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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차 달리고 드론 날고 대덕을 R&D 샌드박스로"

"기업 중심 제도개선으로 출연연 신청 절차도 깜깜"
과학계 "기존 수행 중인 규제특례 간 제도정리 必"
과기부 "하반기 과학기술 분야 규제 검토 예정"
사례 # 출연연 B 박사는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기업에 초점이 맞춰진 듯한 대국민 홍보에 궁금한 점을 문의해볼 생각도 못 했다. 연구 도중 풀어야 할 다양한 규제들을 어디서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등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면 적극 활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출연연 연구자)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된 지 곧 100일을 맞는다. 하지만 산업계 중심으로 이뤄지며 과학계 R&D 현장에서도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정부가 드론, 3D프린팅, 전기차, 증강·가상현실, 바이오 신약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규제 혁파를 예고했지만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보니 연구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밋밋한 게 사실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지난 1월 17일 첫 시행 돼 지금까지 총 26건의 규제를 완화했다. 허가된 서비스는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 관리서비스 ▲메신저·문자 기반 행정·공공기관 고지서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 ▲임상시험 참여희망자 온라인 중개 서비스 ▲이동형 가상현실(VR) 체험서비스 트럭 ▲모바일 기반 폐차 견적 비교 서비스 ▲스마트 전기자동차 충전콘센트 등이다.
 
현재 규제 샌드박스 문의는 ICT융합→ 과기부, 산업융합→ 산업부, 금융혁신→금융위, 지역혁신→시‧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신청 문의를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경우 홈페이지와 오프라인으로 ICT 규제 샌드박스 상담센터를 통해 법률상담이나 일반상담을 진행 중이다.
 
정부가 규제 프리존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출연연과 대학 등 연구현장에서는 당장 산업화 중심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대덕의 출연연들은 개발을 완료하고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규제에 묶여 테스트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연구 중인 한 과학자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주행하며 촬영하게 되는 사람 모습, 차량번호판 등 사생활 및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인한 연구제약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자율주행자동차를 연구 중인 과학자는 "이런 규제를 풀 수 없을까 싶어 여러 곳에 문의했지만 정확한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가 없었다"며 "규제 샌드박스로 인해 수월한 연구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이미 너무 비슷하고 많은 규제특례제도들이 많아 어디서 어떻게 문의를 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R·VR 관련 연구자는 "아직은 산업계랑 관련이 많은 것 같다. 주변 연구자들과 대화를 해봤지만, 해당 제도를 체감하는 연구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구 특성상 개인정보 보호법 등에 의한 연구제약이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완화되면 좋겠지만 아직 해결대상이 아닌 것 같아 좀 더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출연연은 관계자는 "아직 피부로 와닿는 건 없지만 규제 샌드박스에 대한 세세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된다면 R&D뿐 아니라 연구원 창업 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덕은 국가연구개발 집적지로 이곳을 R&D규제 샌드박스 지역으로 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모처럼 만든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도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규제 샌드박스 상담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과 출연연에서 가끔 연락이 오긴 하지만 아직 기업의 문의비율이 훨씬 높은 상황이다.
 
출연연 A 박사는 "규제 샌드박스 이야기를 들었을 뿐, 적극적으로 알아보진 못했다"라며 "연구자들이 나서서 뭘 묻고 개선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적은게 사실이다. 소극적인 부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 관계자들은 해당 제도가 기업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출연연에도 관심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융합규제 샌드박스 사무국에 따르면 하늘이나 바다, 도로 등에서 진행되는 연구가 제도와 법 등에 민감한 만큼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출연연의 문의에도 대비 중이다.
 
다만 관계자는 "실제 상담회 수요자의 대부분이 기업이다 보니 출연연만을 대상으로 상담회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출연연에서도 많은 관심과 문의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산업부 산하의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도 출연연을 대상으로 실증가능 아이템들을 찾아보고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지난 2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자들과 보직자들을 대상으로 제도의 취지와 실증아이템 등을 설명 한 바 있다"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함께 전체 출연연 대상 설명회를 개최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규제 정부 입증책임제도' 전 부처 시행…과기계 영향 있을까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외에도 '규제 정부 입증책임제도'를 통해 규제 폐지 추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규제 정부 입증책임제도'를 전 부처에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과학기부는 과학기술 관련 제도검토를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규제 정부 입증책임제도'는 법률이나 시행령이 아닌 고시나 행정규칙에 한해 공무원이 규제의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규제를 폐지하거나 개선하는 것으로 지난 3월 27일 발표됐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1800여 개에 달하는 행정규칙 상 규제에 대해 존치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해당 행정규칙을 자동 철폐한다.
 
과기부는 이에 따라 규제 검토를 위한 전문가 풀을 꾸리는 중이다. 4월 중 ICT와 과학기술계 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기존규제정비 심의위원회를 발족한다. 과기부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도 자체적으로 규제를 검토하겠지만 심의회를 통해서도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ICT 분야규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하반기부터 과학기술 관련 규제도 검토한다. 과기부 관계자는 "고시나 행정규칙과 관련된 규제는 과학기술계보다 ICT 분야에 몰려있다 보니 검토 시기를 나누게 됐다"면서 "과학자들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문의를 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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