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협동조합, 빨래방 개소…어르신 일자리 10개 만들어

세탁물 배달을 준비하고 있는 어르신들.<사진=KAIST 제공>
세탁물 배달을 준비하고 있는 어르신들.<사진=KAIST 제공>

최근 KAIST에 취직한 63세 노상우 어르신은 KAIST 학생들의 이불과 옷을 깨끗하게 하려고 '빨래 삼매경'에 빠졌다. 노상우 어르신과 함께 9명의 지역 거주 어르신들은 앞으로 KAIST 학생들의 빨래를 대신해 주면서 용돈을 벌게 된다.

KAIST에 빨래방이 생겼다. KAIST 대학원생 협동조합(이사장 박찬, 물리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생)이 'KAIST 빨래방'을 신규로 운영키로 했다. 이 빨래방은 세탁물 전문 관리자 1명과 대전에 거주하는 10명의 어르신이 KAIST 재학생을 대상으로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KAIST 빨래방은 약 2개월의 공사를 거쳐 학생회관 1층에 마련됐다. 25일 새롭게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빨래방에는 업소용 대형 세탁기 2대, 드럼 세탁기 2대, 업소용 대형 건조기 2대를 비치해 하루 최대 400Kg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학생들은 대학원생 협동조합 홈페이지에서 5000원을 결제하고 기숙사에 설치된 전자식 사물함에 세탁물을 비치하면, 빨래방 담당자가 이를 수거해 세탁과 포장을 진행한 후 학생 기숙사로 직접 배송해 준다.

세탁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직무교육과 전문업체 견학, 현장실습 교육도 실시했다.

KAIST 대학원생 협동조합은 기존 세탁소의 야간 이용 제약 등 여러가지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측과 함께 한국노인인력개발원(원장 최성재) 중부지역본부와 협력,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이같은 사업을 추진했다.

대학원생 협동조합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이번 사업을 '노인 적합형 일자리 모델'로 표준화해 앞으로 전국 대학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빨래방 인턴 교육을 받고 격일제 업무에 나선 노상우 어르신은 "KAIST 식당에서 밥을 먹을때마다 옛날 생각도 나고 젊어지는 기분이 든다"며 "미래 국가적 인재들을 위해 일을 한다는 점에서 정신건강에도 좋고 보람스럽다"고 말했다.

박찬 이사장은 "지역대학이 지역의 어르신과 상생할 수 있는 협력모델을 고민해 왔다"며 "이번 사업이 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KAIST 대학원생 협동조합은 26일 오후 인터내셔널센터(W2-1) 다목적홀에서 'KAIST 빨래방 개소식'을 열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이 축하인사를 했고, 강성모 KAIST 총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KAIST 빨래방에서 근무하는 어르신들.<사진=KAIST 제공>
KAIST 빨래방에서 근무하는 어르신들.<사진=KAIST 제공>

KAIST 대학원생 협동조합 빨래방 개소식에 참석한 강성모 KAIST 총장(왼쪽에서 4번째)과 이상민 국회의원(왼쪽에서 5번째).<사진=KAIST 제공>
KAIST 대학원생 협동조합 빨래방 개소식에 참석한 강성모 KAIST 총장(왼쪽에서 4번째)과 이상민 국회의원(왼쪽에서 5번째).<사진=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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