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 분야 글로벌 기술선점 '각축전'···대덕은 연말까지 '낭보'
기술기반 스타트업들 축적된 기술·역량 발휘 "산업의 출발점"

AI와 바이오 분야 대덕벤처들이 올해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며 글로벌 시장에 두각을 나타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AI와 바이오 분야 대덕벤처들이 올해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며 글로벌 시장에 두각을 나타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다사다난했던 황금개띠 무술년(戊戌年)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가는 가운데 과학기술계에도 올해 크고 작은 이슈들이 함께했다.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우주진출 가능성을 두 눈으로 확인했고, 과학기술인들은 남북과기협력, 기후변화, 단위 재설정, 가짜학회, PBS, 정권의 과학계 홀대 등의 다양한 파고를 겪으며 한 해 동안 울고 웃는 일들을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굳건한 뚝심 하나로 과학기술 기반 산업계를 지켜오며 우리에게 꾸준히 낭보를 전해온 이들이 있다. 한해 글로벌 이슈였던 AI(인공지능)·바이오 분야 대덕벤처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글로벌 무대로 성큼성큼 다가가며 올해도 'A+ 성적표'를 내놨다.

◆ 혁신주체는 '지역'···AI 산업계 가속도 붙은 '대덕벤처들'

AI 기술이 자연스레 일상생활에 녹아들면서 세계 모든 곳에서 AI 기술 선점을 위한 각축전이 치열하다. 대덕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대덕벤처들은 AI를 기반으로 우주·교육·환경·교통·선박 등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며 '글로벌 AI'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스아이에이의 위성영상 활용 AI 분석 기술 서비스.<사진=에스아이에이 제공>
에스아이에이의 위성영상 활용 AI 분석 기술 서비스.<사진=에스아이에이 제공>

에스아이에이(대표 전태균)는 AI 기술을 위성영상 분석 서비스에 접목했다. 인공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AI로 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위성영상을 AI로 분석하면 소형차·중형차·트럭 등 대부분의 종류를 낮은 오차로 구분한다. 건물의 구조까지 분석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응용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

수퍼빈의 AI 쓰레기통 모습.<사진=수퍼빈 제공>
수퍼빈의 AI 쓰레기통 모습.<사진=수퍼빈 제공>

수퍼빈(대표 김정빈)은 AI를 활용한 재활용 시스템을 개발하며 쓰레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쓰레기는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람의 손을 거치더라도 100% 완벽하게 걸러지지 않는다. 때문에 재활용 폐기물임에도 그대로 소각·매립되는 경우가 많다.

수퍼빈은 AI 쓰레기통을 만들었다. AI가 쓰레기 형태를 인식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쓰레기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해 분리수거한다. 이를 이용하면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만 선별해 기조에 투입되던 자원도 절감할 수 있다.

아이캡틴(대표 김현철)은 KAIST 박사과정 학생들로 구성됐으며 'AI 접목 선박 대피 솔루션'을 개발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솔루션에 AI를 접목했다. 선박 대피 솔루션과 능동 대피 경로를 지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평상시에는 재난 구조 훈련이나 구조 설계에 활용한다. 재난 발생시 대피로를 안내한다. 또 선박 사고가 발생하면 생존율을 35% 증가시키고, 대피 시간은 45%로 절감해 피해를 최소화한다.

블루시그널이 개발한 교통상황을 예측하는 AI 솔루션.<사진=블루시그널 제공>
블루시그널이 개발한 교통상황을 예측하는 AI 솔루션.<사진=블루시그널 제공>

교통에도 AI가 나섰다. 블루시그널(백승태 대표)은 기상정보로 날씨를 예측하듯 교통정보로 도로상황을 예측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존 교통 패턴분석을 기반으로 원인·결과를 찾고 여기에 교통공학 알고리즘을 접목했다.

예측 정확도를 최대치로 높이기 위해 AI에게 학습을 시켰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확도는 높아진다.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은 최소 2분에서 최대 2일 이후의 교통상황 변화를 예측한다.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까지 최대한 확보한다.

쓰리세컨스는 모터스포츠 선수를 위한 AI 운전코치를 개발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쓰리세컨스는 모터스포츠 선수를 위한 AI 운전코치를 개발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모터스포츠 선수를 위한 AI 운전코치도 등장했다. 쓰리세컨스(대표 김재우)는 모터스포츠 선수의 주행 데이터를 분석해 완벽한 트랙 운전법을 제공한다. 기존 선수들의 주행 데이터를 모아 AI로 분석해 대조하는 방식이다. 선수에게 적절한 지점에서 가속·제동이 이뤄졌는지 등을 코칭한다.

고미랩스(대표 김인수)는 반려동물용 AI 장난감인 '고미볼'을 선보였다. 빈집을 혼자 지키는 반려동물을 위한 공 모양의 로봇이다. 고미볼은 자율주행을 탑재하고 있어 스스로 움직이며 반려동물의 운동을 유도한다.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혼자서 놀도록 돕는다.

고미볼은 12가지 방법으로 반려동물과 놀아준다. 고미볼을 물면 스스로 진동하고 때리면 빛도 난다. 반려동물의 반응 데이터를 수집하고 주행 알고리즘에 반영한다. 주인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려동물의 활동 정보를 확인하고 원격으로 조정까지 할 수 있다.

H2K에서 개발한 소중한글 앱의 모습.<사진=H2K 제공>
H2K에서 개발한 소중한글 앱의 모습.<사진=H2K 제공>

교육 플랫폼에도 AI가 등장했다. H2K(대표 홍창기)는 '소중한글'이라는 앱을 개발했다. 소중한글은 기존 단어 위주 교육과 달리 소리 중심의 한글 교육을 제공한다.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게임 형태로 개발됐다.

아이의 학습 성향과 진도에 따른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위해 데이터 기반의 AI 기술이 적용됐다. 데이터를 분석해 취약점을 찾고, 진도를 맞춰 교육할 수 있도록 돕는 알고리즘이 설계됐다. 

이처럼 AI 기반 대덕벤처들이 차세대 AI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대덕단지 기술창업 한 전문가는 "AI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세계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라며 "기술 인프라가 풍부한 대덕에서 세계를 장악하는 AI 기업이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덕 바이오 벤처들 '코스닥·코넥스' 진출 러시

대덕 바이오 벤처들이 코스닥·코넥스에 속속 진출하며 연말까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 제공>
대덕 바이오 벤처들이 코스닥·코넥스에 속속 진출하며 연말까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올해에도 대덕 바이오 벤처들의 코스닥·코넥스 시장 진출이 활발했다. 기업마다 약 10여년 이상의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축적된 성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롯이 기술력으로 다져진 바이오 벤처들의 세계 선점 가속화가 시작됐다.

글로벌 항체치료제 전문기업 파멥신(대표 유진산)은 지난달 21일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세번의 도전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파멥신은 완전인간 항체치료제 등 자체개발 플랫폼 기술에 근거한 다중표적 항체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2008년 창업했다.

최근에는 타니비루맵과 키트루다 병용투여의 호주 1b/2상 임상시험 개시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쳤고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덕 바이오 벤처 엔솔바이오사이언스(대표 김해진)는 지난 9월 10일 코넥스 시장에 진입했다. 엔솔바이오는 바이오 빅데이터 신약발굴 플랫폼을 기반으로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골관절염 치료제, 동물용 관절염 치료제 등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수젠텍(대표 손미진)은 이번달 코스닥 예비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지 1개월 만이다. 수젠텍은 45일 이내에 상장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할 계획이다.

지노믹트리(대표 안성환)도 지난달 1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지노믹트리는 지난 10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 통과했다. 기술성 평가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이크레더블로부터 각각 평가등급 A, A 등급을 받았다. 이전상장 시기는 내년 2월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바이오 분야 강자로 꼽히는 기업들이 연이어 코스닥·코넥스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대덕단지 바이오 분야 한 연구자는 "대덕 바이오 벤처들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라며 "올해 다수의 기업이 해외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내년에도 활발한 기술선점 진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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