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는 배터리를 쓰지 않고 사람 체온만을 활용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열전발전 복합모듈'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열전발전 복합모듈은 열에너지를 전기로 변환, 이를 증폭해 웨어러블 소자 전원으로 사용하게 만든 기술이다. 이 복합모듈은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돼 밴드형 파스처럼 신체에 붙여 체온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또 연구진은 소자의 출력을 기존 미국 연구진에 의해 발표된 20마이크로 와트(㎼)/㎠를 약 1.5배 이상 높여 35㎼/㎠를 달성했다. 또, 소자 6개를 묶어 모듈화할 경우 최대 2~3밀리와트(㎽) 출력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복합모듈을 이용해 5cm x 11cm 크기의 파스형태 패치를 만들었다. 이어 성인 손목에 개발한 패치를 6개 붙이고 전압을 증폭시켜 LED 전광판 글씨를 선명하게 점등하는 전송실험에 성공했다.

ETRI는 이번 기술의 핵심이 ▲열전소자 설계기술 ▲생체모사 히트싱크 ▲전력관리 회로 등이라고 설명했다.

열전소자 설계기술은 체온이 잘 전달되도록 열저항 매칭을 고려하며 열전소자 설계를 하는 기술이다.

생체모사 히트싱크는 사람 피부 땀샘을 흉내 내 체온을 발산·흡수하는 구조체 기술이다. 파스형태의 구조체를 피부에 붙였을 때 피부와 구조체간 온도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땀샘과 같은 구조로 만들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것. 기존 제품 대비 생체모사 히트싱크가 장착된 열전소자 출력은 5배가 더 크다.

전력관리 회로는 낮은 전압에서도 효율이 80% 이상 유지되며 충전이 가능한 전압으로 키워 변환시켜 주는 회로다. 체온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ETRI는 이번 기술이 향후 체온이나 맥박 센서 등과 결합돼 데이터를 무선 수집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유아·환자·애완동물 모니터링 등에도 적용이 예상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SCI급 논문 15편, 국내외 특허출원 15건, 요소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을 마쳤다. 향후 본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키기로 하고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문승언 ICT소재연구그룹장은 "향후 본 시스템이 완성되면 웨어러블 소자나 사물인터넷 기기의 전원, 하드웨어 플랫폼 등으로 활용돼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홈·시티 등 신개념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련기술은 지난해 2월 'Advanced Material' 논문 표지로 선정돼 출판된 바 있다. 이번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정, 2018년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중 기계소재분야 최우수성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NST(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 권리사업화 지원 사업으로 R&D 시작단계에서부터 특허 권리화·사업화를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