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컴퓨메딕스社에 기본 기술료 12억 받고 이전
실시기간 20년간 경상기술료 3.5%…"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진출"

뇌에서 나오는 자기(磁氣)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뇌자도 측정장치의 국산 제작기술이 외국 뇌파 전문기업에 이전됐다. 국내 연구진이 20년간 꾸준히 축적해 온 시스템 기술이 해외에 이전돼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직무대행 박현민)은 이용호 생체신호센터 박사팀이 개발한 뇌자도 측정장치 제작기술을 호주 컴퓨메딕스사(Compumedics Limited)에 성공적으로 기술이전 했다고 4일 밝혔다.

해외 기술이전에 성공한 이용호 표준연 생체신호센터 박사팀의 뇌자도 측정 장비.<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해외 기술이전에 성공한 이용호 표준연 생체신호센터 박사팀의 뇌자도 측정 장비.<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이번 기술이전에 따른 기본 기술료는 12억 원이며, 기술 실시기간(2016년~2036년)동안 3.5%의 경상기술료를 받게 된다. 컴퓨메딕스사 자체 예상에 따르면 앞으로 기술료 수입은 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뇌자도 장치는 뇌신경 회로의 미세한 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자기장 신호를 측정하는 장비로, 뇌기능 연구와 기능성 뇌질환을 진단하는데 사용된다.

뇌자도 장치를 이용한 검사기술은 뇌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나오는 뇌신경 회로의 미세한 전류를 측정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뇌 전기활동을 초당 1000장까지 영상화할 수 있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신경전류 변화를 파악해  그동안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던 뇌전증(간질), 파킨슨병, 자폐증, 치매 등 신경계질환의 진단이 가능하다. 비접촉·비침습적 진단 기술로 뇌 활동부위에 대한 3차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의 세기는 지구자기장의 10억분의 1 이하로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기 위해서 표준연은 스퀴드(SQUID)라는 특수한 자기센서·정밀측정기술을 사용했다.

이번에 기술 이전한 뇌자도 장치는 150개의 스퀴드 센서로 이뤄진 150채널 뇌자도 측정 장치다. 뇌 전체의 전기 활동 정보를 1회 측정만으로 알 수 있다. 출력신호도 기존 장치에 비해 10배 이상 크다. 센서의 감도와 외부 자기잡음을 제거해 신호품질을 향상시켰으며, 센서장치·회로장치·냉각장치·자기차폐장치 등을 단순화해 경제성을 높였다.

뇌자도로 측정한 신경전류원 분석 결과.<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뇌자도로 측정한 신경전류원 분석 결과.<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컴퓨메딕스는 뇌파진단 장비와 뇌기능 분석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앞으로 뇌자도 장비의 의료기기 승인과 글로벌 사업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표준연 측은 뇌자도 장비의 핵심 부품인 스퀴드 센서장치, 자기차폐실 등은 국내에서 제조해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에 관련 국내 산업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호 박사는 "뇌자도 장치는 지난 1994년부터 20여 년 간 꾸준한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번 기술이전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기본임무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경우 고부가가치의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부턴(David Burton) 컴퓨메딕스 대표는 "컴퓨메딕스사의 뇌기능분석 소프트웨어·글로벌 마케팅 기술과 표준연의 우수한 뇌자도 장치기술을 결합하면 뇌기능진단 시장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표준연과 컴퓨메딕스 간 기술이전협약 체결 모습.<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표준연과 컴퓨메딕스 간 기술이전협약 체결 모습.<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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