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이상훈)는 기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용 전극으로 활용되던 ITO(인듐주석산화물) 대신 그래핀을 이용해 전극을 만들어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OLED는 기판, ITO 투명전극, 빛을 내는 유기물층, 양극인 알루미늄 층으로 적층되어 있다. 연구진은 통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ITO를 그래핀으로 대체했다. ITO 소재는 유리성질로 잘 깨지는 반면 그래핀 소재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깨지지 않는다. 이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면 투명전극이 깨지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ETRI는 한화테크윈과 공동으로 기판을 대면적화하고 그래핀 성장 기술과 OLED 투명전극으로 응용하기 위한 전사기술을 개발했다. OLED에 적용가능한 60Ω/m²수준의 면저항과 85%이상의 투과도를 갖는 그래핀 투명전극 가공·공정기술을 확보했다.

개발된 디스플레이는 19인치 모니터 크기 수준인 370mm x 470mm로 현존 세계 최대 크기이면서 그래핀 전극의 두께는 5나노미터(nm) 이하다.

연구진은 그래핀과 유연한 기판을 결합하면 얇고 유연한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나아가 옷이나 피부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제작에 활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수 있다.

디스플레이 공정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미세 패터닝 공정도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연구진은 이 공정기술을 활용해 그래핀 전극 OLED 패널로서는 세계 최대 사이즈인 370mm x 470mm급 패널 점등에 성공했다.  

향후 연구진은 유리기판 대신 플라스틱 기판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휠 수 있는 그래핀과 플래스틱 기판을 결합하면 웨어러블 OLED 소자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남성 ETRI 유연소자 연구그룹장은 "그래핀의 OLED 디스플레이 적용 가능성을 처음으로 현실화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대면적 그래핀 필름, OLED 패널 기술, 플렉서블 OLED 패널 기술을 통한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