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예술가' 한호 작가, KAIST서 예술과 과학 융합 주제 강연
작가의 드로잉 하나가 산업화되는 시대…"예술 작품 관람 등 사색 시간 가질 것"

'빛의 예술가' 한호 작가가 KAIST 강연에 나서 공학도에게 예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14일 KAIST KI 빌딩에서 열린 '제6회 디지털 전기자동차 기술 워크샵'의 초청강연자로 나선 한호 작가는 'Eternal Light-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주제로 공학도들에게 예술에 대해 설명했다.

한호 작가는 충남 서산 출신의 지역  예술가로 파리, 뉴욕, 베이징,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회화, LED 전구를 이용한 미디어회화, 조형, 퍼포먼스, 설치, 키네틱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빛의 예술가'다.

지난해에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전에 초청받았으며, 브라질 트리오 비엔날레 한국대표작가, 2015평창비엔날레 메인작가로 초청받아 활동하는 등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한호 작가는 직접 제작한 미디어아트 전시물 1점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시·공간을 초월한 뉴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하는 한호 작가.<사진=강민구 기자>
시·공간을 초월한 뉴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하는 한호 작가.<사진=강민구 기자>

◆ 한호 작가 "상상력 품고, 자연현상에 관심 가져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공중에 나는 새 등 자연에 많은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다빈치의 기초 아이디어는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비행기, 항공기술로 현실화됐습니다. 이처럼 과학자들은 상상력을 품고 자연 현상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호 작가는 강연에서 과학자들이 자연 현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년시절 바닷가 마을에서 거주하며 자연현상들을 관찰하면서 느낀 감정들은 그의 작품활동에서 주요 모티브가 됐다. 자연 중에서도 빛에 대한 관심을 가진 그는 빛의 영원성, 시간성, 공간 구성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게 됐다. 

한 작가는 "과학자분들이 수학적, 논리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반면 예술가로서 이미지와 상상력을 얻는데 초점을 맞춰 접근해 왔다"면서 "자연 현상은 상상력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라고 피력했다.

◆ 드로잉 하나가 산업화로 직결…과학자와 예술이 교감 필요

"예술가의 아이디어와 작품은 과학발전의 중요한 동력이 됐습니다. 무인자동차, 전기차 등은 예전부터 예술가의 상상속에 있었습니다. 예술 아이디어가 산업화로 실현되기까지 10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 반면 이제는 작가의 드로잉 하나가 산업화로 직결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KAIST에서 강연한 한호 작가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KAIST에서 강연한 한호 작가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한호 작가는 융복합 시대에서 창의성을 갖기 위해 더 많은 과학자들이 예술과 교감할 것을 주문했다.

한 작가는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등은 피카소, 백남준 등의 예술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면서 "예술가는 과학자와 사회에 아이디어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피카소가 큐비즘을 통해 동시성을 발견했다면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가 그린 '루앙대성당'은 대상에 비춰진 빛의 강도, 대기 상태, 습도 등에 따라 색채가 달라지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 다수의 그림을 따로 그려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림의 앞면에 투명스크린을 배치하고 LED를 사용해 빛의 변화를 주면 시·공간을 초월한 뉴미디어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림이면서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초청받은 한 작가는 빛, 회화, 세계관 등이 접목된 입체적 공간을 구현했다. 기존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이 작가의 주관이 반영된 정적 개념이었다면, 한 작가는 소통과 상호작용을 어필하기 위해 LED, 미디어 등을 회화와 접목했다. 

한 작가는 직접 만든 미디어아트를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지금은 LED를 접목해 회화를 다른색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동·서양화 구분이 허물어지고 동시성, 글로벌이 주목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작가는 "예술가의 생각과 작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면서 "더 많은 과학자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미술관을 종종 찾고,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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