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대덕기술사업화포럼 창조경제세미나 25일 개최
"제조기반 기업, 특화된 하드웨어로 서비스 플랫폼 결합해야"

KAIST-대덕기술사업화포럼 창조경제세미나가 25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박성민 기자>
KAIST-대덕기술사업화포럼 창조경제세미나가 25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박성민 기자>

"한국의 제조업은 아직 과거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재부상하는 제조업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죠. 세계를 이끄는 새로운 기업들은 '하드웨어'와 '플랫폼'이 결합된 '뉴하드웨어' 전략으로 제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제조 현장의 혁신을 이끌어 갈 뉴하드웨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KAIST 이노베이션센터(소장 송락경)와 대덕기술사업화포럼은 25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주제로 KAIST-대덕기술사업화포럼 창조경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은 IoT, 웨어러블, 3D 프린터, 빅 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하드웨어가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창조경제 관련 산·학·연 관계자와 전문가 50여 명이 참가한 이번 포럼은 한국의 제조업 현장에서 혁신을 이끌어 갈 새로운 하드웨어 전략에 대한 이해와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대한민국은 중국·미국·일본·독일에 이어 전 세계 5위의 제조 강국이지만, 현재의 제조업 특히 중소제조업의 경쟁력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 이민화 이사장의 관측이다.

이 이사장은 제조업을 이끄는 기업들의 하드웨어와 플랫폼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전략을 설명하며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혁신을 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향을 설명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최근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급속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Angel List에 등록된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3494개로 지난해 대비 약 3배가량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0년 기준 소프트웨어 기업 대비 하드웨어 기업의 투자 추이도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서 하드웨어 기업을 이해하고 이들의 영역을 확대해 한국의 제조업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하드웨어 기업에게 필요한 조건으로 ▲하드웨어 IP(Intellectual Property·지적재산) ▲메타기술 ▲혁신생태계 등 3가지의 중심축 확보를 꼽았다.

이 이사장은 스타트업이 크게 하드웨어 차별화와 플랫폼의 차별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는 "과거 스타트업 기업들이 하드웨어 차별화는 고비용이었기 때문에 플랫폼 차별화를 선호해 왔다"며 "하지만 플랫폼 차별화는 포화상태가 됐고 이제는 낮은 비용으로 하드웨어 장벽을 구축할 수 있다. 하드웨어를 통한 플랫폼 차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 모델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애플은 아이폰, 애플워치 등의 하드웨어에 '앱 스토아'에서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다운받아 넣을 수 있는 차별화된 하드웨어를 제작했다. 앱 스토아의 서비스 플랫폼이 구축됐고 차별화된 하드웨어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수익이 창출된다.

이 이사장은 "애플 뿐만 아니라 고프로, 네스트 등의 기업에서도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특화된 하드웨어로 서비스 플랫폼을 결합한 수익모델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제는 하드웨어 IP와 비즈니스 모델 플랫폼이 결합된 '뉴하드웨어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러한 뉴하드시대는 O2O(Online to offline)가 일대일 대응돼 선순환할 때 하드웨어 기업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기업에서 하드웨어에 연결된 빅데이터를 가지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고객에게 맞는 맞춤·예측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기업의 가치를 확대시키는 요소인 메타기술을 설명하며 "메타기술이란 기술로 기술을 개발해 비용을 낮추는 기술"이라며 "기업의 가치는 제품의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기술의 3대 요소는 형상, 지능,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3D 프린터가 형상을 만든다면 빅데이터와 Open Source 하드웨어가 지능을 만들어 이를 결합해 소비자에게 서비스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이사장은 혁신생태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재부상하고 있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자기가 잘하는 분야'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이 달렸기 때문이다.

그는 "열린 생태계의 Open Source에서 나에게 부족한 분야를 충족시키면 된다"며 "이제는 스스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모든 것을 연구·개발하는 것이 아닌 오픈 소스를 통해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다. 열린 생태계와 더불어 활동하는 혁신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하드웨어 기업에 필요한 조건을 거듭 설명하며 "한국의 제조업은 세계 5위권이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고 있을뿐더러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전체 스타트업 중 4%밖에 안된다"며 "한국은 여전히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제조기반의 스타트업인 하드웨어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이민화 교수와 청중과의 질의응답. <출처=이민화 교수 페이스북 게시글>

Q : 메이커 교육과 관련해서 정부의 역할은?
"메이커스 페어는 미래부가 하고, 교육부에서 메이커스 교육을 포함시키기로 합의를 했다."

Q : 장소 문제는 어떻게 하는가?
"장비들의 규모가 소규모이므로 별 문제 안된다."

Q : 창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사흘 전에 북한하고 어떤 결과가 나올것인지를 예측하지만 잘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해야 한다. 지금 눈에 보이는 현재 가지고는 차별화가 안된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예측이다. STEPPER 기법, 시나리오 기법, 3차원 분석 기법 등이 있다. 두번째는 그 분야의 경쟁우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드웨어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 사람들은 이 하드웨어를 무슨 목적으로 쓰는지, 누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최적화 시킬지 그림이 보인다. 하드웨어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플랫폼을 만들지, SW를 만드는 사람은 IP 차별화를 어떻게 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

Q : 1달전에 상해에 가서 샤오미 샵도 가보고 텐센트 운영 카페 등에도 다녀오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들 중 하나가 우리가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이미 중국이 앞서간다는 것을 느꼈다. 다들 당혹감에 빠져 있다. 무엇을 예측할 수 있는게 아니고, 과연 경쟁력을 가지고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산업 정책을 입안하는 입장에서 이미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한다. 현 산업부 등이 좀 더 전향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게 봐서 제조업을 안고 갈 것인가 버릴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로는 제조업 정책은 없다. 한국이 제조업을 버리고 강국이 될 수 있을것이가를 생각해보면 어렵다. 한국의 전통적인 제조업으로는 미래가 없지만, 순수 소프트웨어 가지고도 사실 미래는 밝지 않다. 내수 성격이 강한 사업을 가지고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하드웨어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드웨어와 데이터 결합을 통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등 몇나라 안된다. 아직 늦지 않았음. 따라서 한국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은 제조혁신 정책이다. 스마트 팩토리 등. 다른 대안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Q : 중소기업, 특히 메이커 기업들을 통해 성장 동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정책이 필요하다. 집중을 통한 의사결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창조경제를 부르짓는데도 불구하고 적절한 정책에 대한 대안모색이 부족하다. 정부의 정책적 대안과 교수님이 하고 있는, 하실 수 있는 역할을 알려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창조경제를 놓고 보면 창조경제의 숙제는 8개가 있다고 적어놓았다. 먼저는 창업이 활성되어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통한 창업 활성화가 필요하다. 지난 3년간 중기청의 역할을 통해 창업 활성화가 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손잡고 나아가는 것이다. 오픈 플랫폼. 개방형 구조이다. 공정 거래와 경제 민주화가 필요하다. 실패를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정답 위주의 교육에서 문제 위주의 교육으로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는 창업 교육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의 역할은 책 쓰고 보고서 쓰고 강연하는 정도이다."

Q : 누가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상생 생태계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대기업이 자기가 살기 위해서 살아야 한다. 대기업은 제품 개선을 잘하지만 와해적 혁신은 어렵다. 따라서 대기업들은 위험하지만, 그 위협을 느끼는 것은 극소수이다. 만약 혁신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벤처기업들로부터 흡수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M&A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값주고 벤처를 사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국가 성장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날로 먹으려고 하는 것을 영업권 침해 등으로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M&A를 안하는 이유가 사람을 빼갈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대기업에게 중요한 역할이 있다."

Q : 고등학생들은 입시에 치이고, 대학생들은 취업에 치인다. 새로운 친구들의 벤처정신을 끌어올리기 위한 좋은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가?
"교육을 통해서 기업가정신과 벤처 정신이 생기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미국 아리조나 대학교에서 내린 결론이 있다. 기업가 정신을 가르쳤더니 창업이 3배 많아졌고, 연봉이 27% 많아졌다. 유럽에서도 여기에 더해서 취업이 2배로 많아졌다. 한국도 기업가정신 의무교육이 들어가게 되었다. 또한 이와 더해서 혁신의 안전망이 필요하다. 망해도 부담이 없다면 어떻게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창업해서 말아먹으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창업자 연대보증제를 해결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돈을 안빌리고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고, 창업 비용이 더 낮아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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