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10일 본원서 연구자 대상 '콜로퀴움' 개최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초청, '세상물정의 물리학' 주제 강연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10일 본원 이원철홀에서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를 초청, '세상물정의 물리학' 주제로 콜로퀴움을 개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10일 본원 이원철홀에서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를 초청, '세상물정의 물리학' 주제로 콜로퀴움을 개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입자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도 많이 모여 있으면 통계물리학적인 방법으로 현상을 분석하는데 도움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모여있는 강의실이나 사회에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을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할 수 있죠. 과학적 사고가 중요합니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10일 본원 이원철홀에서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를 초청, '세상물정의 물리학' 주제로 콜로퀴움을 개최했다.

김범준 교수는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접하는 대상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맺음 등 다양한 관계의 형성 과정을 물리학의 관점에서 소개하고 사회적 현상을 물리학자의 눈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복잡계 과학'을 설명하며, 세상의 작동원리를 이야기 해 나갔다. 그는 "네트워크와 밀도의 관계성을 이해하면 명절의 교통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합리적인 행동도 알 수 있다"며 "이러한 원리로 그 분석 리스트는 끝도 없이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상 물정 모를 것 같은 과학자가 바라 본 시각은 생각보다 세상을 깊숙히 관통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대 대선의 지역별 투표율을 시작으로 프로야구팀 경기 일정표, 학교와 커피숍의 분포도 등을 통계 산식으로 분석해 나갔다.

김범준 교수는 " "세상물정의 물리학은 인문학적 상상과 발상을 과학을 통해 풀어가는 매력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백승민 기자>
김범준 교수는 " "세상물정의 물리학은 인문학적 상상과 발상을 과학을 통해 풀어가는 매력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백승민 기자>
그는 지난 2012년 국내 프로야구팀의 각 팀별 일정을 '몬테카를로법칙'이란 통계물리학 기법을 이용, 과학적이고 공정한 프로야구 일정표를 연구·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012년 프로야구팀의 이동거리를 보면 서울, 인천, 대전의 연고지 네 팀은 평균 원정경기의 이동거리가 나머지 지역의 야구팀보다 적다.

김 교수는 부산의 연고팀은 버스 이동거리가 다른 7개 팀보다 훨씬 더 길다는 점에 착안(부산팀 9200km, 서울 A팀 5540km, 서울 B팀6550km), 모든 팀들이 거의 비슷한 이동거리를 갖는 프로야구 일정표를 통계물리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들었다.

김 교수는 "통계물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과 몬테카를로 방법을 적용해 단 며칠안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결과를 도출했다"며 "그렇게 얻어진 경기일정표에 따라 각 팀의 이동거리를 다시 계산해보니 차이가 상당히 줄어 들었다. 이 실험 결과는 논문으로 출간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공성과 사회적 기회비용을 통계물리학의 관점으로 바라봤다. 그에 따르면 주어진 인구밀도의 분포에 맞춰 학교, 커피점, 병원 등의 시설 위치를 정하는 문제는 정량적으로 해결 가능하다.

커피점은 이윤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일구 밀도에 비례하게, 학교의 위치는 학생들의 통학거리를 고려해 인구밀도의 2/3승에 비례하게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커피점의 밀도는 인구가 적은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적어지나 보건소의 밀도는 비슷하다.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읍·면지역의 사람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에 따라 충실히 분포가 되고 있다는 논리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통계물리학을 통해 최근 '학교 통폐합' 문제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증가한 통학거리를 이동하느라 소모할 엄청난 시간을 생각해 보라. 이 시간이 학생의 학습 혹은 통학시키는 부모의 생산적인 경제 활동으로 이용될 수 있었을 시간의 낭비라는 측면에서 이를 사회적 기회비용이라 한다"며 "학교 통폐합의 문제는 사회적 기회비용까지 고려한 좀 더 큰 틀에서 생각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회에서 황당하게 일어날 수많은 일들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며 "과학이라는 내용을 단순히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고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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