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이오넷 지노믹트리 신뢰 바탕한 바이오 벤처협력 모델 결실 맺어

"우리는 한지붕에 사는 '사업친구'인 셈이죠. 앞으로 더욱 견고한 협력을 통해 수많은 합작품을 만들어낼 생각입니다."

<사진설명 왼쪽 지노믹트리 윤치왕 이사, 오른쪽 인바이오넷 이상목 팀장> 최근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진단할 수 있는 사스 진단용 DNA칩을 대덕밸리 바이오 벤처기업 두개사가 협력해 상용화하는 결실을 거둔 소식이 있었다. 이러한 결실을 맺기까지 두 회사가 수년간 쌓아온 신뢰와 남다른 벤처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덕밸리 바이오 벤처기업을 대표하는 인바이오넷(대표 구본탁)과 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지노믹트리(대표 안성환)가 바로 그 주인공. 이 두 기업은 전세계를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사스를 정확하게 진단, 예방할 수 있는 멋진 '합작품'을 만들어 냈다. 이 과정에서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한 신속한 결정 시스템과 팀워크 등이 십분발휘됐다. 지노믹트리는 기술 및 제품개발을, 인바이오넷은 동남아에 구축된 네트워크을 활용한 마케팅을 각각 맡아 대만에 진단 DNA칩을 공급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들은 '황금복식조'가 되어 각자의 장단점을 상호보완하는 과정에서 성과를 이뤄냈으며 이는 대덕밸리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간 새로운 협업시스템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두 회사가 의기투합하게 됐던 것은 지난 5월경. 사스공포가 전세계로 몰아치던 당시 두 기업은 색다른 협업시스템을 시도했다. 각 회사의 팀장과 연구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결성해 사스정복에 나서기로 했던 것. 각기 다른 회사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가동했다는 자체만으로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노믹트리 안성환 사장

지노믹트리 안성환 사장은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바이러스 전문가'로 이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와 기술개발을 해 오고 있었다. 또한 인바이오넷은 수년간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광범위한 네트워크을 무기로 마케팅에 주력해 왔던 상태였다. 이러한 각 회사의 특징을 익히 알고 있었던 두 회사는 사스공포를 호재로 여기고 '한번 해보자'는 합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됐다.

두 회사의 직원들은 밤낮을 잊고 휴가도 반납한 채 오로지 제품개발에 매달렸다. 지노믹트리의 제품개발 착수와 동시에 인바이오넷의 마케팅팀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인바이오넷의 이상목 팀장과 지노믹트리의 윤치왕 이사를 팀장으로 연구원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한달여만에 사스 DNA진단칩을 개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남은 것은 실제 사스감염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과 판로개척이었다.

이를 위해 지노믹트리 안성환 사장과 연구원들은 사스감염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5월 대만 현지에 과감히 뛰어 들었다. 10일간 대만에 머물면서 사스감염환자에 대한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쳐 제품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뒤를 이어 인바이오넷 구본탁 사장이 판로개척에 나서 대만의 백신제조회사에 사스 진단 DNA칩을 독점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결실을 맺었다.

지노믹트리 안성환 사장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각자의 단점을 오픈하고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신뢰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무엇보다 벤처기업이 지닌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조직문화 등을 잘 활용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인바이오넷 이상목 팀장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쌓아온 신뢰와 두 회사의 열린 마음이 있었기에 이런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면서 "이번 성과를 계기로 앞으로 같이 해 나갈 일들이 무한히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두 회사는 호흡기 질환과 사스감염 여부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DNA칩과 체외 진단용 자궁경부암 DNA칩 개발을 위해 기업간 장벽을 허물고 한 가족처럼 서로를 격려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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