필요해 소형화에 한계가 있고 가격도 비싼 단점이 있었다. 반면 상온에서도 작동하는 비냉각형 적외선 검출기는 작게 만들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기술은 싸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비냉각형 적외선 검출기 개발로 군수와 우주항공을 비롯해 의료, 산업, 보안, 소방구조, 차량용 나이트비전 등 민수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냉각형에 이어 기술적으로 어려운 비냉각형까지 개발하며 한국 수출이 어려워진 외국 기업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견제와 매각 권유도 많다"며 "20년 가까이 한우물을 파온 것처럼 앞으로도 우직하게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센서 전문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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