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형상모형 공개···3.6시간 주기로 자전하며 표면 균질
보현산·소백산천문대 등 8종 지상 관측장비 동원해 연구

소행성 탐사는 태양계의 기원을 밝히고, 지구 충돌 위협 대비와 자원 활용 측면에서 중요한 우주과제로 꼽힌다.

일본은 지난 달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호를 소행성 '류구(Ryugu)'에 착륙시킨데 이어 탐사선 데스티니 플러스(DESTINY+)를 활용해 소행성 파에톤(Phaethon)를 탐사할 계획이다. 그런 가운데 이 소행성의 비밀을 국내 연구진이 풀어냈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이형목)은 파에톤이 40년 만에 지구에 가장 근접한 지난 2017년 12월 중순경 산하 관측시설을 동원해 파에톤을 관측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분석해 파에톤의 표면이 화학적으로 균질하며 3.604시간에 한 번 시계 방향으로 자전한다는 것을 밝혀내고, 재구성한 3D 형상모형을 공개했다.

해당 모형에 따르면 파에톤은 적도 지역이 융기된 다이아몬드에 가까운 모양을 띤다.

JAXA(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의 하야부사2호가 탐사 중인 소행성 류구와 NASA(미국항공우주국)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호가 탐사 중인 소행성 베누(Bennu)도 이와 유사한 모양을 띠고 있다.

소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햇빛을 반사한다. 따라서 소행성이 공전하고 자전하면서 여러 면에서 반사된 광량을 기록한 자료가 있다면 소행성의 자전주기뿐 아니라 자전축 방향, 3차원 형상까지 재구성할 수 있다.

광도곡선 역산법(lightcurve inversion method)이라 불리는 이 원리를 바탕으로 파에톤 밝기 변화 주기를 분석해 3.604시간이라는 자전주기를 밝혀냈다. 

연구진은 다른 연구에서 파에톤이 자전하는 동안 스펙트럼의 변화를 확인했으며, 그 결과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아 표면이 화학적으로 균질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태양열에 의한 열변성이 표면 전체에 고르게 일어난다는 계산 결과로 표면의 균질성을 재증명했다. 

연구팀은 파에톤이 지구-달거리의 27배 이내로 지구에 접근했던 2017년 11월 11일부터 12월 17일까지 약 1개월간 천문연 산하 보현산천문대 1.8m, 소백산천문대 0.6m, 레몬산천문대 1m,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네트워크(OWL-Net) 0.5m, 충북대학교천문대의 0.6m 망원경 외에 대만,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국내외 다양한 총 8개 연구시설을 동원해 해외 연구자들보다 시간적으로 조밀하게 관측한 자료를 얻었다.

천문연 연구진은 오는 2022년 발사 예정인 데스티니 플러스 탐사선의 과학연구를 맡은 일본 치바공대 행성탐사연구소(PERC)와의 협력연구 일환으로 지상관측 연구를 주도했다.

소행성 연구를 이끌고 있는 문홍규 박사는 "태양계 천체 탐사 기획에는 지상 관측시설을 기반으로 얻은 목적 천체의 정밀궤도, 형상, 자전 특성, 표면물질 분포와 같은 연구결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로 밝혀진 파에톤의 특성은 향후 데스티니 플러스 근접탐사의 핵심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천문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제시된 한국의 미래 소행성 탐사임무를 기획·설계하는데 이러한 연구 경험과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할 방침이다.

파에톤의 자전주기와 자전축 방향, 3D 형상에 관한 연구결과는 천문학·천체물리학 저널(Astronomy and Astrophysics)에 지난해 11월 14일자로 게재됐다. 파에톤 표면 물질의 균질성에 관한 최근 연구결과는 행성·우주과학 저널(Planetary and Space Science)에 지난 1월 22일자로 게재됐다. 

소행성 파에톤의 오목모형.<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소행성 파에톤의 오목모형.<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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