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연합회(회장 김명자)는 선정위원회(위원장 권오경)와 서면 심의를 거치고 과학기술계·일반국민 총 7831명의 온라인 투표 결과를 반영해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는 '과학기술 이슈' 4건과 '연구개발 성과' 6건으로 총 10개 뉴스가 선정됐다. 과학기술 이슈 뉴스는 ▲미세먼지 전쟁 ▲플라스틱 역습 ▲우주개발 청신호 ▲탈원전·신재생에너지 관련 갈등과 에너지 믹스 논란 등 4건이 선정됐다.

연구개발 성과 뉴스는 ▲미생물로 플라스틱 제조, 폐플라스틱 분해 가능한 기술 개발 ▲차세대 프리미엄 10나노급 D램 기술 개발 ▲세계 최초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상용화 기술 확보 ▲내구성 2배 성능의 리튬금속-이온전지 개발 ▲한국인 표준 뇌지도를 활용한 치매 예측 기술 의료기기 허가 획득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선 친환경 수소 연료전지 개발 등 6건이 뽑혔다.

◆ 올해를 뜨겁게 달군 과학기술 이슈는?

미세먼지 문제 심각성이 올해 최고조에 달했다. 연일 이어진 미세먼지 주의보는 도심과 비도심 나아가 청정지역 제주까지 덮치면서 전국이 미세먼지 동시 영향권에 속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미세먼지가 국민 삶의 질을 위협하는 국가적 재난으로 인식되면서 과학기술계도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나서서 다양한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점차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뉴스가 과학기술계 첫 번째 이슈로 꼽혔다.

재활용 쓰레기 이슈도 주목받았다. 지난 4월 재활용 쓰레기 수거 논란으로 불거진 플라스틱 처리 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근원적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에 국내 재활용 산업의 시스템 개선과 무분별한 플라스틱 소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생산과 소비 활동에서의 체계적인 실천과 변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플라스틱 이슈는 미세먼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관심사로 꼽혔다.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면서 산업 생태계와 소비생활의 전주기적 개선과 국민적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우주발사체 성공 이슈도 눈길을 끌었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의 시험발사체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청신호가 켜진 것이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지난 11월 28일 국내 독자기술에 의한 75톤급 엔진 개발과 발사 성공을 국내 우주개발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성공으로 한국은 우주발사체용 독자 엔진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에너지 전환 정책도 이슈였다. 탈원전 정책 선언 이후 원전 정책, 신재생 에너지 등에 대한 찬반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와 LNG 발전 등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이의 부작용과 관련된 사회적 논란이 전문가 그룹 등에 의해 불거졌다.

이어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등의 에너지원을 적정 수준으로 융합한 '에너지 믹스'의 합리적 설계에 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에너지 전환에 따르는 전력요금 상승 등의 우려는 국민적 관심사다. 경제적 파급력이 큰 만큼 관련 정책의 체계적 검토와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연구에도 '주목' 올해의 성과는?

친환경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분해)할 수 있는 기술이 각각 개발됐다.

세계 최초로 미생물 발효를 통해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된 데 이어, 기존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들 연구성과가 앞으로 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10대 뉴스에 들어갔다.

10나노급 D램도 올해의 성과로 꼽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2세대 1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최첨단 모바일 D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16Gb(기가비트) LPDDR4X(Low Power Double Data Rate 4X) 모바일 D램은 속도와 생산성이 2배 이상 향상됐다.

한편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 16Gb DDR5 D램은 전송 속도가 5300Mbps로 기존 제품의 최대치(3,200Mbps)에 비해 1.6배나 빨라 영화 11편을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내 기업의 독창적 D램 기술로 글로벌 IT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혁신 기술이 개발됐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휘어지는 반도체도 주목받았다.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휠 수 있고, 패키지 사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상용화 기술이 구현됐다. 이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소자를 여러 층으로 적층해도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고, 접촉을 유지한다. 기존 패키징 기술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굽힘 반경 10mm로 굽혔다 폈다를 1만 번 반복해도 끄떡없는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웨어러블디바이스, 스마트 카드, 메디컬 디바이스 등 기술 활용의 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에너지 기술도 주요 기술로 선정됐다. 현재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2배 이상 넘어서고 1200회 이상 충전과 방전을 해도 초기 대비 80% 이상의 성능이 유지되는 리튬금속-이온전지가 개발됐다.

이번 연구성과로 리튬이온전지가 지닌 에너지 저장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용량·장수명의 전지 제조가 가능해져 차세대 전지산업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인 표준 뇌지도를 활용한 치매 예측 기술 의료기기가 한국 식약처 인증을 획득했다. 정상으로 판별된 한국인 1000명 이상에 대해 정밀 MRI를 촬영해 연령대별 남·여 표준 뇌지도를 작성했다.

표준 뇌지도와 환자의 영상자료를 자동으로 비교·분석해 치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고령인구 증가로 치매 질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에 인증된 의료기기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조기에 예측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라믹 연료전지도 주목받았다.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고성능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가 개발됐다. 연료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로 오염물질 배출 없이 높은 발전효율을 갖는 것이 강점이다.

또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에 비해 전해질의 전도도가 100배 이상 높아 차세대 연료전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대면적 전지 제조 공정기술 개발을 추진할 수 있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과총은 올해 취합한 422개의 과학기술 뉴스 가운데 선정위원회의 사전 토의와 심의를 거쳐 30개 항목의 뉴스를 후보로 선정했다.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7일 동안 10대 과학기술 뉴스 홈페이지(10news.kofst.or.kr)를 통해 온라인·모바일 투표를 진행했다. 

과총 관계자는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로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복지 증진 등 행복지수 현안이 국민적 관심사임을 확인했다"라며 "과학기술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적극적으로 이슈를 다룸으로써 사회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