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KAIST 교수 연구팀, 초소형·초경량 미세 초음파 소자 개발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의 뇌에 초음파 자극을 줄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이현주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1g 미만의 미세 초음파 소자(CMUT)를 개발하고, 움직이는 쥐의 뇌 초음파 결과를 얻었다고 11일 밝혔다.

비침습적이고 집속 가능한 초음파 자극 기술이 차세대 뇌 자극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뇌의 특정 영역을 미세 자극하는 심부뇌자극술(DBS)과 광유전학 기반 광 자극이 있지만 침습도가 높아 임상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경두개전기자극술(TES)과 경두개자기자극술(TMS)은 비침습적이지만 자극 부위가 넓고 심부 자극이 불가능해 적용 범위에 한계가 있었다. 

초음파는 비침습적이기 때문에 동물실험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어 임상 시험에 활용된다. 초음파 집속으로 국소부위 자극과 심부 자극이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관련 기술이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쥐를 고정한 상태에서 연구한 결과만 발표됐다. 

연구팀은 미소 전자 기계 시스템(MEMS) 기술을 통한 정전용량 미세 초음파 소자(CMUT)의 초소형, 초경량화를 연구했다.

그 일환으로 쥐의 구조에 맞는 중심 주파수, 크기, 초점 거리, 초음파 세기를 갖는 1g 미만의 소자와 행동실험에 적합한 실험 장치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초음파 소자의 성능 평가를 위해 쥐 뇌의 운동 피질 (motor cortex)을 자극해 쥐의 앞발이 움직이는 운동 반응을 확인하고 승모근의 근전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초음파의 강도를 높일수록 운동 피질을 자극할 때 나오는 쥐의 앞발이 움직이는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음파가 세지면서 반응 성공률도 높아졌다.

연구팀이 개발한 초음파 소자는 쥐 뇌의 3~4mm 깊이까지 초음파가 전달되고 쥐 뇌 전체 크기의 25% 영역을 자극할 수 있다.

향후 자극 범위를 국소화해 소형 동물 뇌의 단일 영역도 자극할 수 있는 차세대 뉴로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현주 교수는 "움직이는 쥐의 초음파 뇌 자극이 처음으로 가능해졌다"며 "수면장애, 파킨슨병, 치매, 우울증 등 여러 뇌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연구와 특이한 뇌 회로 규명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김형국 석사가 주도하고 김성연 석사과정, 티어샤(Thielscher) 덴마크공대(DTU) 교수 연구팀이 참여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브레인 스티뮬레이션(Brain Stimulation)'에 지난해 11월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행동실험이 가능한 초소형 비침습 초음파 자극 장치.<사진=KAIST 제공>
행동실험이 가능한 초소형 비침습 초음파 자극 장치.<사진=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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