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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결까지 느끼도록"…촉감구별 로봇 개발

김민석 표준연 박사팀, 촉각정보 저장·구현 가능 로봇 세계최초 구현
의료용·화장품 효과 측정·위조품 판별 등 다용도 활용 가능

#사례1: 가정용 로봇이 보편화된 가까운 미래. 전직 금고털이범 프랭크는 건강 보좌 로봇을 선물 받는다. 사사건건 잔소리를 늘어놓는 로봇이 처음에는 못마땅했지만 점차 로봇에게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 손맛을 잃지 않기 위해 취미로 자물쇠를 따던 프랭크는 로봇이 자신의 전성기보다 빠른 속도로 열쇠를 따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로봇 앤 프랭크 영화 줄거리 中)

#사례2: 최근 어머니를 여읜 A씨는 생전 어머니의 촉각정보를 데이터로 저장한 로봇을 활용해 촉각재생장치에 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슬플 때마다 어머니의 손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많은 위안을 받고 있다.(가상 현실 中)

영화 속이나 상상에서만 가능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까? 촉각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저장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어 현실화에 한층 가까워졌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신용현)의 김민석 질량힘센터 박사팀은 인간만큼 정확하게 촉감을 구별하는 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김민석 표준연 박사팀이 개발한 촉각로봇 플랫폼. 국내·외에서 처음이며,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 촉각정보 DB화·저장…"추후 재생장치 통해 똑같은 촉감 구현가능해질 것"

표준연의 질량 힘센터 현장. 인공센서가 설치된 촉각 로봇 플랫폼과 각종 표면 샘플이 책상 위에 배치되어 있다. 샘플 중 하나를 촉각 로봇이 만지자마자 바로 옆 컴퓨터 모니터에서 거친 정도, 마찰력 등의 수치와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유사한 성질을 갖는 샘플의 예시도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표준연은 1990년대 말부터 감성공학 분야를 연구해 왔다. 인간을 닮은 로봇을 구현하고자 수행한 시각, 청각에 관한 연구는 크게 발전했으나, 촉각 정보의 판독과 구현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혔다. 

그런 가운데, 김 박사팀이 그동안의 축적된 연구를 기반으로 인간의 피부처럼 작동하는 로봇을 개발에 성공한 것.

개발된 로봇은 촉감 측정 분석·저장 장치에 가깝다. 로봇은 손가락 마디의 크기로 인간의 피부처럼 작동하는 인공 촉각센서와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촉각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저장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민석 표준연 박사.<사진=강민구 기자>
인간의 피부만큼 민감한 고성능 반도체 실리콘 기반 센서로 구현된 촉각센서는 사물을 만질 때 사람의 손처럼 재질에 따른 ▲거칠기 ▲마찰력 ▲온도 ▲강도 등 다양한 촉각정보를 수치화해서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할 수 있다.

연구팀이 섬유·나무·플라스틱 등 25여개 각기 다른 샘플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시험한 결과, 98%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보일 정도로 성능이 입증됐다.

인공 촉각센서 연구는 그동안 KAIST, UNIST를 비롯한 국내 대학과 미국, 일본 등의 해외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4가지 종류의 촉각정보를 수치화하고, 저장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의 경우에도 유체방식의 촉각센서를 이용해 촉감 구별 능력을 시연한 바 있으나, 마찰력까지 측정하는데는 실패했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김민석 박사는 "최근 국내·외에서 유사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4가지 측정정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하고, 파일로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측정된 DB는 마우스 등 촉각 재생장치를 통해 가상 질감 제공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재생장치에 출력해 똑같은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 휴머노이드 로봇·위조품 판별·화장품 효과 측정 등 활용 분야 무궁무진

촉각로봇은 향후 인공의수·위조품 감별 등 촉각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의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인공의수에 인공촉각센서를 부착해 실제 손보다 더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화장품을 선택할 경우에도, 센서를 활용해 화장품 사용 전과 후의 피부상태를 데이터화 하고 분석할 수 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좀더 많은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

일본의 '아시모' 로봇이나 KAIST '휴보' 등의 휴머노로이드 로봇의 경우, 아직까지는 이 센서를 접목하기위해서는 기술적 부분이 보완돼야 하는 상황. 또한, 정밀한 촉감 감지를 위해 더 많은 센서를 밀집시켜야 하는 것도 남은 과제로 꼽힌다. .

김 박사는 "인간의 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미세한 신호를 감지할 수 있어 개발한 로봇이 더 뛰어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센서를 더 조밀하게 배치해서 인간에 근접한 로봇을 개발하고, 다방면으로의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박사팀이 촉감구별 로봇을 구현하고 있는 모습.<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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