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탐사' 정치도구 전락?…여야 기싸움 최고조
15개 출연연 연구자들, 20일 국회 예결위 심사 '통과 기대'

달탐사선 임무 시나리오<그림=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달탐사선 임무 시나리오<그림=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국회에서 여야가 달탐사 예산 410억원을 놓고 샅바싸움 중이다. 정쟁 확대 조짐이다. 

2017년까지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해 달에 쏘아 올린다는 '달탐사 1단계 우주개발 프로젝트'가 마지막 국회 예산 심의만을 남겨 두고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야당은 정부의 '쪽지예산' 끼워넣기를 문제 삼으며 차기 대선을 앞둔 이벤트용이라고 예산 감액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여당에서는 우주개발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하루 속히 달탐사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의 예산 심의부터 여야가 달탐사를 놓고 삐걱거렸다. 미방위 소속 민병주·서상기·이군현·조해진 새누리당 의원과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은 미래창조과학부의 달탐사 예산 의견을 받아들인 반면 장병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야당 측은 전격 반대 입장을 보였다. 

애초에는 달탐사 사업 자체에 대해 보류하자는 야당의 입김이 거셌으나, 민병주 의원 등 여당에서 수차례 격론을 벌인 끝에 결국 미방위는 해당 예산을 정부안대로 410억원 그대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 넘겼다. 

미방위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예결위에서도 역시 이학래·박성호·심학봉·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등 6명의 의원이 달탐사 예산에 대해 증액 의견을 던졌으나,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야당에서 적극 반대기를 들고 나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0일 예정된 예결위 심사에서 최종 담판을 짓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회 예산 처리가 어떻게 결정될까 바라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은 달탐사 프로젝트를 준비할 현장 연구원들이다. 현장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내년부터 제대로 된 예산반영으로 탄력을 받게될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재식 미래부 우주정책과 사무관은 "달탐사 프로젝트는 많은 출연연들이 함께해 우주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국가적 연구과제"라며 "이번 예산이 통과되면 NASA와의 국제협력과 출연연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2017년 목표로 하고 있는 달탐사 핵심기술 확보가 분명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 달 궤도선 누가 개발하나?…15개 출연연·산업체·대학, 미국 NASA 참여
 

단계별 주요 추진내용과 개발방안<그림=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단계별 주요 추진내용과 개발방안<그림=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달탐사 프로젝트는 총 2단계로 나뉘어 추진된다. 
우선 이번에는 1단계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쳤으며 지난 9월 말 2017년까지 3년간 총 1978억원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2단계 사업은 달 궤도선·착륙선의 독자 제작과 한국형 발사체를 활용한 자력 발사가 핵심으로 총 5000여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미래부는 잠정 추산하고 있다. 

내년부터 2017년까지 추진되는 1단계 사업은 달탐사의 기술적 자력기반 확보를 목표로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달 궤도선·착륙선의 기본 설계와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 해외발사체로 달에 보낸다는 프로젝트다.

이 달탐사 프로젝트를 위해 이미 작년 10월 한구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1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뭉쳤다. '달탐사 출연연 협력협의회'를 결성해 융합연구과제를 수행 중에 있으며, 각 참여기관들은 달탐사 협력융합연구를 위해 연구소 자체 예산 73억원을 투입한 상태다. 

이번 국회 예산심의에서 410억원의 예산으로 최종 결론이 나게 되면 내년부터 달탐사 출연연 협력협의회가 본격 가동되면서 본격적인 연구개발 사업들이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항우연은 달탐사를 위해 지난 7월 NASA와 국제협력을 통한 유도항법제어 등 우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시험용 궤도선의 공동설계와 NASA 과학장비 탑재, 심우주통신 지상국 공동활용, 시험용 궤도선의 NASA 2018년 발사 착륙선의 통신선 활용 등이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달탐사 프로젝트를 위해 19일 NASA 연구진들이 한국을 찾는다. NASA 연구진은 미래부와 '달탐사 출연연 협력협의회'가 공동주최하는 '제5회 달탐사 심포지엄'에 참석해 자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다. 에임즈연구센터가 추진 중인 '달 자원 탐사 프로그램'과 태양계 가상 탐사 연구소의 연구현황, 달 탐사선의 우주인터넷 기술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심포지엄 후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간 달 탐사 협력 방안을 협의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20일부터 22일까지 3일 동안 제주도에서 시험용 달 궤도선 임무 활용을 위한 통신·시스템 설계와 관련한 'KARI-NASA 간 달 탐사 워킹그룹 대면 회의'를 추진한다. 

항우연 관계자는 "지난 9월 1차 달탐사 워킹그룹 대면 회의를 미국에서 진행한 바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통신과 우주비행체시스템 설계 분야 중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보고 그동안 각 기관에서 진행된 달 탐사 임무 관련 연구 내용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세계는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보고 우주대탐사의 꿈을 꾸며 나아가고 있는데 한국 우주개발은 정치싸움에 휘말리기 일쑤"라며 "국회를 비롯한 정부, 연구그룹 모두가 정쟁을 떠나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달탐사 부문별 연구개발 방안<표=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달탐사 부문별 연구개발 방안<표=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달탐사 한-NASA간 역할 분담<표=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달탐사 한-NASA간 역할 분담<표=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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