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진단·소재 분야 기업들 코스닥 시장 속속 진입
기술력 인정받으며 글로벌 제약사의 지원으로 연구개발 속도높여

한미약품이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대어를 낚어올리며 첨단 기술 중심의 대덕 바이오벤처에도 각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첨단기술 바이오 벤처만 2013년 기준 153개사. 정부출연기관과 민간연구소 출신 연구원들이 하나둘 창업에 나서며 대덕은 명실공히 바이오벤처 집적지로 불린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이들 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4477억원, 종사자는 3156명으로 최근 5년동안 전국 통계와 비교해 각 115%, 186%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앞으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펩트론, 제노포커스 등의 시가 총액이 1조원에 이른다. 또 신약, 진단, 소재 등 바이오 각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지속적인 R&D로 대덕벤처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바이오 벤처는 어렵다'는 통념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한미약품으로 주목받는 대덕특구내 바이오 벤처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신약바이오 벤처들, 후보물질 개발로 거대 제약사와 공동연구

알테오젠(대표 박순재),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대표 김용주), 파멥신(대표 유진산), 펩트론(최호일), 엔솔바이오사이언스(구 엔솔테크·대표 김해진), 인투셀(대표 박태교), 와이바이오로직스(대표 박영우) 등(순서없음).

대덕특구내 대표 신약벤처들이다. 이번 한미약품의 성공으로 가장 주목받는 대덕 바이오벤처는 알테오젠.

알테오젠은 박순재 대표와 아내인 정혜신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교수가 2008년 창업한 바이오 벤처. LG생명과학과 한화케미칼에서 바이오분야 업무를 맡았던 박 대표가 정 교수가 개발한 넥스피(nexP)에 주목하며 창업을 결심했다.

넥스피 속 물질이 바이오 의약품과 만나면 약 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어 의약품 투여횟수는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와 유사한 기술로 평가된다.

알테오젠은 항체약물접합(ADC) 원천기술도 확보 중이다. 이는 항암항체치료제에 암조직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항암약물 접합기술이다. 이러한 기술만으로 알테오젠은 지난해 매출액 76억원 규모를 달성하며 강소 바이오벤처로 이름을 올렸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06년 5월 LG생명과학의 신약연구소장인 김용주 대표를 비롯해 7인의 핵심인력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합성신약을 기반으로 항생제, 항응혈제, 항암제 3개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항체-약물 복합체(ADC)의 바이오 신약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 5월 코스닥 시장에 기술력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8월에는 중국 복성제약((Fosun Pharma)에 중국시장을 대상으로 허셉틴-ADC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미국, 유럽, 일본 등의 다수의 제약사와 기술이전과 공동연구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글로벌제약사 A사와 기술이전을 전제로 한 물질이전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시설을 통한 생산기능을 보유한 한불제약을 인수키로한 칸메드와 인수합병이 확정되며 신약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갖춘 토탈의약벤처로 거듭나고 있어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용주 대표는 "내년도 매출 목표가 200억원 전후로 의약품 사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R&D에 더 투자해 글로벌 신약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고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창출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파멥신은 국내 항체신약벤처 1호로 2008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재직중인 연구원들이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스핀-오프한 바이오 벤처. 대한민국 제약사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국산 항암 항체 신약 타니비루맵(tanibirumab)을 개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승인을 통해 국내 대학병원에서 임상 시험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2009년 글로벌투자기업 오비메드로부터 600만 달러(한화 72억원)을 투자 받는데 성공한다. 또 2012년 6월에는 서울시 글로벌 바이오메디컬 신성장동력투자펀드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노바티스벤처펀드, 동양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이중표적 항체치료제 기술을 해외제약기업 Triphase에 이전하고 기술선급료와 마일스톤에 따른 정액기술료, 그 외 판매수익에 따른 경상로열티(running royalty)를 받기로 했다. 또 올해 초 해외제약기업인 3SBio에 이중표적 항체치료제 기술을 이전하는 성과를 얻는 등 해외 곳곳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파멥신 역시 기술력 평가로 코스닥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유진산 대표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면역·항암치료제 시스템과 파이프라인 부문에 제시하는 비용도 크고 많이 찾고 있어 앞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펩트론은 소재 바이오이면서 신약벤처. 핵심 바이오 소재인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약효지속화 기술로 전립선암과 당뇨병, 파킨슨병, 말단비대증 등 다양한 질환의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사 최초제품인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치료제를 대웅제약과 공동개발해 약 1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펩트론은 대웅제약으로부터 매출액의 5%를 기술이전료로 받는다.

또 유한양행과 새로운 약효 지속성 펩타이드 당뇨병 치료제'PT 302'에 대한 기술이전을 체결하고 임상 2상, 3상 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치료제가 승인 받아 시장에 출시되면 매출에 따라 경상 로열티 등을 순차적으로 받게 된다. NIH와는 공동으로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추진 중이다.

LG화학출신인 최 대표를 중심으로 1997년에 창업한 펩트론은 기술력 평가로 올해 7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뛰어난 기술 중심의 바이오 벤처의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최 대표는 "펩트론의 약효지속성 기술은 현재 개발 중인 당뇨병, 말단 비대증, 항암제뿐 만 아니라 정신분열증, 치매, 알코올 중독증, 면역 억제제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적용이 가능해 향후 세계 의약품 시장 중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약물전달시스템 분야 경쟁에서 세계적인 선진 제약사들보다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2001년에 창업했다.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의 융합을 통해 빠르게 생물정보를 분석함으로써 바이오 신약물질 발굴에 성공했다.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2006년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2010년 국내 유명 제약회사인 유한양행과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융합기술 플랫폼 기술을 통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이 회사는 퇴행성디스크치료제 '브니엘 2000'을 개발, 유한양행이 'YH14618' 코드명으로 임상 2b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또 새로운 암 전이억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카리스 1000'으로 불리는 이 물질은 암 전이를 억제함과 동시에 항암 면역을 강화시켜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돼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관절염치료제·수퍼항생제 등 개발 중인 타깃 의약품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인투셀은 올해 4월 설립된 신생벤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 플랫폼 기술개발을 통해 신약개발에 나선 혁신신약연구 개발 바이오 기업으로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 대상이다.

와이 바이오로직스 역시 에이엔알티(ANRT)의 박영우 대표가 지난해 말 창업한 신생벤처. 2007년 창업한 ANRT는 항체신약 벤처로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로부터 3년간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 등 기술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와이 바이오로직스에서는 면역항암 분야 신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박영우 대표는 올해 7월 말 재직중이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신약개발과 기업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항암치료의 키워드가 표적에서 면역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와이 바이오로직스에서는 현재 추진중인 대기업과 공동연구로 면역항암 치료제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시장에 독점 공급나서는 분자 진단과 소재 중심 바이오 벤처

지노믹트리(대표 안성환), 파나진(대표 김성기),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대표 박희경), 바이오리더스(대표 성문희), 오비이랩(대표 정원선), 제노포커스(대표 김의중), 서울프로폴리스(대표 이승완) 등.

지노믹트리는 암 조기진단과 예후예측에 활용이 가능한 암진단 바이오마커 개발 전문기업. 안 대표가 미국에서 분자 바이러스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 후 분자진단분야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분자진단 태동기인 2000년에 설립한 국내 대표 진단기업이다.

유전자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찾을 수 있는 '메디아(MeDIA)'로 자궁경부암, 폐암, 방광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의 조기 진단이 가능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테스트를 통해 암환자 진단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는 유럽특허청(EPO)의 승인을 받으며 국제적으로도 기술을 인정받았다. 폐암은 기관지내시경이나 저선량 CT를 사용해 조기진단이 어려웠던게 사실이다. 지노믹트리의 바이오마커를 사용할 경우 임상 검증에서 85%이상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폐암환자의 생존률을 80%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나진은 2001년 인공 유전자 또는 인공DNA로 불리는 PNA(Peptide Nucleic Acid) 생산 전문기업. 지난 1991년 덴마크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PNA 대량합성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한 곳은 바로 파나진이다.

이회사는 PNA 소재를 전세계 30개 국가 200여 기관에 독점 생산공급하고 있다. 또 PNA 적용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R&D에 전념한 결과 기존 DNA 진단칩의 문제점과 단점을 극복한 PNA 진단칩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2009년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진단용 PNA 유전자칩을 개발해 식품의약안전청의 승인을 받은 명실공히 진단·소재 전문 기업이다.

특히 회사의 위기시에도 기술력으로 극복하며 이 회사의 위기돌파 전략도 관심 대상이 됐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과 실시간융합효소연쇄반응기술(real-time PCR)을 이용한 유전체 분석서비스와 맞춤형 치료서비스, 분자진단 전문기업이다.

2012년 창업한 이회사는 올해 한번의 검사로 유전성 난청과 관련이 높은 5개 유전자의 11개 돌연변이를 선정했다. 이를 고민감도로 검출하는 진단키트를 개발, 임상시험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중 제품화 할 예정이다. 이를 사용하면 유전자분석기관이나 대형병원은 물론 이비인후과, 소아과, 산부인과에서 활용이 가능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인공 DNA인 PNA 안티센스 기술을 응용, 인간질병치료제와 어류 해충퇴치제를 공동개발키로해 내년 활동이 기대된다. 신약벤처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이 회사의 독창적인 기술이 결합한 치료제가 개발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춰 선진시장 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바이오리더스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연구원 창업으로 2000년에 설립돼 지난해 코넥스 시장에 안착했다.

세계 최초로 신약호보 물질인 폴리감마글루탐산과 백신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2007년에는 폴리감마글루탐산의 대량생산 제조기술로 대한민국 10대 신기술 기업에 선정됐다. 특히 폴리감마글루탐산 면역증강 효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 이를 토대로 자궁경부상피이형증 1기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이 회사는 2013년 녹십자와 수족구병 백신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 체결에 이어 자궁경부상피이형증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자궁경부전암 치료 백신(BLS-ILB-E710c)이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1/2a상 승인을 받는 등 지속적인 성장 추세다.

오비이랩 배현민 KAIST 교수의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한 진단 중심의 바이오 벤처. 2013년 6월에 설립돼 휴대용 뇌영상장비 구현이 핵심 기술이다.

이는 뇌에 이상 증상을 느끼는 즉시 빠르고 편리하게 뇌의 산소 포화도를 측정, 뇌졸증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해상도가 높다. fNIRS의 개념을 새롭게 선보여 CT나 MRI에 비교할만한 높은 해상도, 높지 않은 가격 등을 경쟁력으로 시장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효소전문기업. 효소는 화학산업과 약품 제조시 사용되는 바이오 촉매로 단독 사용되지 못하지만 바이오 산업의 부품으로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곰팡이를 이용한 효소 원천기술 개발로 글로벌 제약에서도 먼저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주목받으며 매출도 수직 상승 중이다. 지난 5월 말 코스닥에 상장됐다.

서울프로폴리스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소기업으로 프로폴리스 소재와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수용성 프로폴리스 개발로 건강식품, 화장품, 생활필수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지속 성장 중이다.

이외에도 국내 1호 바이오 벤처인 바이오니아 등 다수의 대덕 벤처들이 뛰어난 기술력과 R&D 투자로 차세대 한미약품이 될 바이오 산업의 주역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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