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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있지만 자본과 먼 대덕…"소프트뱅크가 투자"

대덕 출신 벤처인,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기술 좋으면 얼마든지 투자"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한국과학기술원) 등 대덕특구 기술 전문기업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투자활동에 나섰다.

KAIST 전자공학과 출신이 창업한 공연수요 예측플랫폼 회사에 투자를 결정했으며, 대덕특구 벤처기업 2곳과도 적극 미팅을 진행 중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과학기술 인력이 제일 많이 모여있는 대덕연구단지의 가능성 있는 기술을 사업화와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대덕이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대덕의 숨겨진 보물(기술)을 발굴하는 일은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가 맡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최근 이 이사를 영입해 대덕의 기술발굴과 투자 역할을 일임했다. 이 이사는 그래텍, 숨피, 엔써즈 등 벤처업계 회사를 두루 거치며 현장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이준표 이사는 "대덕단지에 좋은 기술들이 많지만 자본이 몰리는 서울과는 조금 떨어져있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대덕의 좋은 기술들을 발굴해 시장 및 해외진출을 돕고자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 KAIST 재학 중 창업 "대덕 가치 잘 알고있다"

이준표 이사는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초중고대학은 모두 대전에서 나왔다. KAIST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남달리 창업에 열망이 컸던 그는 2000년 KAIST 입학 후 인근 출연연과 벤처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조직과 연구프로젝트 수행과정을 배웠다. 2002년 재학 중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에빅사(Evixar)를 창업했다.

창업하는 과정에서 몇 번의 실패의 고배를 마셨고 대전이라는 지역상 특징으로 어려움도 겪었다. 서울은 서울만의 세상이 있어 외로웠고, 누구에게 창업에 대한 조언을 구해야할지 몰랐다. 주변에 좋은 기술이 많았지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지역사회 안에서만 맴도는 것이 아쉬웠다.

그 때 이 이사가 만난 것이 소프트뱅크벤처스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에빅사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대덕에 있는 기업으로서는 처음이었다. 이 이사는 투자를 통해 해외 제품 유통망을 구축, 순식간에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켰다. 이후 멀티미디어 인식 기술 전문 기업 엔써즈 창업에 합류할 때도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를 받았고 KT에 높은 가격에 매각했다.

쉼없이 달리기를 반복한 그는 '2015년은 조금 쉬어볼까'고민하던 중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러브콜을 받았다. 대덕의 훌륭한 기술들을 적극 발굴해 투자하자는 요청이었다. 대덕의 좋은 인재와 집약된 기술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좋은기회였다.

"대전 출신이라 대전을 보는 것은 아니다. 대덕밸리에는 많은 출연연과 연구진이 집적되어있는 만큼 회사가 만들어지기 좋은 곳이라고 본다. 나 역시 투자를 받아 성공한 케이스다.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성장시키는 것이 지역경제 발전과 고용창출로 이어지니 기술사업화는 국가발전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일이다. 자본과 많이 떨어져 실력이 있음에도 소외받았던 기업들이 우리를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자본, 좋은 아이디어·기술 자연스럽게 따라와…"기술중심 볼 것"

이 이사는 "대덕에 따로 배정된 투자규모는 없다"고 말했다. 좋은 기술과 벤처기업만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하겠다는 뜻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최근 잠재력이 큰 벤처를 육성할 목적으로 1200억 원의 펀드도 조성했다.

어떤 회사에 관심이 가장 많냐는 질문에 그는 "기술중심 회사"라고 답했다. 최근에는 IoT와 ICT, 신소재, 에너지 등에도 관심이 많지만 "아이디어가 좋아 산업화를 할 수 있다면 관심이 많이간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정기적으로 대전을 찾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지주회사에 연락해 기업들을 수소문하기도 하고, KAIST나 출연연 등 기술 중에서 산업화와 벤처화가 가능한 것들을 꾸준히 찾아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최근 KAIST 전자공학과 출신이 창업한 JJS미디어의 공연수요예측플랫폼에 투자를 결심했다. 이 플랫폼은 최근 한류열풍으로 케이팝 가수의 해외 공연요청이 많은 가운데 현지 팬들이 얼마나 콘서트에 올 의향이 있는지 조사하고 선결제를 통해 공연규모를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

엔터테인먼트에서는 관람객 규모에 맞게 리스크 없이 콘서트 준비를 할 수 있고, 관람객 입장에서도 케이팝 가수들을 현지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일석이조다. IT기술을 공연시장에 접목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직접 투자할 벤처를 찾기도 하지만 그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문을 두들겨주길 바랬다. 대전에 위치한 스타트업 KAIST(http://startup.kaist.ac.kr)에 문의를 하면 소프트뱅크벤처스 투자관련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해 놓았다. 

그는 "스타트업 KAIST의 여러 행사에 참석해 스타트업에 관심있는 분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서가 있다면 KAIST에 사업계획 통로가 있으니 적극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등 다양한 영업망을 구축해놓았다. 이를 기반으로 투자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가진 기반기술. 그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사업을 어떻게 만들고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법을 등을 조언해 줄 수는 있지만 기반기술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월드클래스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와 기술에는 자연스럽게 투자와 관심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업을 한 선배로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젊을 때 창업 하는 것이 좋지만 회사를 다니기 싫어 다른 대안으로 창업하는 것과 창업자체가 목표가 되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창업은 회사를 다니는 것 보다 훨씬 힘든 길이다. 회사 다니기 싫어 창업을 하거나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창업을 하면 안 되는 이유다. 또 창업은 젊을 때 하는 것이 좋지만 창업 자체가 목표가 되어선 안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창업을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무리 어려운 시기여도 "좋은 아이디어에는 자본이 따라올 것"이라며 "똑똑한 과학기술자들이 사는 동네인 만큼 대덕단지가 실리콘밸리와 같은 잘 사는 동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소프트뱅크그룹 한국 지주회사인 소프트뱅크코리아의 자회사로 2000년 설립됐다. 엔써즈·선데이토즈·인포마크·데브시스터즈 등 170여 개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등 초기 벤처 기업 투자에 집중하며, 걸출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시장을 직접 겨냥한 'SB팬아시아펀드'를 결성해 투자 저변을 넓혔으며, 최근에는 1200억 원 규모의 'SB글로벌스타펀드'를 통해 해외 투자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초 결성에 성공한 '미래창조 네이버-SB 스타트업 투자조합(270억 원)'을 통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전방위로 발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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