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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꼼짝마! 과학자들이 나섰다

출연연·대학 등서 과학적 해결책 마련 분주···저감부터 예방까지
국민 실감 연구 필요···"정치·사회적 노력도 병행해야"
"과학계가 산업체와 밀착해 효율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 기술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는 문화도 있었으면 한다."(이재구 FEP 융합연구단장)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구한다. 과학적 연구와 함께 미세먼지 위험성을 알리고 노출을 저감 활동, 대중 교육도 필요하다."(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환경기계연구실장)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며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서울과 대도시는 맑고 청명한 하늘을 보기 어려운 상태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에는 대통령이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 25일 인공강우 실험을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미세먼지는 사람의 몸속으로 흡입돼 혈액으로 스며들어 심장과 중추신경 등에 영향을 미친다.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호흡기를 지나쳐 폐에서 걸러지지 않아 위험성이 더 크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한다. 또 혈관의 수축 등을 유발해 맥박수가 높아지고, 부정맥과 심근경색, 뇌졸중의 발병도 높아진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여러가지다. 중국에서 오는 스모그, 생활속에서 발생하거나 불완전 연소 등. 특히 불완전 연소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황산화물이 대기 중 공기, 빛과 만나 광화학 반응을 거쳐 발생한다. 연소와 뜨거운 열이 요구되는 발전소·제철소에서 다량 생성되는 질소산화물·황산화물이 열과 만나 초미세먼지를 만들고,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학계에서도 미세먼지 유입, 경로 분석부터 저감, 인체 유해성 확인 연구, 필터 개발 등 연구에 집중하며 미세먼지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성능 저비용 조합형 집진기, 구강으로 노출된 미세먼지 표준물질 영상, 기능성 나노 필터, 중국 춘절기간 동안 한반도 측정소별 미세먼지 농도변화(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자료=대덕넷 DB>고성능 저비용 조합형 집진기, 구강으로 노출된 미세먼지 표준물질 영상, 기능성 나노 필터, 중국 춘절기간 동안 한반도 측정소별 미세먼지 농도변화(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자료=대덕넷 DB>

◆미세먼지 이동경로 추적부터 필터개발까지 진행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는 연구실 차원에서 미세먼지 발생원을 파악하고, 오염원 배출을 차단하기 위한 연구를 속속 진행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의 정진상 박사팀은 지난해 중국 춘절에 사용한 폭죽이 국내에 유입되며 미세먼지 농도를 높였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중국 춘절기간 동안 한반도 전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51-100 μg/m³) 수준인 것을 확인하고,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 춘절 불꽃놀이에 사용한 폭죽과의 상관관계를 밝혔다.  최근 중국은 폭죽 구입 실명제를 도입하며 규제에 나섰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환경시스템연구본부 연구진을 중심으로 고효율화·청정화가 가능한 환경기기와 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 성과 중 하나가 타이어 마모 미세먼지 측정을 위한 시뮬레이터 개발이다.

이석환 기계연 박사는 "최근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배출가스는 개선되는 반면 타이어 마모 미세먼지와 같은 비배출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최근 유럽 연구자 그룹에서도 이와 관련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발생한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KIST(원장 이병권)는 질소산화물이 포함된 매연을 필터에 통과시켜 질소와 물로 배출시키는 장치를 개발했다. 제철소 '소결로' 공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하기 위한 기술이다. 하헌필 KIST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은 "질소산화물을 저온에서 처리하는 촉매를 개발해 촉매 효율을 높인 것"이라며 "질소산화물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고, 올 상반기 내로 상용화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FEP 융합연구단(단장 이재구)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출연연과 기업체 소속 연구자 100여명이 참여해 지난해 2015년 12월부터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재구 융합연구단장은 "오염원을 배출하는 발생원을 처리하고, 그동안 발전소에서 사용한 환경오염 물질을 줄이는 연구로 '굴뚝없는 발전소'를 구현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단장 배귀남)은 지난 2017년 8월 발족한 이래 미세먼지 발생유입, 측정예보, 집진저감, 보호대응 등을 수행한다.

미세먼지 경로를 추적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환경질환센터를 중심으로 미세먼지 매개 세포 특이적 신규 타깃 발굴과 치료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필터기술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권오석 생명연 박사는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는 필터를 개발해 섬유 공기압을 작게 하고, 차압이 쉽도록 만들어서 기술이전도 마쳤다"면서 "최근에는 이러한 연구를 확장시켜 공기청정기, 마스크, 에어필터 접목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직무대행 백원필)의 채길병 원자력연 박사팀은 플라즈마 내 더스트 입자 운동 원리 규명 연구도 발표했다. 또 미세먼지 분자영상 기술로 체내 영향성도 입증했다.

전종호 원자력연 박사는 "기술개발로 유해물질 흡입시 이동 경로 추적과 영상 평가를 통한 미세먼지의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졌다"면서 "흡입한 유해물질을 빨리 배출할 수 있도록 천연물 활용 연구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계에서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한종인 KAIST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실내외에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하얀비'를 개발했다. 특수 장치로 미세먼지를 빨아들인 후 장치 내부에서 물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식이다. 물을 활용하므로 미세먼지 흡입 필터가 필요 없고, 분해 효율도 높다.

개발한 장치는 크기의 제약이 없다. 사무공간은 물론 축산농가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한 교수는 "공간의 제약이 있던 기존 공기청정기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하얀비"라며 "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펌프를 통해 물을 계속 쓸 수 있으며 기존 공기청정기처럼 필터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도 국민적 어려움 해결에 나서야···"정치·사회적 노력도 병행해야"

일부 연구자들은 최근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많아지면서 연구비 집중현상, 과다 경쟁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기존 기술을 활용해 국민 실생활에 보다 가깝게 다가가는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출연연 A 연구자는 "국민 실생활에 즉시 접목되거나 독특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모여 관련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문화도 필요하다"면서 "유행에 따라 특정 연구 조직이나 분야에 연구비가 집중되는 부분도 경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연구자들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국가 전략적 접근 필요성도 강조했다.

출연연 B 연구자는 "과학적으로 이미 나와있는 방법을 활용하고,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면 현상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도 "기초 R&D 보다 응용 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실질적으로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미세먼지 연구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연연 C 연구자는 "미세먼지는 장치 1~2개로 해결할만한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과학기술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전략을 갖고 제 목소리를 내고 정치·사회적으로 해결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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