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넷·참여기관, 겉치레 싹 빼고 체험에 몰입하는 행사로
참석자들 "과학을 놀이로 모두가 소통하는 장이었다"

갑자기 찾아든 추위에도 과학체험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 참석자들.<사진=대덕넷 취재팀>
갑자기 찾아든 추위에도 과학체험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 참석자들.<사진=대덕넷 취재팀>
갑자기 찾아든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 아이까지 온가족이 주인공이 돼 놀이로 과학을 즐기며 과학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대덕넷(대표 이석봉)과 30여개의 정부출연기관과 민간기업은 29일 오전 11시부터 대덕특구종합운동장에서 '한판할래? 과학오락실'을  주제로 '2016 헬로 과학마을 축제(이하 과학마을 축제)' 행사를 열었다.

올해 과학마을 축제는 이전보다 업그레이드 된 참여기관들의 체험부스와 대덕넷이 마련한 딱지치기, 추억의 오락실 등 엄마, 아빠들이 어릴적 체험했던 놀이도 마련돼 참여가족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과학속에서 가을을 만끽하는 시간이 됐다.

무엇보다 6회째를 맞으며 지인들의 추천과 입소문으로 전국에서 찾아온 가족들이 많았다. 또 사전 예약제로 길게 줄서며 시간을 허비하는 일 없이 과학체험에 몰입했다는 평가다. 현장 접수자들도 대기예약제와 즉석 접수가 가능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하게 축제를 즐겼다.

◆ 개막행사 등 형식적인 겉치레 빼고 온전한 과학 체험 장으로

"지금부터 2016 헬로 과학마을 축제를 시작합니다.'

오전 11시, 진행자가 시작을 알리는 한마디로 축제는 시작됐다.

대덕넷과 참가기관들은 예년과 달리 30여분씩 진행되던 개막식 행사를 없앴다. 과학마을 축제 참가자들의 과학체험에 몰입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전날 내린 비와 뚝 떨어진 기온으로 '춥다'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추위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어린 참가자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 모바일을 통해 시간과 부스 위치를 확인하며 자녀에게 더 좋은 과학체험 기회를 제공하려는 부모의 열정 앞에 추위도 수그러들었다.

각 출연연과 민간기업에서 마련한 부스는 축제의 막이 오름과 동시에 체험이 시작됐다.

"낙하~."
"내 계란이 깨져버렸어요."

참석자의 관심이 쏠렸던 부스는 IBS(기초과학연구원). 주어진 키트로 상상력을 발휘해 계란을 보호할 수 있는 제작물을 만들어 5m높이에서 낙하시켜 끝까지 계란이 깨지지 않는 참가자로 우승을 가리는 경기다.

계란이 바닥에 떨어지며 받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공기저항을 높일 수 있는 방법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다. 제법 완벽하게 만들어진 제작물 속 계란이 깨지면서 곳곳에서 탄식이 나왔지만 모두들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지인의 소개로 당진에서 왔다는 이채민(당진초 4학년) 어린이는 "엄마랑 새벽부터 일어나 한시반 반동안 왔다. 내가 만든 것도 계란이 깨져 아쉽다"면서 "과학체험을 좋아해 전국 행사를 찾아다니는데 오늘 체험은 하고 싶은 과학체험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정말 좋다. 나중에 나만의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미래 과학꿈나무의 모습을 보였다.

내가 만든 바퀴를 단 무선조종자동차. "잘 달릴 수 있을까?"<사진=대덕넷 취재팀>
내가 만든 바퀴를 단 무선조종자동차. "잘 달릴 수 있을까?"<사진=대덕넷 취재팀>
올해 처음 참여한 한국타이어의 나만의 타이어 만들기와 무선 조종 자동차(RC카) 경주도 세대를 넘어 인기를 끌었다. 자동차에서 바퀴의 역할과 중요성을 영상을 통해 학습하고 직접 제작한 바퀴를 장착한 무선 조종 자동차로 경주를 벌였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도 알록달록 점토를 이용해 자신만의 해양생물자 만들기를 진행, 현장 참가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었다.

로봇들의 '군무시연과 격투기 로봇 체험'을 마련한 국립중앙과학관 부스도 시작부터 어린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남자 어린이들은 직접 로봇 격투를 조종하며 신기해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드론 체험을 마련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는 어린이와 아빠들이 몰렸다. 처음 드론을 조종해보는 어린이들은 슝~ 하늘로 치솟는 드론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승호(대전 상대초 3학년) 어린이는 "집안에서만 조종할 수 있는 작은 드론을 날렸봤었다"면서 "밖에서 드론을 날려보는건 처음인데 마음대로 안되지만 무척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보트 만들기와 한국기계연구원의 자기부상열차 만들기도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직접 만든 자동차와 보트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어린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현성, 김동건(대전 상원초 5학년, 2학년) 형제는 "직접 만든 보트와 자기부상열차가 정말로 움직이는게 신기했고 재미있었다"면서 "만들기를 좋아하는데 이런 체험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너지연 부스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지난해 아이와함께 에너지연부스에서 태양열전지 헬리콥터를 만들었다. 아이가 좋아해 아직도 갖고있다"며 "올해도 축제가 개최된다는 소식을듣고 참가했다. 즐거운 추억을 만들수 있어 기쁘다"고 강조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VR카드보드 만들기'는 어린이들이 직접 VR을 만들고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부스. 자신이 만든 VR을 통해 놀이기구를 직접 탄것과 같은 체험을 한 어린이들은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마치 롤러코스터를 직접 탄 것같은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선보인 블록 조립으로 소형원자로 스마트를 만들어보는 체험은 어른들에게도 난이도가 높았다. 아빠, 엄마, 아이까지 모두 참여해 작은 블록을 조립하며 가족간의 사랑도 덤으로 쌓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인의 소개로 목동에서 왔다는 5학년 자녀를 둔 참석자는 "아이가 블록 조립을 좋아해 집에서도 많이 하는데 원자력연 블록 조립은 쉽지않다"면서 "그래도 원자로를 직접 만들어 본다는데 의미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원내동에서 온 참석자도 "지인의 추천으로 이번 행사를 알고 신청하게 됐다"면서 "단순한 키트라도 연구원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라 의미가 있고, 계속 과학관련 행사를 다니다 보니 과학의 중요성을 알게되는 안목이 넓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나만의 한방 사탕 만들기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다양한 한약자원을 이용해 현장에서 한방 사탕이 만들어지며 행사 마무리까지 대기자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재미있는 지구과학이야기, KAIST의 '스프린터 로봇 만들기'도 엄마, 아빠가 같이 하며 완성품을 만들어 가는 부스로 참여자들이 많았다.

유성구에서 온 양미란씨는 "지질자원연의 키트를 제작하면서 자녀들과 대화도 많이하게 되고 체험을 통해 과학적 호기심도 넓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정말로 자동차가 움직여요."

LG화학연구원은 '소금물로 움직이는 자동차 키트'를 만들어 자동차가 움직이는 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월평동에서 온 김채윤(성룡초 3), 김준우(유치원) 어린이 가족은 "소금물로 움직이는 자동차와 VR카드를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면서 "평소 농촌체험, 과학체험을 많이 다니며 아이들이 현장 경험을 많이 할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채윤과 준우의 꿈은 디자이너와 화학자란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첨단분석과학수사대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DNA 모형 만들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다양한 측정체험도 참석자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한 어린이는 표준연 무중력 체험 코너에서 오빠와 시합을 벌이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인공태양 만들기, 한국화학연구원의 폴리우레탄으로 폼쉐이크와 머핀 만들기,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의 무한동력 태양광 체험도 인기가 높았다.

제일과학이 마련한 과학상자로 팽이 만들어 놀기,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과학책 소개도 주목을 받았다. 캘리그라피 책갈피 만들기와 북아트 부스도 운영, 다채로운 체험기회도 마련됐다.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부스를 마련, 참석자들이 쉴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공중부양? 몇초간 떠 있을 수 있을까. 표준연 체험에 참여한 어린이.<사진=대덕넷 취재팀>
공중부양? 몇초간 떠 있을 수 있을까. 표준연 체험에 참여한 어린이.<사진=대덕넷 취재팀>
◆ 대덕넷이 마련한 딱지치기, 인공지능 알까고, 지우개 따먹기, 오락실 북적

"우리아빠 맞아요?"
"아빠가 아이처럼 좋아해요."

과학마을 축제 한켠에 마련된 '과학오락실'. 부모세대들에게 인기 높았던 보글보글, 1945, 갤로그, 테트리스 등 10여대의 오락기가 등장하면서 아빠와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가운데 놓인 에어하키는 어린이, 어른 모두가 참여해 한판 승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대덕넷은 '과학오락실' 컨셉에 맞춰 과학마을 축제에 오락실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부스를 가장 끝자리에 배치했음에도 축제 내내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였다.

특히 아빠들이 추억에 잠기며 과거에 누렸던(?) 녹슬지 않은 게임 실력을 보이며 가족들의 환호성도 이어졌다.

우리 아빠는 게임왕. 추억의 게임기가 등장하며 아빠들이 모처럼 실력을 뽐냈다.<사진=대덕넷 취재팀>
우리 아빠는 게임왕. 추억의 게임기가 등장하며 아빠들이 모처럼 실력을 뽐냈다.<사진=대덕넷 취재팀>
조예준(대전 목양초 1학년) 어린이는 연신 상대를 제압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아빠가 이렇게 게임을 잘하는 줄 몰랐다. 아빠가 아이처럼 좋아한다"면서 "처음 보는 게임이라 신기했는데 아빠가 잘해 재미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장에서 직접 딱지를 접어 바로 상대와 겨루는 딱지치기는 가족단위의 승부 근성을 깨우는 시간이었다. 참석자들은 힘찬 고함과 함께 상대의 딱지를 뒤집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딱지를 내리치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로 3년째 참여한다는 구도형씨(세종시 중촌동)는 "얼마만에 딱지를 접어보는건지 모르겠다. 아이들이랑 함께 딱지 접는것만으로도 즐겁다"라며 "내년에도 또 참여할 예정인데 사전예약자에 대한 사전 문자 공지 등이 잘 됐음 좋겠다"고 밝혔다.

어은동에서 왔다는 연우네 가족은 "처음 행사를 알게돼 출연연 부스를 예약하지 않아 많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딱지를 접어 가족이 같이 즐기고 있다"며 즐거워 했다.

인공지능 알까고는 흰색과 검은색 바둑알을 이용해 상대의 바둑알을 차지하는 게임. 주로 아빠와 아이가 참여해 은근슬쩍 져주는 아버지의 모습과 자신의 승리를 만끽하는 아이의 모습이 관람객까지 기분좋게 했다. 지우개 따먹기는 손이 작은 어린이들이 속속 어른들을 이기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노현제(대전 양지초 1학년) 어린이의 아빠는 "아이와 평소 많이 못놀아줘 오늘 축제에 왔다"면서 "인공지능 알까고를 하는데 아이가 이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다. 축제를 같이 즐기고 있다"고 감사해 했다.

6살 딸 지유와 함께 온 김성호씨(대덕구 석봉동)는 "집에 있음 핸드폰만 갖고 놀텐데 나오니 다양한 체험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니 더욱 좋다"며 "알까기 우승해서 아이에게 선물 주고싶다"고 말했다.

딱지치기와 인공지능 알까고, 지우개 따먹기는 각 리그별 우승자를 대상으로 행사 마무리에 무대에서 왕중왕 결승전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각자 응원 대상에게 박수를 보내며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됐다.

축제 한켠에는 푸드트럭 코너가 마련, 중간중간 설치된 테이블에서 가족, 지인간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과학마을 축제의 대미는 난타공연, 비보이 대스, 조선 마술사 공연, 버블쇼, 행운권 추첨으로 마무리됐다.

축제에 참가한 김태우(유치원생) 어린이 부모는 "과학마을 축제는 어려운 '과학'을 '놀이'로 풀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며 "어린이들이 과학을 쉽게 생각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의미있다. 다른 여러 축제들은 물건이나 제품을 판매(홍보)하는 목적이 강했지만, 과학마을 축제는 과학계와 시민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심해원(하기초 1학년) 어린이 부모도 "대덕연구단지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마치 대덕이라는 한지붕 아래 우리가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연구단지 동네 주민들이 허물없이 과학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앗싸~ 가위바위보 이겼으니 먼저 둘게요. 인공지능 알까고에 참여한 참가자들.<사진=대덕넷 취재팀>
앗싸~ 가위바위보 이겼으니 먼저 둘게요. 인공지능 알까고에 참여한 참가자들.<사진=대덕넷 취재팀>
◆ 다음은 과학마을축제 공동주관 기관.

▲골프존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국가핵융합연구소 ▲국립중앙과학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IBS(기초과학연구원) ▲KAIST ▲카이트창업가재단 ▲나노종합기술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라이온켐텍 ▲롯데시네마 ▲미래창조과학부 ▲블루아이 ▲삼진정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쎄트렉아이 ▲에스엠인스트루먼트 ▲LG화학 기술연구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일과학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KBSI(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연구재단 ▲한국원자력연구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타이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화학연구원 ▲대덕넷 등. 
 

[Hello! 과학마을 축제 영상제작 : 미디어큐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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