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탁·최덕균 공동 연구팀, 나노결정에 수소 원자 결합해 전기전도도 높여
고효율 대면적 반도체·투명 전극 개발 가능성 열어…'에이시에스나노'에 게재

국내 연구진이 수소를 이용해 산화물 반도체 전기전도도를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광화학 수소 도핑 메커니즘을 묘사한 개념도(위)와 나노결정에 수소가 결함된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의 사진.<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광화학 수소 도핑 메커니즘을 묘사한 개념도(위)와 나노결정에 수소가 결함된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의 사진.<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은 서형탁 아주대 교수·최덕균 한양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금속산화물 반도체 표면에 흡착된 수분을 자외선으로 광분해해 생긴 수소로 전기전도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금속 원자에 산소가 결합한 금속산화물 박막은 투명하면서도 전기전도도 조절이 쉬워, 디스플레이·박막 태양전지의 투명전극 및 박막 트랜지스터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금속산화물을 크게 만들려면 열처리가 필요해 상온 공정이 필수인 유연(flexible) 소자에 적용하기 어렵다.

또 공기 중 수분이 금속산화물의 표면에 닿으면 수소 원자로 분해되면서 전기적 특성을 변화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특징을 역으로 이용해 수소 도핑으로 반도체 특성을 제어하거나 투명전극에 활용하고자 하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가볍고 확산이 잘되는 수소의 성질 때문에 실패해 그 가능성은 이론적으로만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금속산화물(인듐 갈륨 아연 산화물)의 표면에 붙은 수분을 수소로 분해하기 위해 높은 에너지의 자외선을 쬐자, 자외선을 쬔 시간의 길이에 비례해 전기전도도가 높아짐을 확인했다.

이를 고성능 전자현미경과 연동된 전자에너지 손실 분광기로 확인한 결과, 산화물 표면에 붙은 물 분자가 자외선에 의해 수소 라디컬이 되면서 퍼져나가 박막 내 원자들 사이의 틈 혹은 산소 원자가 빠져나간 자리에서 기존 원소들과 결합하여 전자의 농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인 것을 밝혔다. 

특히 알카리 금속 불순물을 이용해 상온에서 금속산화물과 기판의 계면에 나노결정을 형성시킨 후 수소 도핑을 할 경우 전기전도도는 나노결정이 없을 때보다 무려 1011 배 이상 증가했다.

서형탁 교수는 "이론적으로만 예견됐던 수소 도핑에 의한 산화물 반도체의 전기전도도 조절에 대한 세계 최초로 신뢰성 있는 실험적 증명이라 할 수 있다"며 "광화학적 도핑 기술은 공정의 용이성에 비해 전도도 조절 효과가 매우 커 차세대 투명 소재 개발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결과는 나노과학분야의 학술지인 '에이시에스나노'(ACS Nano) 10월 2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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