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허원도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연구팀, 부작용 최소화 가능

연구팀이 광활성 Flp 단백질 활용 모습. 연구팀은 PA-Flp 단백질을 전달체인 AAV 바이러스를 이용해 8주된 생쥐의 뇌 해마에 주입했다. 빛의 세기와 노출되는 시간에 따라 발현되는 유전자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사진=IBS>
연구팀이 광활성 Flp 단백질 활용 모습. 연구팀은 PA-Flp 단백질을 전달체인 AAV 바이러스를 이용해 8주된 생쥐의 뇌 해마에 주입했다. 빛의 세기와 노출되는 시간에 따라 발현되는 유전자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사진=IBS>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생쥐의 머리에 빛만 비춰도 유전자 발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유전자 변형 실험 모델을 만들거나 수술하지 않아도 유전자 발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의 허원도 교수 연구팀(KAIST 생명과학과)이 개발한 Flp 유전자 재조합 효소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 활성화 되며 유전자 발현을 유도,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20일 밝혔다.

Flp 유전자 재조합 효소는 유전자를 자르고 재조합하는 기능으로 유전자 형질 전환 실험모델을 만드는 등 다방면에 활용됐다. 광유전학 기술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빛 없이도 스스로 조립(auto-assembly)돼 제어가 어려웠다. 뇌 속으로 빛을 직접 전달하려면 광섬유를 집어넣는 수술 과정도 필요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활성 Flp유전자 재조합 효소(PA-Flp 단백질)는 비활성 상태에서도 빛을 받으면 결합돼 활성화된다. 연구진은 단백질 공학을 통해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Flp유전자 재조합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위치를 찾아 PA-Flp 단백질을 설계했다. 적색 형광 단백질을 붙여 발현정도를 쉽게 알아보도록 했다.

PA-Flp 단백질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반응하는 민감도를 지녔다. 연구진은 기억을 관장하는 쥐의 해마 부위에 PA-Flp 단백질을 넣은 뒤 30초 동안 LED를 비추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생쥐 뇌의 깊은 조직 영역에 도달하는 적은 빛에 PA-Flp 단백질이 활성화 되는 것을 확인했다. 비침습성 방식으로 유전자 발현 조절에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검증을 위해 해마보다 더 깊숙한 곳에 위치한 내측 중격 칼슘 채널에 PA-Flp 단백질을 넣고 LED 빛을 쐈다. 그 결과 칼슘 채널 발현이 억제되며 물체 탐색 능력이 증가했다. 또 대조군에 비해 물체 탐색 능력이 커져 더 많은 움직임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는 빛으로 원하는 타이밍에 유전자를 자르고 재조합하는 효소를 개발해 향후 광유전학에 응용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 빛만 쏘는 방식으로 원하는 유전자를 쉽고 빠르게 조절할 수 있어 광섬유를 심는 별도의 수술 없이 연구자가 사용하기 간편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교신저자인 허원도 교수는 "실험쥐의 생리학적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리적, 화학적 자극이 거의 없이 LED로 원하는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향후 다양한 뇌 영역을 탐구하는데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박병욱 연구교수는 "기존에 개발된 빛으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세포 배양 수준에 있는 것에 반해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쥐의 뇌에 적용해 개발된 시스템을 특정 유전자의 시공간적 기능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2.353)에 18일 오후 7시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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