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이석원 기자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이 빛의 속도가 변화한다는 이론을 입증할 지도 모를 수치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값은 0.96478. 물론 수치만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이 수치에 대한 정당성이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입증된다면 우주의 성립에 대한 상식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

우주는 모든 방향에서 우주 배경 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라는 마이크로파가 날아오고 있다. 빅뱅 이후 40만 년 뒤까지 방출된 초기 우주의 빛 잔재로 여겨지는 것이다.

이 스펙트럼 지수는 0.968인 것으로 관측되어 왔다. 연구팀이 이번에 발견한 0.96478은 빅뱅에 가까운 더 오래된 시기 스펙트럼 지수값을 이론적으로 도출한 것이다. 0.963과 0.96478이라고 하면 거의 오차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차이가 관찰에 의해 입증된다면 태고 시절 빛은 현재보다 더 빨랐다는 게 된다.

현재 우주에는 한쪽 끝에서 반대쪽까지 빛의 속도로 우주가 생기면서 도착할 수 없는 지평선 문제(horizon problem)라는 모순이 있다. 우주에 빛이 닿지 않는 장소가 있다면 우주의 위치에 따라 온도가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우주 내 어느 곳에서도 온도는 균일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빅뱅이 일어난 것 같은 우주 초기 시절 빛이 빨랐다고 생각하는 가변 광속 이론(varying speed of light theory)이다. 이번에 수치를 발견한 조앙 마게이조(João Magueijo) 교수 역시 이런 가변 광속 이론 권위자다.

현재 주류는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 근거한 인플레이션 이론(inflation theory)이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지평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빅뱅 이후 급격하게 우주가 팽창한 인플레이션이 있었다는 특별한 조건을 필요로 한다. 이 점에 대해선 아무런 증명도 되지 않았다.

만일 이번에 발견한 우주 배경 복사의 스펙트럼 지수값이 관측으로 맞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인플레이션 이론 뿐 아니라 일반 상대성 이론 일부도 수정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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