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창닫기

[풍향계]출연연 예산 삭감 '분위기 심상치 않다'

연구회 소관 25곳 중 14곳 예산 감소…24% 감소한 곳도 있어
민간수탁 늘리고 효율적 운영위해 방안 마련 모색

정부출연연구소 중 절반 이상 내년 예산이 삭감됐다.<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내년도 예산이 확정된 가운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 14곳의 내년도 예산 삭감이 사실로 확인되며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자구책 마련 등 방안 모색에 들어간 출연연이 적지 않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이상천·이하 연구회)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연구회와  소관 25개 출연연의 내년도 예산은 2조268억1200만원으로 올해 1조9885억2500만원에 비해 1.9% 증가한 수치다.

25개 출연연 중 11곳만 예산이 소폭 늘었으며 14개 출연연은 많게는 24%까지 예산이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현장에서는 대응책 마련을 위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6년 예산은 14조4174억원으로 올해 14조3383억원보다 791억원 증가했다.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은 올해 6조5138억원보다 433억원 증가한 6조5571억원으로 0.7%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5년도 R&D예산이 전년대비(6조839억원) 7.1%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이며 그동안 국가적 위기에서도 R&D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려왔던 정책과 비교하면 적지않은 파장이 되고 있다.

물론 예산 총액만으로 정부출연금의 예산 증감을 논하기는 무리가 있다. 진행하던 과제 종료와 시설확충 사업이 종료되며 예산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 출연연의 경우 올해 예산 573억6900만원에서 내년도는 474억6900만원으로 17%나 감소했으며, B 출연연은 190억6000만원에서 내년도 144억8000만으로 24%나 예산이 줄어들며 연구소 내부에서도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이전 금융 위기 시기에도 출연연의 예산은 삭감되지 않았다"면서 "R&D 예산 규모는 커지는데 효율적인가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각 출연연마다 어려움이 크지만 내실있는 운영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전체 예산은 줄어들지 않았지만 출연연 살림이 여러군데에서 예산이 필요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출연연의 예산 담당자는 "예산이 증가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민간 수탁을 늘려 이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소 임직원이 직접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출연연의 관계자는 내년보다 2017년 예산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내년 예산은 그나마 올해 수준을 유지해 운영을 하겠지만 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2017년 예산이 다시 삭감된다면 출연연에도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 정부 R&D 혁신방안의 프라운호퍼형 6개 출연연 중 4곳 삭감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정부 R&D 혁신안에 의거 프라운호퍼형 출연연으로 구분된 6개 출연연의 예산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정부 R&D 혁신방안에 따르면 한국형 프라운호퍼로 개편되는 출연연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6곳이다.

정부는 민간수탁 활성화 지원사업을 위해 2015년 대비 대상기관별 주요 사업비의 10%를 떼어 놓고 여기에 기재부가 인센티브 1%를 추가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10%는 2016년 출연연 출연금 공통 삭감분인 6%에 추가로 4%를 더 떼어 놓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6개 출연연 중 4곳의 내년 예산이 감소했다. 올해보다 많게는 6.2%인 78억2500만원의 예산이 감소하는 연구소도 있다. 나머지 3개 연구소도 37억6200만원, 26억4900만원, 21억4700만원 등 몇십억원의 예산이 줄었다.

물론 민간 수탁 실적이 우수한 출연연에는 인력 증원과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하지만 당장 내년도 기관 운영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건설연구원, 한국철도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등 대형·공공연구 중심기관도 예산삭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는 정부수탁사업을 정책지정사업으로 전환해 이들 연구소들이 안정적 예산을 확보하는데 기반을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연구회 자료에 의하면 이들 연구소 중 2곳 출연연의 예산이 줄었다.

프라운호퍼형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민간 수탁액 목표를 달성하면 예산을 다시 돌려주는 것으로 안다. 연구소 내부적으로 민간수탁고를 높이기 위해 제도를 마련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 출연연의 한 기관장은 "실적에 따라 다시 돌려받으니 큰 타격은 오지 않을 것이지만 살림이라는게 항상 빠듯한데 행사비 등 쪼들림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바닥을 치는 고통 후에는 좋은 결과도 올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최근 출연연의 상황에 대해 과학계의 원로는 "출연연이 임금피크제부터 예산까지 대학과 비교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게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더 큰 문제는 전체 R&D 예산이 삭감되는 것이다. 출연연도 효율적인 예산 운영이 필요하지만 세계적으로 R&D 예산을 늘리는 상황에서 우리는 축소하는 방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길애경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