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2014 과학꿈나무 오토마타 제작대회' 개최…더욱 강력해진 상상력 경연
대상에 서울 대영초 고예준 군…"완벽한 기계적 구동과 장래희망 스토리텔링"

"미래 법의학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저만의 장래 희망을 표현했습니다."

"'카카오이야기'라는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공정무역과 어린이 노동력 착취문제를 담고 싶었습니다."  

장래희망에서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기계장치에 자신만의 꿈과 희망을 담았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은 지난 15일 연구원에서 움직이는 기계장치 '오토마타'를 제작하면서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여주는 '2014 KIMM 과학꿈나무 기계제작대회'를 개최했다. 제주, 부산, 서울, 경기, 여수 등 전국 각지 학생과 학부모, 가족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오토마타(Automata)는 간단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의미한다. 톱니바퀴, 벨트 등의 원리와 유사하게 크랭크축, 캠을 만들고 스스로 움질일 수 있도록 제작하는 것이다. 기계장치와 창의성, 상상력이 결합된 예술활동이다.

이번 기계제작대회는 '기계와 놀이의 융합, 내가 만든 오토마타 장난감'이라는 주제로 전국의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17명의 예선참가자 중 본선에는 60명의 참가자들이 선정됐다. 

오전 9시. 이른 아침부터 가족 단위로 대회장을 찾은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긴장되면서도 설렘 가득한 표정이었다. 조편성을 위해 준비된 번호를 뽑고, 조를 배정 받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작년 대회 수상작들이 비치된 전시관을 보면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개회식 및 대회 안내를 들은 후, 각 조별로 본선대회장으로 이동했다.

예선을 통과한 60명의 학생들은 당일 현장에서 제공된 폼보드 등 기본 재료를 이용해 자신들이 기획하고 스케치한 내용들을 보면서 제한된 시간안에 제작했다.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약 150분에 걸쳐서 본선대회가 진행됐다.

본선대회에서 열심히 오토마타를 만들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본선대회에서 열심히 오토마타를 만들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발명진흥협회 양진수 과장이 대회시작 전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또 KAIST 학생들이 멘토로 참석해 학생들에게 재료사용법 안내, 드릴 사용 등 진행과정에서 도움을 주었다.

학생들은 당일 현장에서 제공된 폼보드 등 기본 재료와 장비, 미리 준비해 온 인형등을 활용해 기획하고 스케치한 내용들을 제한된 시간안에 제작했다.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약 150분에 걸쳐서 학생들의 '나만의 장난감 만들기'가 시작됐다.

대회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스티로폼을 자르고, 붙이고, 철사를 이어 붙이면서 다양하게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또 네임펜이나 색종이 등을 이용해 꾸미기도 했다. 콤파스를 돌리고 자로 재는 등 매우 정교한 제작 과정이 담겼다. 미리 준비해온 인형에는 조선시대왕부터 운동선수, 강아지 등까지 고유의 개성이 묻어있다.

심사위원들은 학생들의 아이디어 스케치와 작업과정을 지켜보면서 작품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고, 학생들의 기발한 생각에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마감시간이 다가오자 학생들이 분주해졌다.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몰두한 모습이다. 한 학생은 시간 안에 완성을 못할 것 같다며 초조해 하기도 했다. 제작 시간이 종료되자, 표정에는 안도감과 함께 안타까움이 스쳐 지나갔다.

본선 심사를 통해 15명의 예비 수상자에게는 자신의 오토마타에 대해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 과학꿈나무상 등 순위를 가리기 위한 치열한 결선 대회가 진행됐다. 학생들은 떨리면서도 담대하게 자신이 만든 오토마타를 심사위원 및 참가자들 앞에서 설명했다.

수상 명단에는 공정무역과 어린이 노동 착취를 담은 '카카오 농장이야기', 말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말들의 경주', 조선시대 임금님들이 후손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착안한 '조선시대 임금님의 식탁', 개에게 밥을 주면서 장난치는 모습을 재치있게 표현한 '먹을 때 건드리지 말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특히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심사위원으로 ▲신병천 기계연 부원장 ▲김영철 기계연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장 ▲이성휘 기계연 책임기술원 ▲김민수 특허청 사무관 ▲김태수 특허청 사무관 ▲구본철 KAIST 교수 ▲이석봉 대덕넷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신병천 기계연 부원장은 "작년에 비해 좋은 작품이 많아 심사하기 어려웠다"며 "공정심사를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심사 결과 영예의 대상은 서울 대영초등학교 6학년 고예준 학생이 수상했다.

고 군이 준비한 오토마타는 자신의 꿈인 법의학자를 표현했다. 법의학 드라마를 보면서 장래희망을 꿈꾸게 됐다는 그는 부검실에서 시신을 해부하는 해부실의 모습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표현했다.

신병천 기계연 부원장(좌)와 대상을 수상한 서울 대영초 고예준군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신병천 기계연 부원장(좌)와 대상을 수상한 서울 대영초 고예준군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금상-장재용(원주삼육초5), 최형준(부산명호초5), 석요한(남양주장승초6) ▲은상-주현빈(사상초5), 박준홍(명호초5), 김지우(구미초5), 곽민재(한솔초6) ▲동상-조은세(동광초5), 현진수(부천계남초5), 조규태(인천성지초5), 윤지원(대전하기초5) ▲과학꿈나무상-채지원(구성초6), 이준호(성룡초5), 김인구(대현초5) 등 대상을 포함해 총 15명의 학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대행사도 인기였다. 지식재산권 특강, 자기부상열차시승, 복화술 등이 진행됐다. 

자기부상열차를 처음 체험해본 김서영 씨는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되었다는게 뿌듯하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복화술 공연에서는 특히 아이, 부모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참석자들은 온가족이 즐기는 화합의 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천예준, 천준민 군의 학부모는 "작년에 형만 데리고 참가했었는데, 동생도 관심을 갖게 됐다"라며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교제의 시간이 되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정선화 학생은 "특허청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안내글을 보고 참석했다"며 "초등학교 6학년을 의미있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다. 중학생들에게도 이러한 대회가 있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임용택 기계연 원장은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 때문"이라며 "과학꿈나무들이 기계에 대해 친숙해지고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한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한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즐거운 복화술 공연을 보며 웃는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즐거운 복화술 공연을 보며 웃는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아래는 대상을 수상한 고예준 학생과의 인터뷰 전문.

대상을 수상한 서울 대영초 고예준 군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대상을 수상한 서울 대영초 고예준 군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참가 동기는 어떻게 되나요?
"학교선생님 추천으로 이 대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의 과학영재반에 있으면서 오토마타를 제작한 경험이 있습니다. 대회 내용이 흥미로워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토마타라고 하면 크랭크나 캠을 이용해 동작합니다. 저의 장래희망인 법의학자를 표현한다면 더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상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요?
"어릴 때부터 과학상자라는 실험 KIT를 좋아했던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기계 관련 각종 대회에서 상은 많이 받았습니다. 남들보다 독특한 생각을 가진 것이 수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오토마타라는 기계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중학교에 올라가는데, 과학상자대회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토마타에 대해 체험하는 의미 있는 대회입니다. 다음 대회 때도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함께 온 가족들과 이 순간을 즐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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