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수 기계연 실장 연구팀, 연구소기업 '오대' 설립하고 로봇의족 상용화
김정원 중사에게 첫 사용품 전달···"살아있는 다리 같은 느낌 받아"

하지절단 장애인을 위한 발목형 로봇의족이 개발됐다. 그동안 해외의 비싼 로봇의족에 의존해야 하던 상황에서 국산제품으로 이들이 보다 저렴하게 의족을 사용하고, 편리하게 보행할 수 있게 됐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우현수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지원로봇연구실장 연구팀이 연구소기업 오대를 설립해 스마트 로봇의족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첫 상용제품을 지난 2015년 목함지뢰 폭발사고로 오른쪽 발목을 잃은 김정원 육군학생군사학교 상명대학군단 중사에게 전달했다.

우현수 실장이 김정원 중사에게 스마트로봇의족을 전달하고 있다.<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우현수 실장이 김정원 중사에게 스마트로봇의족을 전달하고 있다.<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가격 4분의 1로 낮춰···국내서 보행 패턴 분석도 가능

"로봇의족 1기당 1억원입니다. 해외서는 상당 비용을 보험으로 지원받을 수 있지만 국내 보조금은 200만원 수준입니다. 가격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해외서 보행패턴 분석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우현수 실장은 로봇의족 개발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우 실장에 의하면 2016년 기준 국내 하지절단 장애인은 2만 7000명이며, 상지절단 장애인은 12만 4000명에 이른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로봇의족은 외국산 제품뿐이다. 가격은 1억 원으로 높고, 로봇의족을 구입해도 실제 착용을 위해 외국 현지에서 수개월간 착용자의 보행패턴을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반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했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2015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지난해 4월 스마트 로봇의족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착수했다. 이후 국내 영세한 의수·의족 산업환경에서 상용화에 한계를 느꼈다. 그러던 상황에서 우대금속이 관심을 보이면서 기계연과 공동출자로 연구소기업를 설립했다.  

출시된 의족 무게는 기존 개발품 보다 0.45㎏ 더 가벼워진 1㎏ 수준이다. 구동출력은 더욱 높아져 땅을 차는 힘을 나타내는 토크(Nm)가 세계 최고 제품과 동일한 150Nm까지 구현할 수 있다. 그러면서 가격은 외국산의 4분의 1 수준인 2000~3000만원으로 낮췄다. 

특히 발목에 모터구동부와 함께 스프링을 적용한 독창적 설계로 제품의 무게를 줄이고, 갑자기 작동이 멈추는 비상시에도 자연스러운 반동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한 번 충전하면 배터리 교환 없이 최대 4시간 보행이 가능하다. 우 실장은 "필요 시 여분의 배터리로 교체하고, USB 포트를 활용해 보조배터리로 충전할 수도 있다"면서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로봇의족과 일반 수동의족으로 동작 모드를 변경할 수 있고 배터리 잔량도 체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를 착용하면 기존의 딱딱한 의족과 달리 사람의 발목과 유사한 움직임과 걸을 때 바닥을 차는 힘을 구현해 훨씬 자연스러우면서 의족 착용시 피로와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상용화된 제품을 가장 먼저 목함지뢰 폭발 사고로 발목을 잃은 김정원 중사에게 전달했다. 연구팀은 김 중사의 보행 패턴을 분석하고, 2개월 간의 분석 끝에 최적화된 의족을 제작했다. 김 중사는 착용 첫 날, 한 시간의 연습 후 곧바로 보행 보조기구 없이 스마트 로봇의족을 착용한 채 걷는데 성공했다. 

김 중사는 "스마트 로봇의족을 착용하면 기존 의족과 달리 부드러우면서 마치 살아있는 다리 같은 느낌을 준다"며 "기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충남대학교병원과 임상실험 부분에서 협력했다. 국군의무사령부, 의지보조기협회 등 기관과 협업도 이뤄졌다.

우 실장은 "1년여 노력 끝에 드디어 세계 최고 제품과 동등한 성능의 국산 로봇의족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며 "로봇기술의 도움으로 외국처럼 국내 많은 절단 장애인들도 다양한 일상생활이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이나 정부 보조금 등에서도 보다 장애인들을 위한 지원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앞으로도 장비를 개선하며 기술로 사회적 공공성 증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로봇의족.<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스마트 로봇의족.<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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