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만다 틴들 에든버러 국제과학축제 크레이티브 디렉터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과 모든 연령대 연결‧혁신이루는데 초점"

  에든버러 국제과학축제가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5일까지 16일간 과학체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1989년 축제가 탄생한 이후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주제로 270여개의 과학이벤트가 펼쳐졌다.

유럽 최대 규모 과학축제로 성장한 에든버러 국제 과학축제 현장을 취재했다. 영국 에든버러 과학축제는 한국 과학문화의 방향타가 될 수 있는 여러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과학이 사회, 문화, 예술과 함께 어우러져 삶의 중요한 한 축임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된다. 에든버러 과학축제 현장르포(1편)에 이어 이색 과학이벤트 현장체험(2편), 축제 총책임자 인터뷰(3편) 순으로 연재한다.[편집자의 편지]

에든버러 과학축제 30주년 'edscifest' 수프 통 앞에서 "내년에 만나요."<사진 = 에든버러 국제과학축제>
에든버러 과학축제 30주년 'edscifest' 수프 통 앞에서 "내년에 만나요."<사진 = 에든버러 국제과학축제>
"개인과 사회, 그리고 전 우주적인 관점에서 직면하고 있는 많은 도전적 과제들의 중심에 과학이 있다. 기후변화는 말할 것도 없고 환경 보호, 경제, 보건, 식품 안전같은 시급한 세계적 문제를 과학이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과학적인 사회를 육성하는 것이다."

영국 '에든버러'라는 작은 도시에서 30년이 되도록 국제과학축제를 펼치는 이유다. 과학체험을 통해 과학을 이해하려는 단순한 목적에 그치지 않는다. 과학축제를 하는 근본적 철학은 인류의 문제에 모든 연령대 사람들이 연결돼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과학적인 사회를 육성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한다. 

에든버러 국제과학축제 총괄책임자 아만다 틴들(Amanda Tyndall) 크레이티브 디렉터는 "우리 축제는 매년 15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과학축제 중 하나가 되었다"라며 "우리가 축제를 여는 궁극적 목표는 사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과학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간 유전자 변형이 처음 시도된 1989년, 교육단체로 시작된 에든버러 과학축제는 매년 4월마다 에든버러 도심 곳곳을 과학에 의한 흥미로운 상호 작용의 중심지로 만든다. 

아만다 틴들은 "지난 30년간 인간 유전자 게놈 배열 순서를 밝혀냈고, 태양계와 그 너머의 중력 파도 존재를 밝혀냈으며, 인공지능과 합성 생물체 기술의 잠재성을 확인하고 발전시켰지만 우리는 여전히 복잡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과학은 개인, 사회 그리고 인류가 직면하는 가장 큰 도전과 기회의 중심에 위치한다.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더 잘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우리는 혁신을 멈출 의도가 없다"고 피력했다.

◆ 살아 있다는 의미? 지구와 그 너머 우리의 미래는?···축제가 던지는 메시지

올해 에든버러 과학축제의 주제는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이다. 2016년에는 '더 나은 세계 건설'(Building better worlds), 2017년에는 '연결되다'(Get Connected)라는 주제였다. 

매년 이처럼 광범위한 주제가 선정되는 이유는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사회에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에 먼저 이야기 해나갈 수 있고, 보다 알찬 전시와 워크숍·토론·특별한 행사 프로그램들에 주제가 녹아들어 스토리텔링할 수 있다. 

축제의 주제 선정은 다양한 것들에 의해 영감을 받는다. 특히 올해는 영국의 여류작가 메리 셸리가 쓴 괴기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출판된지 200주년을 맞으며, 합성 생물학·게놈 편집·로봇 공학·기계 학습·재생 의학 시대에서의 보편적인 삶과 그 밖의 것을 고려해 주제가 선정됐다. 

아만다 틴들은 "우리는 21세기에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우리의 참관객들이 잠시 그들의 존재와 위치 그리고 지구와 그 너머에 대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도록 유도한다"며 "올해의 축제는 무엇보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묻는 생명의 축제"라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을 비롯해 에든버러 시티아트센터, 보타닉 가든, 동물원, 에든버러 박물관 등 에든버러 핵심 랜드마크 곳곳이 실제 올해 축제 테마와 관련된 과학 체험과 이벤트들로 가득찼다. 총 30개의 장소에서 270개 이상의 과학축제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대부분의 명소들이 일년 내내 방문객들로 붐비지만, 과학축제의 목적에 걸맞게 대부분의 랜드마크 현장에서 축제를 느끼게 만든다. 이들 중 시티아트센터는 상당수 가정용 과학 프로그램의 허브로 사용되며, 에든버러 前 왕립수의과학교 서머홀(Summerhall)는 주로 성인들이 과학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들로 운영됐다. 

◆ "과학으로 대중을 끌어들이는데 세계와 함께할 것"

아만다 틴들 "과학은 삶의 일상입니다"<사진 = 에든버러 국제과학축제>
아만다 틴들 "과학은 삶의 일상입니다"<사진 = 에든버러 국제과학축제>
아만다 틴들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난 7년간 맡아 오며 축제의 주제·집중할 영역·핵심 요소 등에 대한 전반적인 비전을 수립하고, 외부 팀들과 협력해 왔다. 

아만다 틴들과 함께 크리에이티브, 마케팅 및 커뮤니티, 프로덕션, 프로젝트 관리 등 각 분야의 35명 핵심 직원들이 축제와 교육 및 국제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고 있다. 축제 진행과정에서는 수백명의 임시 직원이 고용돼 운영된다. 

에든버러 과학축제는 매년 4월 열리는 연례 축제와 함께 교육에 중점을 두고 일년 내내 스코틀랜드 전역의 학교를 방문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정기적으로 해외 이벤트를 주최하며, 현재 아부다비 사이언스 페스티벌(Abu Dhabi Science Festival)의 주요 프로그램 파트너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가 7년째다. 

아만다 틴들은 "30년의 경험으로 우리는 종종 전 세계 사람들의 충고와 영감을 주기 위해 접근한다"며 "올해는 캐나다·노르웨이·덴마크·중국·이탈리아 등에 파견돼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하는지를 알리고 있으며, 이제는 연례적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도 받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녀는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을 가능한 많은 청중들과 나누고 싶기 때문에, 우리의 일을 계속해서 국제적으로 확장시키고 싶다"며 "전 세계 어느 파트너든 협력해 과학으로 대중을 끌어들이고, 이를 보다 폭넓은 문화의 일부로 만들기 위해 우리의 목적을 공유하기를 원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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