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까지 설계 완료…미래부 "시민 의견 수렴 검토"

엑스포과학공원에 들어설 도심형 사이언스파크의 모습은 어떨까?

작년 9월 IBS 본원 현상설계 공모에 당선된 삼우 컨소시엄은 현재 도심형 사이언스파크 형태로 IBS 설계를 추진 중이며, 올해 10월 목표로 밑그림을 완성지을 계획이다.

삼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공모과정에서 '클라우드 월드(연구자의 유토피아)' 컨셉의 도심형 사이언스파크를 제안한 바 있다. 클라우드 월드는 학문의 경계를 넘어 창의적으로 교류하는 연구공간, 연구·편의·휴식 공간이 조화를 이룬 융합공간, 연구원·시민 등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구성됐다. 지능형 빌딩시스템과 에너지 단계별 절감기술 등 첨단·스마트형 설계 기술이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도심형 사이언스파크형으로 건설될 IBS 조감도.<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도심형 사이언스파크형으로 건설될 IBS 조감도.<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홍순정 미래창조과학부 과학벨트기반조성팀 과장은 "현재 IBS 연구소 건물 설계에 대해 실제 사용자(연구자)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해 현상설계가 진행 중에 있다"며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수렴될 수 있도록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과장은 "외국의 도심형 사이언스파크들을 비롯해 스마트형 빌딩으로 건설된 네이버 등의 국내 건축사례들도 조사해 설계 단계에 반영할 것"이라며 "엑스포과학공원에 함께 조성될 사이언스콤플렉스센터와의 조율 문제가 있긴 하지만, 향후 특별한 문제가 없는한 2017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IBS와 함께 엑스포과학공원에 '사이언스 콤플렉스'가 건설된다. 지난 26일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는 신세계컨소시엄과 사이언스콤플렉스 민자 유치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는 올해부터 5000여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부지면적 4만7448㎡(1만4300여평), 연면적 29만㎡(8만8000평)에 과학체험·문화관람시설이 포함된 복합몰을 건립한다.

사이언스콤플렉스 조감도.<사진=대전시 제공>
사이언스콤플렉스 조감도.<사진=대전시 제공>

10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친 후, 연내  건축공사를 착공하고 2018년 12월에 준공 개관 예정이다. 사이언스콤플렉스의 랜드마크가 될 43층 규모의 복합몰에는 과거·미래체험관을 비롯해 쇼핑시설, 호텔, 힐링센터, 복합상영관, 옥상테마공원, 키즈파크, 워터랜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도심형 사이언스파크형으로 건설될 엑스포과학공원이 어떻게 재창조될지 과학기술계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도심형 사이언스파크 모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IBS가 설계 과정에서 참고할만한 세계적 도심형 사이언스파크로는 ▲독일 아들러스호프 ▲영국 프랜시스 크릭연구소 ▲미국 코넬대 뉴욕시티 테크 ▲미국 존스홉킨스 과학기술공원 ▲러시아 스콜코보 혁신센터 등을 꼽을 수 있다.

◆ 과학 + 비즈니스 + 미디어 통합…독일 아들러스호프

베를린 동남쪽에 위치한 독일 아들러스호프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도시계획 사례로 손꼽히는 도심형 사이언스파크다.

과학기술단지, 과학연구소, 미디어시티, 훔볼트대학연구소, 트레이드 및 서비스 지구 등 5개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 곳은 1990년 이후 정부 주도로 도시개발 계획에 따라 조성됐으나 기업들의 참여가 성공의 큰 관건이 됐다. 연구소와 대학, 기업의 산학협력 체계가 잘 이뤄져 시너지 효과가 나오면서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들러스호프의 위치: 베를린(회색표시) 동남쪽.<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아들러스호프의 위치: 베를린(회색표시) 동남쪽.<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아들러스호프는 현재 베를린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총 420만㎡ 면적에 훔볼트대학을 포함해 과학기술대학 6개, 연구기관 11개, 벤처기업 1000여 개가 입주해 있으며 근무인력이 약 1만5000명에 달한다.

아들러스호프는 베를린 미디어 산업 중심지로 미디어 단지에는 140여개의 미디어 기업들이 입주해 번성하고 있다. 이중 '스튜디어 G'는 유럽 최대 텔레비전 스튜디어 중 하나로 꼽힌다.

아들러스호프 외곽에는 주거단지가 조성돼 있다. 도시안의 도시라는 호칭에 맞게 거의 모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파트, 상점, 호텔, 레스토랑, 극장, 학교 등 337개 기반시설들이 사이언스파크를 둘러싸고 있다. 과학자와 기업가들이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우수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정부가 맞춤형 도시로 디자인한 덕분이다.

아들러스호프 배치도.<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아들러스호프 배치도.<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아들러스호프가 자리매김하기까지 베를린주 정부가 세운 유한회사 '비스타(WISTA)'의 역할이 컸다. 이 회사는 단지 운영을 총괄해 운영 계획을 세우고 투자유치, 기금관리, 협력환경 조성, 연구성과 산업화 등 다각적 측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994년에는 베를린혁신센터를 설립해 본격적인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창업활동을 장려, 독일 과학기술 창업 산실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들러스호프는 내년 인근에 베를린국제공항 개항을 앞두고 있어 유럽의 과학비즈니스 허브 자리를 꿈꾸고 있기도 하다.

◆ 과학자와 일반대중, 지역사회와의 소통 중점…영국 프랜시스 크릭연구소

런던 한복판 킹스크로스역 인근에 위치한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는 영국 과학계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대형 도심 연구소이다.

올해 완공 목표로 현재 런던 대영도서관과 유로스타 국제철도터미널 인근 부지에 건설중이다. 이 연구소가 완공되면 1500여명(지원인력 포함)이 함께 연구하는 유럽 최대의 바이오의료연구센터가 될 전망이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연구소 조감도.<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영국 프랜시스 크릭연구소 조감도.<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특히 크릭연구소는 과학자-대학-병원-기업을 잇는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 연계 강화를 위해 1000만 파운드를 투자해 연구소 건물 내 대규모 주민센터를 설립해 스포츠센터와 운동시설, 건겅검진 기능을 갖춰 지역주민 보건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규모의 교육훈련과 행사개최를 가능케 할 예정이며 일반 대중의 과학소양 교육에도 힘 쓸 예정이다.

과학자간 협력 뿐만 아니라 학계와 산업계, 공공부문의 경계를 허무는 상호협력을 장려한다.
현재 연구소 실험실 구성과 배치작업이 진행 중에 있으며, 연구인력 배치의 효율성 극대화, 연구설비 중복방지, 연구인력간 통합과 협력 촉진 등을 실현할 수 있는 실험실 배치 최적화를 꾀하고 있다. 층층마다 협업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으며, 과학자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대화를 나누며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1인 연구실을 아예 없앴다.

프랜시스 크릭연구소는 과학기술계와 일반대중, 지역사회와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의료부문 R&D의 세계적 중심지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낙후된 도심 사이언스파크로 재탄생…존스홉킨스 과학기술공원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 시내의 동북부 지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존스홉킨스 의대와 병원이 위치한 구시가지 지역으로, 빈공층이 주로 거주하고 높은 범죄율로 위험한 지역으로 악명을 떨쳐왔다.

이러한 낙후된 지역이 존스홉킨스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생명과학분야 연구역량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심형 사이언스파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메릴랜드 주정부와 볼티모어 시, 존스홉킨스 대학과 다수의 지역 단체들이 지역 재생을 위해 뜻을 모아 지난 2003년 주거환경 개선과 지역개발을 목적으로 EBDI(East Baltimore Development Inc.)를 설립해 과학기술공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존스홉킨스 과학기술공원은 현재 일부 연구소 건물이 완공된 상태이며, 주거용 시설과 교육지원시설, 녹지시설, 레저 및 쇼핑시설 등이 건설 중이다.

존스홉킨스 과학기술공원 내 Rangos Building 전경(좌) 및 2014년 완공될 메릴랜드공공보건연구소 건물 전경(우).<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존스홉킨스 과학기술공원 내 Rangos Building 전경(좌) 및 2014년 완공될 메릴랜드공공보건연구소 건물 전경(우).<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공원 내 공립 학교들은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가장 먼저 입학기회가 주어지며, 공원의 연구소와 대학·기업에 다니는 대학원생과 박사후 과정생의 자녀들에게도 입학 우선권이 부여된다. 또, 공원 내 메릴랜드공공보건연구소는 메릴랜드 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임상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시설과 역량이 갖췄다.

10억 달러가 투입되는 사이언스파크 조성 완료시 기존 존스홉킨스 의대와 병원을 중심으로 우수인재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주거환경 개선에 따른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뉴욕 중심에서 실리콘앨리 꿈꾼다…미국 코넬대 뉴욕시티 테크

뉴욕시는 코넬대와 이스라엘 테크니온대학을 중심으로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실리콘앨리(Silicon Alley)를 뉴욕시 중심부에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뉴욕시가 코넬대와 손을 잡은 배경도 관심을 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최첨단 기술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명문대학 캠퍼스 유치대회를 개최, 전세계 27개 명문대학들이 경합을 벌인 끝에 이스라엘 테크니온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코넬대가 최종 선정됐다. 

뉴욕시는 2017년 1차 완공 후 2037년까지 최종 완공을 목표로 4000여명 이상의 학생과 교직원이 일할 수 있는 최첨단 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조2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뉴욕시가 12만2000평의 토지와 1억 달러의 지원금을 대고, 코넬대 동문이 3억5000달러 기금을 출연했다.

코넬대 뉴욕시티 테크 조감도.<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코넬대 뉴욕시티 테크 조감도.<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코넬대 뉴욕시티 테크는 미디어, 헬스케어, 환경산업 3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지향하며, 최고의 과학기술 인재들을 유치해 뉴욕시와 연계한 새로운 산업 창출을 장려한다는 복안이다. 이 곳 학생들은 팀을 이뤄 협동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제 비즈니스에 관련된 기술적 도전 기회를 갖는다. 현직자들로부터 조언을 구하며 멘토십 관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구글, 퀄컴, 애들 등 IT기업들의 뉴욕사무소와 벤처캐피탈 종사자들이 멘토로 참여하는 산학협력 방식의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캠퍼스는 태양광과 지열 에너지로 자족하는 불규칙한 건물형태의 제로에너지 캠퍼스로 건립될 예정이다. 일반 건물과 비교할 때 30% 가량 에너지 효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전략적 벤처기업 육성…러시아 스콜코보 혁신단지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지역에 러시아판 실리콘밸리가 조성중이다. 러시아 역시 첨단기술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통한 국가 성장을 적극 모색하기 위해 스콜코보 혁신단지를 야심차게 건설하고 있다.

스콜코보 과학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5~7년 세제혜택과 규제완화, 이주정책 특혜 등이 제공된다. 이 과학단지는 현재 1000개에 이르는 첨단 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스콜코보 과학기술대학원과 개방형 인력양성기관이 문을 열고 운영 중에 있다.

정보통신과 우주과학·통신, 바이오의료, 에너지효율성, 핵기술 등 5개 클러스터를 구성해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고 혁신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을 위한 기술공원(테크노파크)과 지적재산권센터, 그리고 기술혁신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각종 지원시설들도 배치돼 있다.

테크노파크 내 'Ural' 비즈니스센터(좌)와 'Hypercube' 조감도(우)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테크노파크 내 'Ural' 비즈니스센터(좌)와 'Hypercube' 조감도(우)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스콜코보 혁신단지는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다. 지난 2011년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스콜코보 재단과 IT 기초과학 융합분야 연구협력 및 상용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한국연구재단이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연구재단 모스크바 사무소)를 통해 스콜코보 혁신단지 관련 주요 동향에 관한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우수한 인적자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도시가 새로운 창조경제의 성장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IBS도 생활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을 갖춘 도시에서 연구자와 기업인, 시민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소통하는 중심 공간이 되는 도심형 사이언스파크로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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