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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집현전' 세종 국책연·대덕 출연연 뭉쳤다

NST·NRCS, 29일 표준연서 'The 포럼, 융합' 개최…융합협력 첫 시도
"내게 가치가 없어도 상대방이 가치를 느끼면 진정한 융합" 등 의견 공감대

'The 포럼, 융합'에 참가한 패널토론자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기웅 표준연 생체신호센터장 ▲정영식 화학연 소외질병글로벌 R&D센터장 ▲이상민 교통연구원 지식경영본부장 ▲김동수 산업연구원 기획조정실 실장 등이다. <사진=박성민 기자>

과학기술과 경제·인문사회의 융합협력을 위한 발판의 장이 마련됐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이사장 이상천)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S·이사장 안세영)는 29일 오후 2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연구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융합협력 생태계 구축 마련을 위한 'The 포럼, 융합'을 개최했다.

특히 이번 포럼은 과학기술과 경제사회인문학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 설계를 바라는 연구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선데 의미가 크다.  또 연구원 기관장도 30여명 참석하는 등 포럼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이날은 포럼의 기본 형식을 과감히 파괴하고 연구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초점을 뒀다. 패널들의 자리배치부터 달랐다.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연구원을 교차로 앉아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이게 했으며, 플로어의 의견도 자유롭게 개진토록 했다. 또 패널토크 평가단을 지정해 패널들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지 실시간 공감투표도 진행했다. 

패널토론에는 김기웅 표준연 생체신호센터장을 비롯해 정영식 화학연 소외질병글로벌 R&D센터장, 김동수 산업연구원 기획조정실 실장, 이상민 교통연구원 지식경영본부장 등이 함께 했다. 좌장은 이석봉 대덕넷 대표가 맡았다.

두 연구회의 교류 필요성에 대해 이상민 본부장은 "교통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문화, 역사, 환경이 포함돼야 한다. 공학에 인문이 필요한 이유"라며 "경영진들의 생각도 달라져 최근에는 변호사 채용도 이뤄지고 있다. 행정학, 사회학도 필요해 박사급의 분포도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수 실장은 "과거에는 정책수립 과정에 있어 과학기술 분야를 모르니 연구기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책에 과학기술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 끼워 넣는 느낌이 강했다"며 "지금은 서로 이야기하고 필요한 분야를 반영하고 같이 연구하면서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내고 있다"고 피력했다.

정영식 센터장은 관점의 차이가 긍정 시너지로 이어짐을 예로 들었다. 장 센터장은 "몇 해 전 스테피와 소외질병치료에 관한 공동연구를 했다. 연구원에서는 질병치료제를 개발해 전달하는 것에 목표를 뒀다면 스테피에서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며 "치료제 전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아프리카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접근하는 방법이 완전히 다른 탓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기웅 센터장은 창조적인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융합의 가치를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과학계에서의 평가는 SCI급 논문, 네이처 사이언스 등에 실려야 업적을 낸 것으로 여긴다. 과학에서 새로운 것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며 "인문사회 계열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해준다면 과학계에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연구소 기관장들을 비롯한 연구원 200여 명이 참가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패널 토론에 이어 플로어에서도 인문·과학계 융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애플사 아이폰의 융합 성공사례를 설명하며 김도운 산업연구원 원장은 "아이폰은 LG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사용한다. 제작은 대만, 생산은 중국에서 한다"며 "애플은 경쟁사의 제품과 기술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이것이 진정합 융합이고 협업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대방이 잘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존중해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며 "자신의 눈으로 봤을 때 가치가 없어도 상대방에게 가치가 느껴지면 그것이 바로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계와 인문학 융합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에 융합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은 "우리나라에는 남북, 세대, 노사 갈등 등 OECD 국가 중 터키 다음으로 갈등이 가장 많다"며 "과학계와 인문학의 융합도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전반적인 분야에서 칸막이를 없애는 노력이 시급하다. 소통과 통합 나눔과 배품이 우리나라를 성장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광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은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 사례를 설명하며 "범인을 찾는 CSI 드라마 내용은 결국 '증거주의'다. 즉 사소한 유리조각하나로 범인을 찾아내 듯 우리 사회에도 치밀한 논리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갈등지수를 없애기 위해 감정을 지배하고 디테일한 분석을 증거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정 원장은 "물리적 현상이 발생하면 그 이유를 하나씩 파고들어 찾아내는 것이 물리학의 특징이다"라며 "우리나라의 축적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씩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양 연구회 수장들의 '융합 토크'…"인문·사회·과학 융합, 개념 초월한 성과 나올 것"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왼쪽)과 안세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오른쪽)이 패널토론에 앞서 '융합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덕넷>

패널토론에 앞서 이상천 이사장과 안세영 이사장 양 연구회 수장들의 융합 미니 토크쇼를 가졌다. 양 연구회 이사장은 인문·사회·과학 등이 서로 융합된다면 상상과 개념을 초월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상천 이사장은 과학계 근황을 설명하며 "최근 과학계 내부에서도 융합이 싹트고 있으며 다른 분야와 융합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며 "과학계에 경제·인문·사회·문화·예술까지 융합된다면 시대를 초월할 결과물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세영 이사장은 전문 분야의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컴퓨터 전공, 인문학 전공 등 융합을 해야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며 "서로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지식과 정보를 조금씩 나누다보면 향후에는 더욱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이 이사장은 "지난 2002년도 엘빈 토플러가 한국 강연에서 '세계는 융합의 바다위에 떠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의 미래는 융합에 달려있다는 것을 엘빈 토플러가 예시한 것"이라며 "한국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분야는 인문학과 과학계의 분야임이 확실하다"고 역설했다.

안 이사장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근황을 설명하며 "전국에 경인사 산하 23개의 국책연구원이 있고 서울에 4개 지방에 19개가 포진해 있다"며 "이번 포럼으로 대전 대덕에 대부분 위치한 출연연과 경인사 연구원은 지역과 구분없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수장을 비롯한 연구원 30여명은 표준연의 행정동 세종홀, 인증표준물질동, 첨단산업측정인증동 등의 랩투어도 진행했다.

한편, 이날 포럼을 주최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는 KIST·녹색기술센터·핵융합연구소·천문연·생명연·KISTI·한의학연·KITECH·ETRI·NSR·건설기술연·철도기술연·표준연·식품연·김치연구소·지질자원연·기계연·재료연구소·항우연·에너지연·전기연·화학연·안전성평가연구소·원자력연·KBSI 등 25곳이 속해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STEPI·국토연·대외경제정책연·산업연·에너지경제연·정보통신정책연·통일연·개발연·교육개발원·교육과정평가원·여성정책연구원·조세재정연·작업능력개발원·청소년정책연·해양수산개발연·행정연·형사정책연·환경정책평가연·건축도시공간연·육아정책연·KDI국제정책대학원 등 26곳이다.

참가자 일부가 표준연 첨단산업측정인증동에서 랩실 투어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참가자들이 만찬 교류회에서 네트워킹 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양 연구회 소속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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